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발언중인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발언중인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환경운동연합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로 정부서울청사 창성별관 국정기획위원회 앞에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주민·환경운동가들이 모여들었다. 감천·지천·사평·순천·부여·화순 등 댐 건설 예정지의 주민들은 "강은 흐르게, 생명은 살게"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기후위기를 핑계 삼아 추진 중인 신규댐 건설 사업을 강력히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신규댐 추진 폐기' 공약의 즉각 이행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김종원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기후위기를 앞세워 또다시 강을 막고, 자연을 파괴하는 '기후대응댐' 사업은 사실상 낡은 토건 난개발에 불과하다"라고 규정했다. 그는 "정부는 주민과 사회적 합의 없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신규댐을 건설하려 하지만, 이 사업은 기후위기 대응이 아닌 구시대적 개발 정책의 재탕일 뿐"이라며 이날 기자회견이 국민과 약속한 공약 이행을 다시 한 번 촉구하는 자리임을 분명히 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필자는 "기후위기 문제를 콘크리트와 댐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라고 지적하며, 진정한 기후위기 대응은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되찾 게 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새로운 물 순환 방식과 공존의 철학을 선택해야 한다. 국민이 내란의 혼란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되찾았듯, 이제는 자연을 회복하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의 형식적 설명회 비판... "지자체장들, 주민 무시가 갈등만 심화시켜"

 발언중인 지천댐 대책위원회 김명숙 위원장
발언중인 지천댐 대책위원회 김명숙 위원장 ⓒ 환경운동연합

이어 발언에 나선 김명숙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환경부가 주민 의견 수렴을 명목으로 연 설명회가 실제로는 찬성 주민만을 대상으로 한 형식적 행사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AD
그는 "주민들은 경찰의 감시 아래 소리를 높였지만 무시당했고, 지방자치단체장들조차 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하며 갈등만 심화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여론조사 결과마저 왜곡되고 있다며 정부와 일부 지자체가 불법적이고 편향된 여론조작으로 지역사회를 분열시키고 있음을 지적했다.

박경범 감천댐반대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댐 건설 반대가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공동체의 존립과 역사, 생명권 문제임을 역설했다.

그는 "댐은 단순히 물을 가두는 시설이 아니라, 우리 마을의 기억과 삶을 집어삼키는 생존의 문제"라며 "흐르는 강을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만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발언중인 김정기 사평댐 반대대책위위원장
발언중인 김정기 사평댐 반대대책위위원장 ⓒ 환경운동연합

김정기 사평댐백지화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사평댐 후보지가 타당성 검토나 주민 의견 수렴조차 없이 법적 근거도 없이 지정된 졸속 사업이라고 즉각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어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임도훈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낙동강시민행동 상황실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은 정부의 신규 댐 추진이 절차적 정당성과 사회적 합의를 결여한 채 일방적으로 강행되고 있음을 고발했다.

 낭독중인 경기환경운동연합 김현정 사무처장
낭독중인 경기환경운동연합 김현정 사무처장 ⓒ 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을 낭동죽인 임도훈 실장
기자회견을 낭동죽인 임도훈 실장 ⓒ 환경운동연합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신규댐 건설이 지역 공동체를 갈라놓고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 명백하다'면서 '대선 공약대로 즉각 전면 폐기돼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는 더 이상 콘크리트와 토건정책에 기대지 말고, 자연 기반의 기후적응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흐르는 강을 아이들에게 물려줄 때까지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는 참석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주민 의견서를 노태호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에게 직접 전달하며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노태호 위원에게 전달중인 모습
노태호 위원에게 전달중인 모습 ⓒ 환경운동연합

한편, 이번 행사는 전 세계가 '댐 철거와 습지 복원'이라는 자연 친화적 수자원 관리 정책으로 전환하는 흐름 속에서 한국 사회가 아직도 구시대적 콘크리트 중심 개발 정책에 머물러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은 오래된 댐을 허물고 자연 기반의 홍수·가뭄 대응책을 확대하는 데 반해 한국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신규댐을 짓겠다고 나서며 물과 생명이 깃든 지역 공동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다.

댐 건설 현장에서 온 주민들은 "강은 흐르게, 생명은 살게"라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이 목소리가 기후위기 시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향한 새로운 전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랐다.

#지천댐#신규댐#댐건설반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날로 파괴되어지는 강산을 보며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자연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되시면 함께 눈물을 흘리고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하기! https://online.mrm.or.kr/FZeRvcn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