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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3일 새벽 5시 40분,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구간 인근 사거리에서 가로 5m, 깊이 5m의 대형 땅꺼짐이 발생하였다. 다행히 땅꺼짐이 발생하기 전 지나가던 시민의 '땅꺼짐 조짐이 보인다'는 신고 덕분에 조치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민원신고를 공유받고 출동한 사상구청 직원들이 통제선을 설치한 지 5분이 채 되기도 전에 횡단보도 한가운데가 움푹 꺼지기 시작하면서 순식간에 4차선 도로 한가운데가 '뻥' 뚫렸다. 하마터면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두 번이 아니라 벌써 14번째 땅꺼짐이다

4월 13일 발생한 땅꺼짐 사고 이후, 다음 날 새벽 200m 떨어진 곳에서 또 다시 땅꺼짐이 발생하여 전신주가 땅속으로 무너져 내리고, 이어 오전에는 지름 3m, 깊이 2m의 땅꺼짐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최근 확인된 땅꺼짐 사고 이전에도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감전동 새벽로 일대에서는 지속적인 땅꺼짐 현상이 있었다. 2023년 1월 5일부터 시작된 땅꺼짐 현상은 4월 13일, 4월 14일 연속으로 일어난 땅꺼짐까지 포함해 총 14차례(2023년 3차례, 2024년 8차례, 2025년 3차례)에 걸쳐 나타났다.[1]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는 2017년 5월 공사계약 및 착공을 시작하였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사상구 괘법동)에서 1호선 하단역(사하구 하단동)까지 총연장 6.9km로 5개 공구로 나누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3년부터 시작된 땅꺼짐 현상은 1, 2공구인 사상구 괘법동, 감전동, 학장동 구간의 지하철 공사 인근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현재 4공구(공정율 43.4%)를 제외하고 1공구와 2공구의 공정율은 63.8%와 68.6%[2]로, 지속적인 땅꺼짐이 보고되면서 애초 2023년 11월이었던 준공예정일이 2026년 12월로 연기되었다.

시민의 안전은 외면한 채 책임회피와 늑장 대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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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하단선이 지나는 낙동강 주변 지역은 연약지반이기에 굴착공사가 매우 어렵다. 지하로 쉽게 떠밀려가는 큰 모래알갱이와 지하수가 지나는 곳이기에 지반 침하나 붕괴의 위험 또한 크다. 따라서 지하철과 같은 대규모 공사를 할 때 지하수와 토사 유출을 막아주는 차수벽 설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땅꺼짐 예방을 위한 철저한 관리와 점검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처음 땅꺼짐 사고가 발생한 후 2년 6개월이 지나는 동안 발주처인 부산교통공사는 14차례의 땅꺼짐 사고가 발생했고, 더군다나 땅꺼짐이 발생한 곳 모두가 사상-하단선 공사현장인 1, 2공구에서 발생했음에도 "지하철 공사와 땅꺼짐은 관련이 없다"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하에 매설된 하수관로와 같은 노후 시설물이 땅꺼짐의 근본 원인이고, 특히 배수로인 콘크리트 측구가 낡고 오래되었기에 발생했다며 사전에 관리하고 점검해야 할 관할 구청의 관리 부실이 문제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2023년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땅꺼짐 사고는 인근 지역주민을 불안하게 하고 안전을 위협하였지만, 부산시는 2024년 4월, 5월, 7월까지 6차례나 발생했던 땅꺼짐에도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않았다. 결국, 같은 해 8월 연속으로 사상-하단선 도시철도(1공구) 주변에 땅꺼짐 사고가 발생하자 뒤늦게 '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였고, 다시 9월 21일 사상-하단선 도시철도(2공구) 주변에서 트럭 2대가 8m 깊이에 빠지는 대형 땅꺼짐 사고가 발생하자 2공구 사고조사위원회 구성과 함께 2024년 10월 21일 부산광역시 감사위원회에서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업무 전반'에 대한 특정감사를 시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책임 있는 주체들은 여전히 땜질 처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상조사와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은 외면한 채 당장 사고를 무마하기 위한 형식적 조치에만 급급했던 부산교통공사, 시민 안전을 위한 컨트롤타워로서 감시와 대처는커녕 늑장 대처로 일관한 부산시가 14차례의 땅꺼짐을 초래한 주원인이다.

부산시 특정감사에서 확인된 부실공사, 하지만...

올해 3월 19일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부산시 특정감사에서 확인한 땅꺼짐 원인은 1) 차수 및 흙막이 가시설공사 시공관리 부적정(2공구), 2) 안전관리 전담 건설사업관리기술인 업무 수행 부적정, 3) 차량기지 설계도서 작성 및 검토 소홀, 4) 사후환경영향조사 용역 관리감독 소홀, 5) 터널부대공사 중 전기·기계공사 설계 및 시공 부적정(4공구), 6) 공사기간 지연에 따른 건설사업관리 소홀 등[3]이다.

