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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1급 물고기인 흰수마자. 내성천 회룡교 상류에서 목격된 모습이다.
한국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1급 물고기인 흰수마자. 내성천 회룡교 상류에서 목격된 모습이다. ⓒ 성무성

흰수마자란 물고기를 아시나요? 낙동강(내성천)이 고향인 이 물고기는 우리나라에서밖에 살지 않은 한국 고유종으로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귀한 물고기입니다. 우리나라 하천이 주로 모래강이고 그 모래가 풍성한 강의 고운 모래가 있는 여울에서 살아가는 독특한 물고기입니다.

모래무지란 물고기의 사촌 물고기로 학명에 '낙동(nokdongensis)'이란 이름이 들어가 있을 정도로 예전 내성천을 비롯해 낙동강에서 흔했던 물고기입니다. 모래가 풍성한 낙동강과 내성천이다 보니 이들이 살기에 적당한 환경이어서 널리 번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런데 이 물고기가 지금은 점점 자취를 감춰 멸종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수질이 악화된 측면도 있겠지만 문제는 모래가 사라진 현실에 있습니다. 그것도 입자가 고운 모래가 말입니다. 내성천은 고운 모래의 산실이었습니다.

 모래강 내성천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넓은 모래톱 위를 맑은 강물이 스치듯 흘러간다.
모래강 내성천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넓은 모래톱 위를 맑은 강물이 스치듯 흘러간다. ⓒ 정수근

 가운데 조금 흐릿하게 보이는 친구가 흰수마자
가운데 조금 흐릿하게 보이는 친구가 흰수마자 ⓒ 정수근

소백산을 비롯해 주변 산에 화강암이 많은데 그 화강암이 풍화 작용의 여러 단계를 거쳐서 모래가 돼 강으로 끊임없이 유입되니 모래가 사시사철 풍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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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모래가 끊어지게 됩니다. 바로 이명박의 4대강사업 때문입니다. 그 4대강사업 탓에 낙동강에서 더 이상 흰수마자가 목격되지 않습니다. 낙동강에선 '멸종'된 것입니다. 그런데 내성천에서마저 그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으로 들어선 영주댐 때문입니다. 내성천 중상류에 거대한 댐이 들어서자 하류로 모래의 흐름이 차단되게 됩니다. 또 4대강사업의 영향으로 낙동강에서 모래가 수억 톤이 사라지자 내성천에 그나마 남아 있던 모래가 낙동강으로 끊임없이 흘러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내성천의 그 고운 모래는 입자가 거칠어지고, 영주댐의 영향으로 내성천의 수질마저 악화되니까 그렇게 흔했던 흰수마자가 이제는 겨우 겨우 그 명맥을 잇고 있을 정도로만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수차례 흰수마자 치어 방류 행사를 통해서 겨우 그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고운 모래가 흐르는 내성천. 그래도 아직 고운 모래가 흐르는 구간이 남아있고 이런 곳에 흰수마자가 서식하고 있다.
고운 모래가 흐르는 내성천. 그래도 아직 고운 모래가 흐르는 구간이 남아있고 이런 곳에 흰수마자가 서식하고 있다. ⓒ 정수근

 물고기 조사를 하는 성무성 소장과 손미희 대표
물고기 조사를 하는 성무성 소장과 손미희 대표 ⓒ 정수근

그러니 자연적으로 놔두면 내성천에서도 흰수마자는 절멸이라는 결과를 맞을지도 모릅니다. 내성천에서마저 사라진다면 한국 고유종인 이 물고기는 우리나라에서 그 명맥을 잇기가 대단히 어려우리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귀한 물고기를 확인해 보려고 물들이연구소 성무성 소장과 초록이음 손미희 대표의 도움을 받아 지난 6일 내성천을 찾았습니다. 내성천의 어디까지 이 귀한 물고기가 살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곳에서 곧 모래 준설 사업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저 황강에서의 '삽질'이 이곳에서도 재현될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이들의 존재를 확인해야 했던 이유입니다.

'삽질' 예고된 위기의 내성천 ... 흰수마자가 걱정된다

이미 영주댐과 4대강사업의 영향으로 많은 모래가 내성천에서 빠져나가 버렸는데도 2023년 회룡포마을 수해를 이유로 내성천 하류 지역에서 대규모 준설을 하려고 합니다. 그것도 환경부가.

