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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큰 국가하천인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수난의 역사가 길다. 그 오래된 역사는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달성습지와 죽곡산 개발 등 두물머리 수난의 역사를 두 편으로 나누어 실어본다. 첫편 "낙동강과 금호강 두물머리 수난의 역사, 멈춰야 하는 이유" 에서 이어지는 두 번째 기사다 - 기자 말

 낙동강(좌)과 금호강(우)이 V자로 만나는 그 꼭지점에 들어선 죽곡산. 두물머리 죽곡산은 선사인들이 머무르며 다양한 종교적 제의를 벌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명소다.
낙동강(좌)과 금호강(우)이 V자로 만나는 그 꼭지점에 들어선 죽곡산. 두물머리 죽곡산은 선사인들이 머무르며 다양한 종교적 제의를 벌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명소다. ⓒ 정수근
 두물머리 죽곡산에서 바라본 달성습지
두물머리 죽곡산에서 바라본 달성습지 ⓒ 정수근

낙동강와 금호강이 V형으로 만나는 꼭짓점에 들어선 죽곡산은 이곳 두물머리를 전체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는 곳으로, 두물머리 유역의 넓은 평원을 기반으로 대구 달구벌 선조들이 자리잡아 기우제 같은 제의를 벌였던 곳이자, 이 일대 전체를 조망해볼 수 있는 전망대로서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기능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명소다.

이곳에 터가 남은 죽곡산성이나 이 일대 개발과정에서 나온 여러 가지 유물과 유구들이 이런 사실을 증명한다. 그런데 이곳 죽곡산의 앞 머리 즉 거북이 혹은 네발 가진 야생동물의 형상을 한 죽곡산의 목 부분을 끊어서 대구 달성군에서 도로건설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건설 과정에서 문화재 지표조사를 시행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다 발각되어 공사가 중지되고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와 지질조사까지 거치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5월 초부터 공사가 재개되고 있다.

 대구 달성군에 의해서 거북이 형상을 한 두물머리 죽곡산의 머리 부분을 끊어내는 도로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대구 달성군에 의해서 거북이 형상을 한 두물머리 죽곡산의 머리 부분을 끊어내는 도로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 정수근
 5월 15일 현장에서는 공사가 재개되어 한창 터파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5월 15일 현장에서는 공사가 재개되어 한창 터파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정수근

공사재개의 명분은 문화재청이 공사현장에서 나온 유물을 이전해서 보호하는 것으로 해서 공사를 허가했다는 것이다. "무책임한 문화재청과 불통의 행정 대구 달성군에 의해서 선사유적공원이 되어야 할 두물머리 죽곡산이 망가지고 있다"는 주민과 전문가들의 한탄이 나오는 이유다.

고작 0.6초 단축 위해 새로운 도로 개설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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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곳 도로공사 실시설계 용역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곳에 건설하는 새로운 도로 건설로 얻는 교통지체 효과가 고작 0.6초 단축인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대구 달성군이 이곳에서 시행하는 '다사 죽곡2리 강정마을 ~ 죽곡2지구 연결도로 개설공사'는 4대강사업으로 조성된 강정고령보와 4대강 홍보관인 디아크 앞 광장에 드나드는 차량의 원활한 교통을 목적으로 개설되는 도로공사로 기존의 진입도로를 놔두고서 죽곡산 산허리를 잘라서 새로운 길을 내어 교통수요를 분산시킬 목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곳 한 주민에 따르면 "이곳은 평소에 차량이 붐비는 곳이 아니다. 평일에는 전혀 상관이 없고, 주말에 사람들이 모이긴 하나 교통정체가 발생할 정도도 아니다. 단 이곳에서 큰 행사를 열 때 진입도로가 한 곳이라서 그때 차량정체가 발생한다. 행사용 도로를 내겠다는 말이다"라 증언한다.