더불어 이번 감사에서는 부산 사상-하단선 땅꺼짐의 핵심 원인으로 '차수벽 성능 저하 문제'가 추가로 지목되었다.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미 땅꺼짐 사고가 발생하기 전 2021년 7월부터 지표면 아래 4m 지점에서 지하수 유출로 흙이 유실되기 시작해 공사를 중단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시공사와 감리, 부산교통공사는 누수 원인 규명은 고사하고 보강 대책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공사 감리는 차수벽 성능 검증조차 하지 않다가 사고가 난 뒤에야 한 차례 확인 시험만 했을 뿐이다. 여기에 더해 빗물 배수시설의 규격을 시공사가 임의로 1/3가량 작은 관으로 바꿔 빗물이 넘치는 원인을 제공하였고, 이를 막아야 할 흙막이시설 역시 제대로 고정하거나 보강재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이에 대한 부산시 감사위원회의 조치는 행정상 조치와 함께 재정상 조치(11억여 원 감액)와 신분상 조치(훈계11, 주의22)만을 처분하였다.

하지만 이번 부산시 특정감사 결과는 더 면밀히 짚어야 할 사항은 물론, 책임기관의 책임도 제대로 묻지 못했다. 먼저, 시공사의 부실공사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고 관장해야 할 발주처(부산교통공사)는 역할을 방기한 채 오히려 사고를 덮거나 축소하려 하였고, 이러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발주처, 시공사, 관련기관들이 그동안 행했던 많은 위법사항과 부실공사, 그리고 비리 의혹 등[4]도 알지 못한 채, 오히려 땅꺼짐 사고에 대한 조사와 원인규명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구와 언론의 문제제기에 귀 닫고 눈감았다.

결국 2023년에 완공했어야 할 사상-하단선 지하철은 2026년 12월로 개통이 연기되었고, 부실공사에 의한 땅꺼짐, 위험한 공사 현장은 더 많은 세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1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지하철 공사로 인해 해당 구간을 지나는 시민들의 불편에 더해 시민 안전까지 위태로운 지경이다. 만약 큰 인명피해라도 발생했다면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한 것인가? 그렇기에 이번 부산시 특정감사에서는 발주처와 부산시의 책임을 제대로 묻고, 책임자에 대한 합당한 조치와 함께 땅꺼짐 예방을 위한 재발방지 대책을 제대로 요구했어야 한다.

오죽 답답했으면 시민사회단체가 '사상-하단선 땅꺼짐 관련 총체적 부실 및 비리 의혹' 부산교통공사 및 관련 책임자 고발까지 직접 나섰을까? 이들 단체는 경찰청 고발을 통하여 부산교통공사 및 관련 책임자의 직무유기,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상, 업무상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를 꼭 밝히고 그에 합당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요구했다.

 2025.06.09 사상-하단선 땅꺼짐 관련 총체적 부실 및 비리의혹 부산교통공사 및 관련 책임자 고발?기자회견.
2025.06.09 사상-하단선 땅꺼짐 관련 총체적 부실 및 비리의혹 부산교통공사 및 관련 책임자 고발?기자회견. ⓒ 시민과함께 부산연대

도심형 땅꺼짐 예방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지하안전정보시스템 홈페이지 1면에는 2018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 지반침하(땅꺼짐) 현황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전국에서 발생한 지반침하는 1464건[5]으로 서울 136건, 부산 138건이고, 경기도는 무려 319건이 발생하였다. 물론 지반침하 유형에 따라 규모와 위험성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지하공간의 개발 사업이 확대되면서 지하철 공사현장과 대심도 터널[6]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도심형 땅꺼짐은 근래 들어 더욱 증가세이고, 그로 인해 시민·노동자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현재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사업) 건설 구간, 서울, 부산지역의 지하철 공사 현장 등 땅꺼짐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은 지자체가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면서 구군, 발주처, 시공사 모두가 땅꺼짐 예방을 위한 일상적인 예방을 위한 조치-정밀 조사를 통한 사전 보수, 노후된 하수관로 정비, 부실공사 점검 등-를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하 공간의 난개발이 지속·증가된다면 땅꺼짐 예방의 해답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각주
[1] 2025년 4월 14일 연합뉴스 보도내용 참조
[2] 2025년 4월 22일 부산시 감사위원회,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특정감사 결과발표 보도자료 참조
[3] 2025년 4월 22일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특정감사 결과 보고' 보도자료 발췌
[4] 2025년 4월 23일 제328회 부산광역시의회 임시회 건설교통위원회 긴급현안 질의, 4월 30일 본회의 시정에 대한 질문의 건에서 부산교통공사 이병진 사장은 차수공사의 핵심 주입재료인 중탄산소다의 구입과정에서 공공기관임에도 현금 거래를 하고 세금계산서를 받지 않았다는 부분을 인정하였음. 서류에 있는 사용량 기록과 세금계산서 증빙 사이에 약 117톤의 막대한 차이가 발생하였음.
[5] 지하안전정보시스템 https://www.jis.go.kr/ : 6월 27일 기준
[6] 통상 지하 40m 이상 깊이에 터널을 뚫어 건설하는 도로공사를 말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노동안전보건 월간지 <일터> 7월호에도 게재됩니다. 이 글의 필자인 이숙견 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입니다.


#땅꺼짐예방#부산교통공사#지하철공사#씽크홀#재발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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