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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 씨름대회 22년 6월 단오맞이 씨름대회 움사랑생태어린이집

세시와 절기

아이들과 함께 자연의 흐름을 살아내는 교육 속에는 '세시'와 '절기'라는 두 가지 시간이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이 둘은 성격이 다르다.

세시(歲時)는 해마다 일정한 때를 정해 지키는 날을 말한다. 자연의 변화에 맞추어 인간이 사회적으로 약속하고 이어온 시간이다. 설, 대보름, 삼짇날, 단오, 추석, 동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세시는 자연의 흐름을 기억하는 동시에 공동체가 함께 모여 삶을 나누는 의미를 가진다. 음력 기준이 많지만, 계절과 자연 현상에 기반하고 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농사일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현대에는 공동체 문화, 전통 계승, 가족 간 연대감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절기(節氣)는 자연이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이정표다.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1년을 24등분해 구분한다. 입춘, 춘분, 입하, 추분, 입동 등이 대표적인 절기이다. 절기는 대개 15일마다 하나씩 돌아오며, 기온과 생태 변화의 흐름을 나타낸다. 고대 농경사회에서는 농사 시작과 수확 시기를 알리는 기준이 되었다. 오늘날에도 농업, 음식 문화, 건강 관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를 자연에서 키우는 생태어린이집은 이 두 가지 흐름을 따라 함께 살아간다.

새봄 삼짇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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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이나 4월 초에 삼짇날이 있다. 삼짇날은 음력 3월 3일로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고 꽃이 피는 새봄을 맞는 날이다. 삼짇날이 되면 진달래가 피고, 아이들은 꽃잎을 따서 전을 부친다. 굳이 요리 수업이나 전통 체험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는다. 자연의 시간을 따라 계절이 내어준 것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제비 모양의 머리띠를 만들어 쓰거나 나비 날개를 만들어 등에 매달고 동네 산책을 다니며 봄을 환영한다.

삼짇날이 되기 전 교사들은 깨끗한 진달래가 어디에 피었는지 수소문을 한다. 화전을 만들어 먹을 거라 아이들과 함께하면 무슨 일이 있을지 알 수 없어 직접 딴다. 비슷하게 생긴 철쭉을 따 오는 아이가 있어 깜짝 놀란 적도 있다. 철을 못 맞춰 구하지 못했을 때는 식용 꽃을 주문하거나 찹쌀가루에 색을 내는 단호박이나 쑥 등의 천연 가루를 첨가한다. 떡집에 미리 필요한 만큼의 찹쌀가루 반죽을 주문해 놓으면 당일 아침에 배달해 준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반죽을 빚어 꽃잎을 얹어 화전을 만들어 놓으면 1층 로비에서 도우미 부모들이 둥글게 모여 앉아 구워 준다. 설탕을 듬뿍 뿌려서 더 맛있어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 봄맞이를 하러 산책 나가던 형님반은 노동요도 한 곡 불러 주고 간다.

화전 삼짇날에는 아이들이 빚은 화전을 부모들이 모여 구어준다.
화전삼짇날에는 아이들이 빚은 화전을 부모들이 모여 구어준다. ⓒ 움사랑생태어린이집

건강한 여름 맞이 단오

여름의 초입, 단오는 음력 5월 5일이다. 예전에는 세시풍속에서 설 다음으로 큰 명절로 여겨졌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를 알린다. 햇볕이 가장 강해지기 전에 몸과 마음을 단단히 다지는 날이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이날을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기원하는 날'로 삼았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생태 교육 현장에서는 단오를 '몸을 돌보는 날'로 삼는다. 또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감을 돌아보고, 여름을 준비하는 계절 전환점으로 의미를 더한다. 그래서 단오의 실천은 아이들에게 '자연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살아 있는 교육이다.

단오가 7월 초에 오는 해도 가끔 있지만, 보통은 6월이다. 아이들은 장명루를 만들어 교사들에게도 나누어 주고 부모에게도 보낸다. 장명루는 예전부터 부모가 자녀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오색실을 엮어 만든 팔찌이다. 건강한 여름을 나라고 단오선(부채)을 만들기도 한다. 백미는 씨름 대회이다. 단오 전부터 예선전을 하고, 당일에 옥상에서 모두 모여 결승전을 한다. 우승 후보가 추려지면 밤마다 엄마 아빠와 기술을 연마한다. 결승전이 시작되면 선수 둘이 마주 보고 샅바를 거머쥐고 벌떡 일어난다. 연습한 기술을 쓰기도 하고 체격으로 밀어붙이기도 한다. 승패가 나면 장사가 된 아이와 반 친구들, 담임 교사까지 환호성을 지르고 춤을 추며 승리를 만끽하는데, 진 아이는 얼마나 속상해하는지 엉엉 울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해 빨개진 얼굴로 실망감을 주체하지 못하기도 한다. 너무 귀여워서 그 표정을 사진으로 찍어 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긴 아이도 진 아이도 응원하던 아이도 훌쩍 자라고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

칠월칠석

칠월 칠석에는 형님반이 견우직녀 공연을 한다. 한 달을 연습하고 동생들을 초대한다. 진행자, 견우직녀, 까마귀, 까치, 구름, 나무 등의 출연진과 무대 배경 역할을 맡은 아이와 분홍색 형광 조끼를 입은 스태프들이 진지하게 임무를 수행한다. 관람 전 교사가 동생반 아이들에게 미리 그림책을 읽어주며 "오늘 견우직녀 만나는 날인데 아직 못 만났대" 했더니 "시간이 늦었어요?" "버스 지나갔어요?"라고 한다. 공연을 보며 같이 걱정을 한다. 어느 해에는 부모들이 함께 준비해 아이들에게 공연을 선물했다. 한 달 동안 바쁜 일상 속에서도 부모님들은 협력하고, 서로 격려하며 작은 무대를 만들어냈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연극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을 키우고, 사랑받고 있다는 깊은 감동을 경험했다. 무엇보다 누군가 나를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감사하는 마음을 배운다. 준비하는 과정도, 무대에 오르는 순간도 모두가 성장하는 시간이다. 함께하며 어린이집의 교육철학을 이해하고 동행하게 된다. 칠월칠석 연극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가 함께 빛나는 축제다.