 준설과 제방 건설이라는 '삽질'이 예고돼 있는 내성천. 국가명승 회룡포마저 건드리려 하고 있다.
준설과 제방 건설이라는 '삽질'이 예고돼 있는 내성천. 국가명승 회룡포마저 건드리려 하고 있다. ⓒ 환경부

 노란색 선이 모두 준설 예정 구간이다.
노란색 선이 모두 준설 예정 구간이다. ⓒ 환경부

2023년 여름 수해는 당시 기록적인 비가 내린 탓도 있지만, 낙동강에 들어선 거대한 보의 영향으로 물 배수가 용이하지 않아 삼강교 부근에서 강물이 정체돼 일어난 인재란 주장도 있습니다. 또 영주댐을 잘못 운용해 벌어진 일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따라서 준설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수해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근본 처방을 찾아야 합니다. 자연 기반 해법(NBS)에 근거해 홍수터나 저류지를 만들어 주는 홍수 예방 방식으로 말입니다.

준설 사업이 벌어지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종이 바로 물고기이고 그중에서 바로 이 흰수마자란 물고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낮에는 고운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나와 수서곤충을 잡아먹고 사는 녀석인지라 그 고운 모래가 더 사라지게 되면 더는 이곳에서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래강 내성천에서 모래가 점점 사라져 버린다면 모래강에 적응해 살아온 종들이 점점 이곳에서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내성천에 흔히 목격되는 또 다른 멸종위기종인 노란잔산잠자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내성천 하류에서 주로 목격되는 노란잔산잠자리를 포함해 많은 멸종위기종들이 목격되고 있다. 이 자료는 2018년 환경부가 내성천을 생태경관보전지구로 지정하려고 조사한 내용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렇게 많은 멸종위기종이 목격되고 경관이 아름다운 내성천을 아직까지 생태경관보전지구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
내성천 하류에서 주로 목격되는 노란잔산잠자리를 포함해 많은 멸종위기종들이 목격되고 있다. 이 자료는 2018년 환경부가 내성천을 생태경관보전지구로 지정하려고 조사한 내용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렇게 많은 멸종위기종이 목격되고 경관이 아름다운 내성천을 아직까지 생태경관보전지구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 ⓒ 환경부

유충 상태로 강에서 지내는 이 잠자리는 내성천의 환경에 적응해 살고 있는데 이곳에 대규모 준설 공사를 한다면 녀석에게도 치명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어떻게 이런 '삽질'이 내성천에서 계획될 수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란 것이 그간 내성천을 사랑해 온 이들의 이구동성 주장입니다. 가뜩이나 "영주댐과 4대강사업의 영향으로 모래가 부족한 내성천의 현실에서 어떻게 그 귀한 모래를 퍼낼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란 소리입니다. "부족한 모래를 공급해 줘도 시원찮을 내성천에서 모래를 더 빼내 버린다는 이 현실을 어떻게 납득이 가능하냐"는 주장인 것입니다.

 모래의 강 내성천. 저 고운 모래 위를 스치듯 강물이 흘러가는 곳이 바로 내성천이다
모래의 강 내성천. 저 고운 모래 위를 스치듯 강물이 흘러가는 곳이 바로 내성천이다 ⓒ 정수근

한평생 물고기 연구를 해오신 한국 민물고기 보존협회 채병수 박사는 말합니다.

"4대강사업에 대한 그 어떤 반성도 없는 환경부가 또다시 내성천에서 삽질을 벌인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데, 그 삽질 때문에 멸종위기종의 생존을 위태롭게 만드는 짓을 또 환경부가 벌인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냐. 환경부가 문을 닫아야 할 일이다."

내성천이 고향인 흰수마자를 위해서라도 삽질은 중단되어야

다행히 지난 6일 조사에서 흰수마자는 맨 하류인 삼강교 상류 내성천에서도 목격되었고, 그 상류 회룡포마을 바로 아래인 회룡교 부근에서도 목격되었습니다. 또 더 상류인 예천에서 흘러오는 한천과 내성천이 합류하는 지점인 경진교 부근에서도 목격되었습니다.

아직은 내성천의 중하류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를 확인한 것입니다. 그러나 개체수가 많은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오랜 시간 강을 관찰해 겨우 한두 개체 확인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중하류까지는 분포하지만 그 개체수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대규모 공사가 벌어진다면 녀석들의 생존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모래의 강 내성천 깃대종 흰수마자 성어.
모래의 강 내성천 깃대종 흰수마자 성어. ⓒ 정수근

"내성천 삽질은 정말 말이 안된다. 국보급 하천 내성천을 두 번 죽이는 짓이기 때문이다. 삽질을 막아내고 내성천을 반드시 지켜내자."

물들이연구소 성무성 소장의 간절한 바람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로 지난 16년 동안 낙동강을 비롯 우리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그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글들을 갈무리해 최근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펴냈습니다.


#내성천#흰수마자#환경부#노란잔삼잠자리#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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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근의 우리 강 이야기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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