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새해 되면 나를 찾는 친구들이 많아진다. 친구들을 만나면 대뜸 묻는다. '올해 운세가 궁금한데 타로 가져왔어?' 나는 '나를 보고 싶은 건지? 타로를 보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라며 웃는다. 그러면 친구도 둘 다 보고 싶다고 한다. 타로는 호기심의 대상이고 긴장의 대상이고 기대감의 대상이다. 누구는 타로를 괜히 봤다고 하고 누구는 타로가 잘 맞는다고 신기해한다.

작년에 '신들의 연애'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늘 남의 운만 점쳐주던 용한 점술가들이 자신의 연애운을 점치며 운명의 상대를 찾아가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점괘대로 운명의 상대를 찾을 수 있는지보다 연애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점술가들은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아무리 뛰어난 역술인도 자신의 미래를 미리 예견하고 대처할 수는 없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혜를 모아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타로 카드
타로 카드 ⓒ Pixabay

솔직히 나는 타로점을 좋아하지 않는다. 타로점뿐만 아니라 사주나 신점을 믿지 않는다. 무엇이든 지나치게 믿으면 의존하게 되고 맹신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할머니는 나를 데리고 신점을 자주 보러 다니셨다. 할머니가 점을 보고 나면 때로는 얼굴이 환해지셨고 때로는 표정이 어두워지셨다. 나는 할머니의 기분을 살피느라 매번 점집에서 올 때 잔뜩 긴장했었다.

할머니는 젊은 시절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을 홀로 키우면서 수많은 시련을 겪으셨을 것이다. 외지에 피란 와서 의지할 친척도 가까운 이웃도 없던 시절이었다. 어쩌면 할머니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점을 보셨을 것이다. 할머니는 점을 보면서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자식들 일이 잘 풀리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예전의 어머니들이 새벽 장독대에 정화수를 담아 놓고 달을 보며 기원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타로 상담의 비법은 대화

AD
타로 상담과 타로점의 차이는 타로점은 해석에 치중하고 타로 상담은 상담을 받는 사람(아래 내담자)의 이야기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매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사건의 의미를 해석한다. 마치 같은 영화를 봐도 사람마다 감상이 다른 것과 같다.

타로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타로 상담자는 대화를 나누며 내담자의 진짜 속마음을 알게 된다. 타로 상담은 결국 타로를 매개체로 내담자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상담심리학을 공부했고 다양한 상담 이론과 상담 기법을 공부해 왔다. 내담자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 전문적인 기법이다. 그런데 상담하다 보면 사람들은 해결책을 스스로 찾기보다는 누군가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더 바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내담자가 마음의 문을 여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효과적인 상담 방법을 찾던 중 타로를 활용한 상담을 배우게 되었다. 타로를 상담에 활용하면 사람들은 더 쉽게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상담자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마치 타로에 마법의 힘이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타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타로는 7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타로 상담에서 무작위로 몇 장을 뽑았을 때 그것이 운명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또한 타로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우리는 앞날을 걱정하면서 살 필요가 없다.

타로의 원리를 심리학적으로 해석하면 투사(projection)라고 할 수 있다. 투사는 자신의 부정적인 특성이나 원치 않는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다른 대상에게 전가하는 방어 기제이다. 쉽게 비유하면 각자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타로 상담에서 상담자의 역할은 타로에 내담자 상황을 이입하는 것이다. 그러면 내담자는 타로 속의 그림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한다. 그 과정에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속마음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타로 상담을 통해 내담자의 억압했던 감정을 상담자에게 표출하면서 내담자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럼, 본격적으로 오늘의 카드를 살펴보자.

작은 변화로 바뀌는 일상

타로 0번
타로0번 ⓒ Pixabay

오늘 소개할 카드는 0번 바보(fool) 카드이다. 0번 카드의 키워드는 시작과 출발이다. 요즘 사는 재미가 없다는 말을 주변 사람들에서 많이 듣는다. 새해가 되었어도 신나는 일도 기대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가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것도 심지어 먹고 싶은 것도 없다고 한다. 한 마디로 살맛이 안 난다고 한다.