콧물로 빚은 송편 추석

추석 무렵에는 꽃피움, 씨영금 아이들이 손끝 놀이로 배씨머리핀, 무병장수 팔찌를 만들어 부모와 교사들에게 판매한다. 멋지게 과장 광고해서 판매율을 높인다.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나눌 줄 아는 아이들은 우리가 가족과 만나 행복하게 보낼 때 외로운 사람들도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수익금으로 기부 물품을 사서 주민센터에 간다. 추석 잔치는 각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재활용 종이(우유갑, 신문지 등)로 딱지를 접어 와서 딱지치기도 하고 전시도 하고, 옥상 놀이터에서 전래 놀이로 미니 운동회도 한다. 송편도 만든다. 교실마다 반죽을 나눠주고 모여 앉아 예쁘게 빚으면 조리실에서 간식 시간에 맞춰 쪄 준다. 조심해야 할 것은 감기 걸린 어느 아이의 콧물이나 재채기 하는 어느 아이의 침이 튈 수 있다. 자기가 만든 건 자기가 먹어야 한다.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먹는 동지

동지는 24절기 중 하나로,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양력으로는 대개 12월 21일~23일 사이에 해당한다. 겨울 한 가운데를 지나 해가 길어지는 전환점으로 작은 설이라고도 한다. 전통적으로는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먹었다. 붉은 팥은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잡귀를 막는다고 믿었다. 가족이 함께 팥죽을 나누며 건강과 평안을 빌었다.

동지에는 매년 씨영금 반의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공연이 있다. 해마다 주제는 같지만 매번 다르게 풀어낸다. 팥죽을 끓이는 장면, 호랑이가 마을로 내려오는 이야기, 할머니가 지혜로 호랑이를 물리치는 장면을 아이들이 직접 연기한다. 오전 간식으로 아이들이 직접 빚은 새알심으로 팥죽을 끓여 먹고나면 공연은 더 실감난다.

설날

설날에는 모두 한복을 차려 입는다. 나도 예쁘게 입고 방석에 앉아 우리 아이들의 세배를 받는다. 교실에서 연습하고 나와서 반 별로 세배하는데, 만0세 해오름은 앉아만 있다가 내 세배를 받고, 한 살 터일굼은 가끔 절을 하다 엎드려 일어나지 않기도 하고, 내 자리 앞 다과상에 사진 잘 나오라고 차려 놓은 약과를 들고 가려고 하지만 그래도 흉내는 낸다. 두 살 싹틔움, 세 살 물오름은 배운 대로 잘 하려고 애쓴다. 네 살 꽃피움, 다섯 살 씨영금은 절은 잘하지만 세뱃돈에 더 관심이 많다. 며칠 전부터 은행에서 바꿔온 빳빳한 새 돈을 봉투에 예쁘게 담아 나눠 주었더니 한쪽에 몰려서 봉투 속을 들여다보며 "에이 천 원!"이라고 속삭인다. 마음이 상해서 그 다음 해에는 유과 한 봉지를 줬더니 집에 가서 원장님이 세뱃돈 안 줬다고 속상해 해서 다시 천 원 봉투를 주고 있다.

소원을 비는 대보름

대보름은 음력 정월 대보름, 한 해의 첫 번째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새해 첫 달이 차오르는 것을 보며 사람들은 건강과 풍년을 빌었다. 우리 아이들은 서툰 글씨로 소원을 적어 접어 나무에 매달아 둔다. "로또 1등" "가족이 건강하게 해주세요" "지구를 지켜주세요" 같은 소원이 매달린다. 대보름 날이 되면 모두 모아 매곡리 마당에서 태우며 한 해를 잘 살았다는 인사를 하고, 새 소원을 빈다. 소원을 빈다는 건 마음을 담는 것이다. 아이들이 나무에 매다는 소원은 신앙이나 의식과는 다르다. 그저 세상에 마음을 띄워 보내는 아이들만의 순수한 방식이다. 그 날은 급식으로 오곡밥을 먹고 부럼을 깨문다. 아이들은 고소한 부럼을 손에 쥐고 건강을 빌고 단단한 껍질을 깨는 작은 의식을 통해 몸과 마음이 자란다.

달집 태우기 대보름 소원지 태우기
달집 태우기대보름 소원지 태우기 ⓒ 움사랑생태어린이집

생태유아교육 안에서 세시 절기는 교육 내용이 아니라 삶의 일부다. 달력 속 날짜가 아니라, 창밖의 나무와 하늘이 먼저 우리에게 시간을 알려 준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자연의 흐름을 따라 계절을 살아간다. 그 흐름 속에는 교육이 있고, 관계가 있고, 성장이 있다. 자연의 변화에 몸과 마음을 맞추는 것은 삶을 조율하는 기술이다. 세시와 절기를 따라가는 삶은 단순한 전통 체험을 넘어, 몸을 돌보고 계절에 맞추어 조절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이제 봄이다. 아이들이 붓으로 입춘대길이라고 써서 현관에 붙여둔다. 다시 한 해가 시작되고 세상은 순환한다.

#움사랑생태어린이집#대구생태어린이집#세시절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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