 도로공사 실시설계 용역 결과보고서
도로공사 실시설계 용역 결과보고서 ⓒ 대구 달성군

이러한 증언은 모 교통 수요분석 용역업체 관계자의 분석으로도 확인된다. 실명을 밝히는 것을 원치 않은 그는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

"이 사업 실시설계용역 결과보고서를 보면 사업 미시행시에도 평균 지체시간이 35.1초/대로 서비스수준이 'C'로 분석되어 통행이 양호한 것으로 나온다. 통상 새로운 도로를 개설하려면 서비스수준 'E' 이하가 되어야 정체 수준이라 판단하고 그런 근거로 새로운 도로를 낸다는 것은 말이 되는데, 현재 교통 수준이 양호한데 새로운 도로를 대체 왜 개설한다는 말인가?"

즉 달성군이 자체적으로 분석해 내놓은 보고서를 보더라도 교통량이 많지 않아 붐비지도 않은 곳에 굳이 새로운 도로를 왜 내냐는 것이다. 더군다나 교통정체 효과를 고작 0.6초 득을 보기 위해서 새로운 도로를 개설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행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 8일 열렸던 '죽곡산 두물머리 메소포타미아 선사유적공원 조성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도 나온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사업시행시 교통수요 예측을 보면 평균지체 시간이 34.5초대로, 서비스 수준 'C' 수준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시행시하고 사업을 하지 않을 경우 평균 지체 시간이 0.6초 정도 차이가 난다. 이 정도면 무의미한 수준"이라면서 "고작 0.6초 단축하려고 죽곡산 산허리를 단절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변했다.

선사시대의 무한한 상상력을 위하여... 죽곡산을 선사유적공원으로

 지난 8일 열렸던 '죽곡산 두물머리 메소포타미아 선사유적공원 조성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김종원 전 교수가 발제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일 열렸던 '죽곡산 두물머리 메소포타미아 선사유적공원 조성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김종원 전 교수가 발제에 나서고 있다. ⓒ 정수근

또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곳은 도로가 아닌 선사유적공원으로 조성돼 길이 보전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도로공사 현장에서 나온 유물을 박물관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이 일대를 현장 그대로 보존해 교육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죽곡산 관통 도로 건설의 득과 실'이라는 발제에 나선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이자 계명대 생물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던 김종원 전 교수는 "대구시와 경상북도 고령군이 만나는 낙동강과 금호강의 합류 지점은 한국의 최대 메소포타미아 땅"이라며 "두 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를 똑바로 조망하는 죽곡산의 위치와 형상은 절묘하다"고 지적했다.

김종원 전 교수는 또 "이곳은 지형의 영향으로 달구벌 선조들이 선사시대부터 정착하고, 지속가능한 물 이용을 위한 기우제를 지낸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대표적으로 '윷판형 암각화'와 '성혈 바위'가 그 근거"라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죽곡산 산책길에 만나는 너럭바위에서는 '둥근 윳판형 암각화'가 여기저기 발견되고, 바위에 구멍을 판 '성혈'은 부지기수다. 이는 죽곡산과 낙동강, 금호강 두물머리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음을 설명한다. 고대 달구벌 문명의 대통을 말하는 증거 유적이다.

바위에 구멍을 판 성혈은 선사시대 특히 신석기시대부터 나타났고, 땅의 신과 교신을 뜻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개로 된 바위구멍 군집을 이루고 점점 더 복잡한 문양으로 변천하는데, 시나브로 하늘 별자리와 교섭하며 나타난 것이 '윷판형 암각화'다. 적어도 청동기 이전 선사 유적일 것이다."

 죽곡산 도로공사 현장에 나온 선사인들이 기우제 같은 제의를 벌일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혈 바위
죽곡산 도로공사 현장에 나온 선사인들이 기우제 같은 제의를 벌일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혈 바위 ⓒ 김종원
 죽곡산에서 발견된 윷판형 암각화 선사인들이 하늘 별자리와 교섭하기 위해서 판 것이라 추정한다.
죽곡산에서 발견된 윷판형 암각화 선사인들이 하늘 별자리와 교섭하기 위해서 판 것이라 추정한다. ⓒ 정수근

