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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한글문화포럼 회원들과 함께 함께 공모전 취지를 설명하고 있는 봉순이 이사장 오른쪽에서 두 번째, 세 번째가 필자 @김소현
세종한글문화포럼 회원들과 함께 함께 공모전 취지를 설명하고 있는 봉순이 이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세 번째가 필자 @김소현 ⓒ 감소현

여주시 한글가꿈이면서, 한글 예술과 산업으로 한글 빛내기 활동을 하고 있는 봉순이 이사장은 필자의 책 <길에서 만나는 한글>(마리북스)에서도 소개한 바 있다. 9년째 한글 디자인 공모전을 이끌어온 (사)세종한글문화포럼 봉순이 이사장을 지난 18일 필자의 사무실과 주시경집터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 올해로 9회를 맞는 '전국세종한글디자인공모전'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2016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한글을 디자인으로?'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한글이 가진 고유한 조형미와 창의적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죠. 9년간 누적 참가자만 일천 명이 넘고, 수상작들이 실제 상품화되거나 다양한 곳에 접목되고 사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의 창제 정신이 현대문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걸 실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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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의 마음- 한글, 희망의 언어'라는 올해 주제가 특별한 이유는?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신 근본 취지는 '모든 백성이 쉽게 배우고 쓸 수 있게 하자'는 거였잖아요. 그 마음이 바로 소통에 대한 희망이었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디지털 시대에 한글이 단순한 문자가 아닌 문화 콘텐츠로, 소통의 매개체로(문자언어, 시각언어) 발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 공예부터 디지털까지 참가 부문이 다양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한글의 다층적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서죠. 공예 부문은 한글이 가진 문화적 뿌리를 지키는 의미고, 시각매체디자인은 글로벌 디지털 환경에서 한글의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는 거예요. 문화상품디자인은 일상 속에서 한글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게 하는 거구요. 결국 전통과 현대, 예술과 실용을 모두 아우르는 한글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 한글 디자인이 K-컬처 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시나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봅니다. BTS나 드라마 덕분에 한글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많아졌잖아요. 그런데 정작 한글을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한 디자인은 부족했어요. 우리 공모전 수상작 중에 박물관 및 미술관에서 전시 요청 및 문화공간 곳곳에 조형물로 세워지고 있고, 한글디자인 굿즈 상품 개발 및 외국에서도 한글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 참가하는 사례도 있어요. 한글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있는 거죠."

- 9년간 공모전을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3회 때, 일본에 거주하는 분이 주얼리에 꽃이라는 글자를 조각해 한국에 지인분을 통해 어렵게 참가하셨던 분이 생각납니다. 평소에 한글이 예뻐서 관심이 많았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한글 공모전을 알게 되어 참여하셨고 특선을 받으셨습니다. 한글을 주얼리에 접목하여 특별함을 담고 싶었고 한글이 디자인적으로도 넘 예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정말 주최자로서 감동이었어요. 한글이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잇고 세계를 잇는 따뜻한 매개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죠."

- 올해 공모전에서 특히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젊은 친구들의 참여가 늘고 있어요. 이들이 SNS, 메타버스, AI 같은 새로운 플랫폼에서 한글을 어떻게 표현할지 정말 궁금해요. 또 한국내 외국인 해외 거주 한국인이나 한국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의 참가도 기대하고 있어요. 글로벌한 시각에서 바라본 한글 디자인이 어떨지 기대가 커요."

- 상금 규모가 1750만 원으로 상당한데, 지원 배경은?

"창작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젊은 디자이너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창작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죠. 대상 500만 원은 물론이고, 입선까지도 의미 있는 지원을 하려고 해요. 돈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수상작들의 전시 기회, 상품화 연계까지 지원하고자 많은 노력과 방법 찾고 있어요."

- 한글날 주간 특별전시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공모전 수상 작품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만의 잔치가 되면 안 되잖아요. 일반 시민들이 한글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여주영릉 세종대왕역사문화관 기획전시실이라는 최적의 공간에서 10월 한글날 시즌에 의미있는 전시를 하므로 교육적 효과도 크고, 가족, 학생, 외국인 등 관람객들도 많이 와요. 아이들이 '한글이 이렇게 예쁠 수 있구나' 하면서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 앞으로 공모전이 나아갈 방향은?

"10회를 앞두고 있는데, 이제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로 확장하고 싶어요. 올해부터 국내 외국인을 대상으로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려 합니다. 한글이 세계 문자 디자인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수 있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는 '한글 디자인' 하면 우리 공모전을 떠올릴 수 있도록,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참가를 고민하는 디자이너들에게 한 말씀?

"한글은 정말 매력적인 소재예요. 자음과 모음의 조합만으로도 무궁무진한 조형미를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게다가 우리 고유의 문화적 스토리까지 담고 있으니까 얼마나 풍부한 영감의 원천인가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 보세요. 한글과 함께라면 여러분만의 독특한 디자인 시각언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예요. 9월 6일까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제9회 전국 세종한글 디자인 공모전 많이 많이 참여해 주세요."

접수: 2025년 9월 5일~9월 6일
문의: 031-883-3088

공모전 포스터 @봉순이
공모전 포스터@봉순이 ⓒ 봉순이


덧붙이는 글 | 6월 18일 인터뷰했으나 너무 바빠 이제야 올립니다


#한글디자인#공모전#세종한글#한글예술#한글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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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학과 세종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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