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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강 르네상스 선도사업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이 본격 착공에 들어갔다. 이에 대구지역 환경 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대위 소속 활동가들이 반발해 현장 농성에 돌입했다.
금호강 르네상스 선도사업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이 본격 착공에 들어갔다. 이에 대구지역 환경 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대위 소속 활동가들이 반발해 현장 농성에 돌입했다. ⓒ 정수근

홍준표 대구시장의 공약 사항이었던 금호강 르네상스 개발사업의 선도사업 중 하나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이 실질적인 착공에 들어갔다. 이른바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이란 이름으로 디아크 앞에 화려한 관광용 교량공사를 건설하는 공사가 지난 3일부터 본격 착공에 들어간 것이다.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강행

필자는 이 사실을 지난 6일 주민의 제보로 확인했고, 그 소식을 듣자마자 달려가 현장을 확인했다. 6일 디아크 쪽에서 바라보니 금호강 건너 공사 현장에서 굴착기를 동원해 흙을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덤프트럭을 이용해 강 쪽 낮은 지대로 흙을 메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구시가 이처럼 공사를 강행하자 오랫동안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에 대해 반대해 오고 있는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가 즉각 반발했다. 7일 오전 대구에 눈발이 날렸지만, 이들은 공사 현장으로 달려가 현장 농성에 이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공사를 저지했다(관련 기사 : "대구시가 건드리면 안될 곳을 건드렸다").

 굴착기가 흙을 매우고 있는 현장에 활동가들이 들어가 공사를 저지하고 있다.
굴착기가 흙을 매우고 있는 현장에 활동가들이 들어가 공사를 저지하고 있다. ⓒ 정수근

이들은 현장에 발표한 성명서에서 "윤석열 내란 사태를 기회로 대권놀음에 더욱 열중하고 있는 홍준표 시장이 대구시민사회의 수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달성습지 생태교란을 불러오고야말 금호강 르네상스 '삽질'을 강행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구시와 달서구청의 행정을 비판했고, 달성습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묻지마 행정'을 지적했다.

이들은 "6일 찾아간 현장에서는 웃기는 코미디 같은 행정이 벌어지고 있었다. 대구 달서구청과 대구지방환경청에서는 이날 달성습지를 찾은 겨울철새를 위해서 먹이 나누기 행사를 벌이고 있었다"며 "한쪽에서는 대구시가 굉음을 내는 굴착기를 이용해서 달성습지 땅을 파는 '삽질'을 시작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한쪽에서는 대구시가 나서서 겨울철새를 내쫓는 화려한 관광교량 공사를 시작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대구 달서구청이 겨울철새를 위한 먹이 나누기 행사를 벌이는 이 모순적 구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지방정부들의 코미디 같은 요지경 행정이 아닐 수 없다"고 개탄했다.

공대위는 또 "세계습지목록에도 오른 바 있는 서대구 달성습지 초입에 화려한 관광교량이 도대체 왜, 이곳에, 굳이, 들어서야 한단 말인가?" 반문하며 "백 번 양보해서 조금 더 금호강 상류로 이동해서 건설해도 기능상 아무 문제가 없는데, 화려한 조명에 분수까지 장착한 교량을 왜 이 자리에 굳이 세우려는 것인가. 그것도 300억이란 혈세를 들여서"라며 강력 반발했다.

 굴착기와 덤프트럭을 막아세운 채 금호강 공대위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굴착기와 덤프트럭을 막아세운 채 금호강 공대위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정수근

이들은 "달성습지를 망치는 토건 삽질이 그대로 자행되는 것을 절대 지켜볼 수 없다. 우리는 대구시민사회의 수많은 우려와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벌이는 이같은 '묻지마 행정'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야생의 땅 달성습지를 위해서 이 공사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겨울철새와 야생동물들의 생태를 심각히 교란시키는 이런 '삽질'이 그대로 자행되어선 절대 안 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삽질'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그것이 달성습지에서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 겨울철새와 야생의 친구들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이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홍준표 시장님, '삽질'을 멈추십시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로 유명한 계명대 전 생물학과 교수인 김종원 박사는 달성습지의 가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전임 문희갑 시장 등의 노력으로 달성습지가) 지금은 굉장히 좋은 습지가 돼 있다. 그런 과정에서 잘 유지돼 왔는데, 20여 년 만에 갑자기 완충지역 한가운데서 버젓이 이런 다리를 만든다는 것은 역사를 엎어버린 거다. 생태의 역사도 엎어버리고 우리 인간의 역사도 엎어버린 것이니까 이것은 정말 양해할 수가 없다."

 공사 현장에서 멸종위기종인 큰말똥가리 유조가 나타나서 먹이를 노리고 있다. 이처럼 이곳은 멸종위기종 조류들이 자주 출몰하는 현장이다.
공사 현장에서 멸종위기종인 큰말똥가리 유조가 나타나서 먹이를 노리고 있다. 이처럼 이곳은 멸종위기종 조류들이 자주 출몰하는 현장이다. ⓒ 정수근

그러면서 그는 "사람이라면 야생과 공존하는 것이 기본이다. 우리가 많은 곳을 파괴해 가면서도 관광의 목적으로 개발해 왔지 않는가. 그러면 이 정도에서 멈춰야만 된다. 이곳은 서대구 달성습지에 찾아올, 우리 지역에 찾아올 철새들의 마지막 피난처"라며 "이 피난처 가까이에 불빛과 소음이 생기면, 쉽게 말해서 안방이라는 기능이 사라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마지막 남은 야생 지역에 더 가까이에 접근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생태학에서는 이런 것을 생태 테러라고 한다"라면서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홍준표 시장을 향해 말했다.

"신이 쉼표를 넣은 것에 마침표를 찍지 마라. 그게 사람으로서의 도리다, 홍준표 시장님."

 김종원 전 교수와 활동가들이 공사 현장에 들어가 공사 중단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이 외쳤다. "환경파괴 혈세탕진 금호강 르네상스 삽질을 멈춰라!"
김종원 전 교수와 활동가들이 공사 현장에 들어가 공사 중단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이 외쳤다. "환경파괴 혈세탕진 금호강 르네상스 삽질을 멈춰라!" ⓒ 정수근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로 지난 15년 이상 낙동강을 비롯 우리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그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글들을 갈무리해 최근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펴냈습니다.


#금호강르네상스#홍준표시장#대구시#디아크문화관광활성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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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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