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 삭감 철회하라"9일 한국전력 광주전남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하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전기지부 ⓒ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전기지부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전기지부는 9일 "한국전력 협력업체들이 배전(配電) 노동자들의 임금 20%를 올해 초 일방적으로 삭감했다. 임금 삭감의 진짜 원인은 일감 부족 등 경영난이 아니라 고질적인 불법 하도급 구조"라고 주장했다.
한전 협력사에 고용돼 전신주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이날 한전 광주전남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문제는 현장에 만연한 불법 하도급 구조에서 비롯됐다. 한전은 문제를 바로 잡고, 협력사들은 임금 삭감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노조는 "협력사들은 경영 악화를 임금 삭감 원인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근본 원인은 협력사들의 만연된 불법하도급과 한전의 관리 감독 부실"이라고 했다.
노조는 이어 "저희 조사에 의하면, 광주·전남지역 59개 업체 중 25곳이 불법 하도급 업체"라며 "업체 42%가 한전에서 공사 낙찰을 받고 실제로는 다른 업체에 불법적으로 저가 하도급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도급 업체로선 노동자 임금을 줄여야 이윤이 남는 구조"라며 "한전도 이런 구조적 비리를 알고 있으나,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비리를 묵인하고 면죄부를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노조는 한전 감시망을 피해 협력사들이 규정보다 적은 인력을 고용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배전작업하는 노동자들 ⓒ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전기지부
협력사들은 한전 업무처리기준에 따라 14명에서 18명까지 의무적으로 기능 인력을 보유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7~12명 정도의 최소 인원 만을 데리고 공사를 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한전 협력사들이 경비를 줄이고 이윤을 늘리기 위해 노동자들을 점점 더 힘들고 위험한 작업 환경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한전이 불법 하도급 조사를 거쳐 문제가 드러난 업체에 대해선 계약을 해지하는 등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노조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현실에도 총파업을 실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