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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사실관계가 확정된 사건은 바로 거기서 종결시키도록 하는 게 국가의 책임이다."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국가배상 소송에 정부의 항소·상고가 이어지는 경향과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내놓은 답변이다. 정부의 무분별한 상소가 피해자들의 피해 복구를 지연시킨다는 지적이 나오자 별도의 심사규율 등으로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형제복지원 피해자의 죽음... "국가 상고 걱정하며 힘들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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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자는 1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현재 형제복지원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이 40건 넘게 진행 중인데 파악하고 계신가"라는 김기표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지난 3월 27일 형제복지원 사건의 국가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언급하며 정부의 무분별한 상소가 피해자들의 피해 복구를 지연시킨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피해자들이) 개개별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고 40건 정도 계류돼 있는 여러 사건마다 시차가 있다"라며 "일부 사건은 항소심 판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6월 18일 부산고등법원에서 (형제복지원 사건 관련) 판결 6건이 나왔는데 상고 마지막 날인 7월 9일 (정부의) 상고장이 제출됐다"라며 "1·2심에서 피해 보상을 다 인정받은 피해자 홍영식씨가 상고장 제출에 낙심·낙담해 10일 다량의 약물을 복용하고 길을 나서다 크게 머리를 다쳤고 11일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기표 의원실과 형제복지원사건 피해자 종합지원센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형제복지원 피해자 홍영식(56)씨는 지난 10일 다량의 약물을 복용하고 길을 나섰다가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수술을 받았고 11일 숨졌다. 홍씨가 약물을 복용한 배경으로는 정부 상고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홍씨가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쯤 저희 사무실로 와서 (자신의 판결에) 국가가 또 상고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되게 힘들어하셨다"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국가를 대표해 소송하는 건 법무부 아니냐"라며 "결과가 확실한 것에 대해서도 법무부가 무분별하게 항소·상고하는 예가 많은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자를 향해 "공무원들의 배임죄 문제가 있어서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장관이 되면 점검해 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질의를 메모하며 듣던 정 후보자는 "의원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라며 "과거 변호사 업무를 할 때 검찰이 상고 지휘를 하면서 해당 공무원에게 무조건 항소·상고하게 하는 관행들을 많이 봤다. 국가 입장에선 이자 등으로 비용이 더 들고, 피해자 입장에선 피해 복구가 지연되기 때문에 좌절하고 많은 피해가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관련해 별도의 심사 규율을 만들든지 해서 사실관계가 확정된 사건에 대해선 바로 거기서 종결시키도록 하는 게 국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내무부 훈령에 따라 부랑아 수용을 명분으로 강제노역·구타·성폭력 등 광범위한 인권유린이 벌어진 사건이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2022년 8월 형제복지원 사건을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판단하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국가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피해 복구와 트라우마 치유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형제복지원#정성호#법무부장관#김기표#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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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복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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