원래 나이가 들면 사는 재미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경험이 많을수록 새로운 것이 적을 수밖에 없다. 어린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은 너무 바쁘다. 신기한 것이 정말 많고 모든 것이 흥미롭다. 아이들은 지치지 않고 세상을 탐색한다. 어린 아이의 눈에는 세상이 보물섬과 같다. 그러나 어른들에게 세상은 별것 없는 무인도와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 수 있을까? 당장 직업을 바꾸고 인생을 바꿀 수는 없어도 생각을 바꿀 수는 있다. 우리는 아주 작은 것부터 바꾸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올해부터 나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카페인에 민감해져서 커피를 마시면 잠이 못 자고 예민해져서 어쩔 수 없이 커피를 끊었다. 사실 한동안 커피를 안 마시는 것이 힘들었다. 잠에서 깨는 마법의 음료가 없는 아침은 몽롱하고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런데 생각을 해 보니 매일 커피는 마신 것은 최근 몇 년 동안 생긴 습관이었다.

아침에 꼭 커피를 마실 필요는 없다. 커피를 대체할 새로운 방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다양한 차를 주문했다. 케모마일, 재스민, 페퍼민트, 라벤더를 주문했다. 아침에 출근해서 커다란 티포트에 차 티백을 담아 따뜻한 물을 붓고 차가 우러나기를 기다린다.

은은한 향기가 사무실에 퍼지면. '뭐 마셔? 나도 한 잔 마셔도 돼?' 주변 동료들도 차를 한 잔씩 차를 나눠 마시며 부드럽게 하루를 시작한다. 따뜻한 차 한 잔에 사무실이 공기가 훈훈해진다. 차 한 잔도 작은 변화의 시작이다. 무엇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일상을 바꾸는 힘 ' 첫 마음'

2025년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2024년 탁상달력뿐만 아니라 마음가짐도 바꿔야 한다. 우리는 너무 거창한 일을 계획하고 어렵게 도전하다가 쉽게 좌절한다. 물리학에서 나비효과 이론이 있다. 작은 선택이나 행동의 변화가 예상치 못한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의 나비가 날갯짓하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도전
도전 ⓒ Pixabay
일상의 작은 것을 바꾸는 것은 삶의 큰 변화를 불러온다. 지구에서 1도의 각도 변화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거리가 멀어질수록 점점 더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1도의 각도를 우주까지 확장하면 그 차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진다.

지난번 출근 달리기(매일 아침 30분 일찍 집 나서는 이유, 이래서입니다
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2년 동안 꾸준히 출근 달리기를 하다 보니 점점 자신감도 생기고 달리는 실력도 늘었다. 그 결과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었다.

0번 카드의 인물을 보면 밝은 표정으로 편안한 옷차림을 하고 가볍게 발걸음을 옮긴다. 강아지도 신이 나서 따라나선다. 동네를 산책하는 것 같고 가까운 공원에 소풍 가는 것처럼 신나는 모습이다.

시작은 항상 가볍고 편안해야 한다. 작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큰 도전을 할 수 있다. 몸이 움직이면 마음이 움직이고 마음이 움직이면 몸이 움직인다. 사는 게 너무 고달프고 일이 안 풀린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이다. 미루던 일을 시작해도 좋고 하다가 그만둔 일을 다시 시작해도 좋다. 나도 새해가 되어 미루다가 그만두었던 악기 레슨을 시작했다(잘 못하는 것에도 얼마든지 푹 빠질 수 있다).

오늘 비록 계획을 실천하지 못했어도 괜찮다. 언제나 우리에게는 내일이라는 새로운 시작이 있다. 0번 카드는 우리 인생에 '오늘은 처음'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우리의 인생에는 언제나 '오늘'이라는 리셋 버튼이 있다. 오늘의 0번 타로의 진정한 의미는 '첫 마음'이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카카오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정무훈#타로#상담#운세#연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연재

타로 한 번 볼까?

네이버 블로그 '예술가의 편의점' 과 카카오 브런치 '아무튼 무한도전' 저서 그림작가 정무훈의 감성워크북,성적쑥쑥! 중학생 과목별 독서비법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