그러면서 그는 "둥근 윷판형 암각화는 선사시대의 최첨단 시계이고 달력이다. 달구벌 농경 선사인의 우주관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존재가치를 도로 지표조사와 관련 보고서에서는 가볍게 여기고 있다. '현지보호를 위한 적절한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면서도 박물관 등에 이전하는 것을 제안하는 전문가 의견을 싣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 전 교수는 또 "고대 선사 유적의 생생한 맥락은 박물관 앞마당에 옮겨지는 순간 사라지고 만다"며 "매장문화재를 발굴하는 관습적인 태도를 벗어나 죽곡산 일대에 대한 정교하고 차분한 현장 발굴사업이 이뤄져야 한다. 이는 국가유산청과 대구광역시 달성군의 책임이고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날 문화재 정밀조사를 시행했지만 그것이 엉터리라는 증거라면서 그가 직접 도로공사 현장에서 발굴한 선사인들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갈판과 주먹돌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현장에서 가져온 주먹돌을 들고서 "이 주먹돌로 쥐고 갈판에 곡식 같은 것을 찧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갈판과 주먹돌은 현장의 바닥 바위와는 완전히 다른 성분의 돌들"이라면서 "도대체 이런 것도 발굴 못 하는 정밀조사가 무슨 정밀조사냐"고 개탄했다.

 지난 8일 열렸던 '죽곡산 두물머리 메소포타미아 선사유적공원 조성을 위한 긴급 토론회' 현장 모습.
지난 8일 열렸던 '죽곡산 두물머리 메소포타미아 선사유적공원 조성을 위한 긴급 토론회' 현장 모습. ⓒ 정수근

이러한 주장은 문화재 전문가의 입을 통해서도 전달된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 소장은 이날 토론회 토론자로 나와서 이곳의 문화재 조사가 소홀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죽곡산은 이미 암각화, 성혈 등이 다수 알려져 20여 년 전부터 국가유산청의 문화재 분포지역조사에 기록됐다"며 "이번 도로공사가 아니더라도 선사시대부터 신라, 고려, 조선까지 역사 전 과정의 유적이 존재함을 알면서도 학술조사 한 번 없다는 점에서 문화적 소양이 매우 저급하다"고 대구 달성군 행정을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는 "암각화 유적은 제사유적일 가능성도 큰데, 유적과 관련한 공동체의 집단의식이나 의례, 나아가 실력있는 부족국가 연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논거가 제시되어야 하지만, 조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이 부분에 대해 전혀 제시되지 못 했다. 단순히 어떤 유적이 있다 정도의 미흡한 조사만이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8일 열렸던 '죽곡산 두물머리 메소포타미아 선사유적공원 조성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이 죽곡산은 선사유적공원으로 보전을 해야 한다고 강변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열렸던 '죽곡산 두물머리 메소포타미아 선사유적공원 조성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이 죽곡산은 선사유적공원으로 보전을 해야 한다고 강변을 하고 있다. ⓒ 정수근

황 소장은 또 "죽곡산의 유적과 유물은 야외 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해서 현장 박물관으로 두고두고 역사자료로 활용되어야 한다. 달성군의 기원, 대구의 근원이 될 유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유적을 현지 보전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은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대구경북의 많은 사람들한테 이 유적을 보전함으로써 상상력, 선사시대의 무한한 상상력 그리고 많은 글들, 그리고 많은 인문학적, 철학적, 역사적 소양들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는 현장을 보전해야 한다."

행정에서 파악하는 죽곡산의 가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정밀조사와 그를 바탕한 학술조사가 있어야 하고, 그를 통해 두물머리 죽곡산의 참가치를 밝혀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구 달성군이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이같은 주장들을 새겨 들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대구 달성군의 결단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찾은 15일 현장에서는 땅을 파는 굴착기의 굉음만이 가득했다.

 거북이 형상을 한 죽곡산의 머리 부분을 잘라내는 도로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다.
거북이 형상을 한 죽곡산의 머리 부분을 잘라내는 도로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다. ⓒ 정수근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로 지난 16년 동안 낙동강을 비롯 우리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그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글들을 갈무리해 지난해 10월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펴냈습니다.


#죽곡산#두물머리#김종원교수#황평우#달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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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정수근의 우리 강 이야기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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