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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사위(자료사진, 기사 내 역베팅 온라인 도박과는 무관함).
주사위(자료사진, 기사 내 역베팅 온라인 도박과는 무관함). ⓒ edge2edgemedia on Unsplash

충북 보은군 일대에서 퍼지고 있는 '불법 역베팅 온라인 도박'이 실제로 피해를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확인됐다. 지역 사회 특유의 폐쇄성과 지인간 신뢰를 기반으로 퍼진 구조적 특성 때문에, 피해자는 침묵하고 수사는 막히는 '이중 고립'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27일 특정 스포츠 경기가 '정베팅(이길만한 팀에 돈을 거는 것)' 결과로 마무리되면서, 보은군 내 역베팅 참여자 다수가 원금을 전액 손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가 만난 피해자 A씨는 'GM볼(GM ball)'이라는 명칭의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운영된 텔레그램 단체방을 통해 이른바 '역베팅 투자'에 참여했다가 1000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결국 경찰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해자 A씨의 말이다.

"솔직히 너무 억울하지만, 신고를 못 하겠다. 지역이 좁다 보니 소문이 나면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무엇보다 아는 지인의 추천으로 시작한 거라 관계가 다 드러나는 게 상당히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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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사례는 '역베팅' 사태가 단순한 불법 도박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사회 내 신뢰관계를 타고 확산된 사회적 범죄의 성격을 띤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폐쇄형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단체방 운영은 외부 감시망을 회피하는 데 유리한 구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GM볼' 플랫폼의 운영 주체와 정확한 구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다수 피해자 제보가 동일한 플랫폼 명칭을 언급하고 있어, 이에 대한 실체 파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수 피해자 제보 나오는데... 경찰엔 "접수 피해 신고 없다"

실제로 지난 2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보은경찰서 수사과는 "현재까지 보은 지역에서 접수된 피해 신고는 단 한 건도 없다"라고 밝혔다. 수사 착수에 필수적인 피해자 진술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다른 지역에서 역베팅 관련 피해 접수가 들어와 수사 중인 건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해당 지역이 어디인지는 수사상 이유로 알려드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보은사람들>은 이 구조가 단순한 불법 도박을 넘어, 지인 추천을 통해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고, 이들의 자금으로 기존 참여자의 수익을 보전하는 방식의 다단계식 폰지 사기 구조와 유사하다는 전문가 분석을 보도했었다.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신고를 꺼리는 상황은, 해당 구조가 사법 체계의 작동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손실 발생 후에도 텔레그램 단체방 활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추가 피해 가능성도 제기된다. 피해가 표면화되지 않기 때문에 단속이 늦어지고, 단속이 늦어지기 때문에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는 셈.

이에 대해 한 지역 사회 전문가는 "도박 구조도 문제지만, 피해자가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지역 내 관계망 구조가 더 심각하다"라며 "공적 기구가 실태 조사에 나서야 하며, 사전 교육과 신고 창구 확보 등 예방·보호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 지역 주민 개개인의 경각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기 고수익을 미끼로 한 투자 권유, 지인을 통한 가입 권유는 그 자체는 의심해야 하며, 불법 구조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선제적 거리두기가 요구된다.

<저작권자 ©보은사람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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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사람들>은 2009년 5월 군민 주주 160여명이 참여해 창간한 풀뿌리 지역신문이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롭고 성역 없는 비판을 하되, 결코 권위적이지 않은 신문을 지향한다. 또 공동체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과 함께 하는 신문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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