
▲김상욱 국민의힘(울산 남구갑) 의원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 표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지난 15일 오후 11시가 넘은 시각,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울산 남구갑)이 기자에게 A4 용지 한 장 분량의 글을 보내왔다. 다음날 김 의원은 같은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1월 15일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2.3 내란 사건 우두머리(수괴)인 윤석열을 체포한 날이다. 김상욱 의원은 국민의힘 내에서 계엄을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 후 일부 당원과 윤석열 지지자들에게 배신자로 찍혀 괴롭힘을 당하는 중이다.
김상욱 의원이 말한 '겸양'
김 의원은 글의 제목을 '겸양'이라 적은 뒤 "윤석열 체포를 바라보며 하루 내 무거운 마음으로 복잡한 상념들을 되돌아 본다"고 말머리를 열었다.
그는 "우리가 견뎌내야 할 탄핵의 시간에서 또 한 번 중요한 고비가 지나가고 있다는 감상, 그리고 여당 의원으로서 책임감·송구함·착잡함, 깊은 진영 갈등에 빠진 사회, 국가불안정성과 경제위기, 민주주의와 헌정질서 회복, 그런 복잡한 상념들의 끝에 '겸양'을 생각한다"고 했다. 겸양은 '자기를 내세우거나 자랑하지 않는 태도로 남에게 양보하거나 사양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 글에서 김 의원은 "12.3.사태 이후, 마치 급작스런 사고를 피하려는 강렬한 몸부림처럼, 우리는 불안·분노·흥분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악용하여 이익을 취하려는 일부의 갈등 부채질까지 더해졌고, 그 결과 서로를 용납하지 못하고 불신하며 반목함이 깊어졌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한 답으로 그는 "우리는 차분히 서로를 존중하며 지금을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불안·분노·흥분을 내려놓고,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탓하기보다 겸손하게 상대의 생각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성숙함을 바란다. 마음 속 작은 여유가 우리에게 더 명확한 판단과 현명함을 줄 것"이라고도 했다.
"정치가 갈등을 조장해선 안 된다"

▲울산의 상징으로 불리는 남구갑지역 공업탑로터리 주변에 붙은 정치 현수막들 ⓒ 박석철
김상욱 의원은 그러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시작했다. 그는 "정치부터 겸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치의 한 켠에서 '일반인까지 내란선전선동죄로 고발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로 내란행위는 더 이상 현재 진행이 아니기에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또 다른 형태의 불안(생각과 행동의 자유에 대한)을 느끼게 된다"면서 민주당에 하고 싶은 말을 에둘러 밝혔다.
또한 "정치의 다른 한켠에서는 '상대방이 집권하면 공산화된다'고 하는데, 이득이 있더라도 정치가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며 역시 국민의힘의 행태를 에둘렀다. 그러면서 "갈등이 아닌 '존중과 신뢰'에서 정치와 사회의 자양분을 얻어야 한다"며 "상대의 잘못만 바라보며 반사이익을 얻으려 하기보다 우리가 잘해서 인정받아야 한다. 정치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초선으로 지난해 정치에 입문한 김상욱 의원은 현재 자기가 속한 국민의힘에서 심지어 협박까지 받을 정도의 곤란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지지자들에게는 '정체성' 또는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받고 있다.
결국 엇갈린 두 시선에 그는 '겸양'이라는 단어로 자신의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김상욱 의원이 쓴 글 전문이다.
2025.1.15. 겸양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바라보며 하루 내 무거운 마음으로 복잡한 상념들을 되돌아 봅니다. 우리가 견뎌내야 할 탄핵의 시간에서 또 한 번 중요한 고비가 지나가고 있다는 감상, 그리고 여당의원으로써 책임감·송구함·착잡함, 깊은 진영 갈등에 빠진 사회, 국가불안정성과 경제위기, 민주주의와 헌정질서 회복, 그런 복잡한 상념들의 끝에 '겸양'을 생각합니다.
12.3.사태 이후, 마치 급작스런 사고를 피하려는 강렬한 몸부림처럼, 우리는 불안·분노·흥분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악용하여 이익을 취하려는 일부의 갈등 부채질까지 더해졌습니다. 결과, 서로를 용납하지 못하고 불신하며 반목함이 깊어졌습니다. 우리는 차분히 서로를 존중하며 지금을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불안·분노·흥분을 내려놓고,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탓하기보다 겸손하게 상대의 생각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성숙함을 바램합니다. 마음 속 작은 여유가 우리에게 더 명확한 판단과 현명함을 줄 것입니다.
정치부터 겸양해야 합니다. 정치의 한 켠에서 '일반인까지 내란선전선동죄로 고발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로 내란행위는 더 이상 현재진행이 아니기에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또 다른 형태의 불안(생각과 행동의 자유에 대한)을 느끼게 됩니다. 정치의 다른 한켠에서는 '상대방이 집권하면 공산화된다'고 합니다. 이득이 있더라도 정치가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됩니다.
갈등이 아닌 '존중과 신뢰'에서 정치와 사회의 자양분을 얻어야 합니다. 상대의 잘못만 바라보며 반사이익을 얻으려 하기보다 우리가 잘해서 인정받아야 합니다. 정치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제보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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