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충현의 동료 노동자들이 17일 오후 2시부터 국민의 힘 당사 앞에서 국민의 힘 김소희 국회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김소희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신문웅(김충현대책위제공)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태안화력에서 나홀로 근무하다 숨진 고 김충현씨가 '노조에 가입하지 않아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자 노동계가 "허위 날조 막말"이라며 반박했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최근 태안발전본부 하청노동자 김충현씨 사망사건 알고 있느냐"며 "고인이 유일하게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현장에서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 저희가 제보 받을 정도라면 고용노동부가 알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문자 내용을 제시했다.
"노조도 없던 시절 카톡 근거로 따돌림 주장, 명백한 허위사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이 제보를 받았다며 주장한 내용. 업무량과 혼자일해야 하는 부담감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을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인한 것이라고 하는 한편, 아직 설립되지도 않은 노동조합을 두고 노조에 가입하지 않아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신문웅(김충현대책위제공)
이날 인사 청문회를 본 고김충현대책위는 "김 의원이 제보 받았다며 제시한 문자 내용과 김 의원이 주장한 내용은 사실 관계가 다른 명백한 허위"라고 반발했다.
고김충현대책위는 "해당 카카오톡 문자를 보낸 시점은 2019년 12월 30일로 노동조합이 설립된 2021년 9월보다 약 2년 전의 상황"이라며 "고 김충현 노동자는 당시 임금 등으로 불만을 제기하다 재계약이 되지 않았고, 문자를 보낸 직후인 2020년 1월 퇴사(사실상 해고)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후 고 김충현 노동자는 2021년 1월 재입사했고 2021년 9월 노동조합 설립 당시 조합에 가입했다가 2022년 3월 새로운 업체와의 연봉협상 시기 탈퇴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고 김충현 노동자의 휴대폰 화면과 내용 ⓒ 신문웅(김충현대책위 제공)
고 김충현씨의 동료노동자들은 "청문회 자리에서 제시된 문자의 내용 중 '기동 정지 대기'라는 것은 당시 미세먼지를 이유로 주말에 발전기를 정지하는 등 발전기를 세웠다가 다시 기동하기 위해서는 인원이 필요하여 그와 관련한 내용"이라며 "당시 재기동을 위해 노동자들에게 일을 시켰으나 한전KPS에서는 이 추가 노동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재하청 업체에서는 노동자들의 전체 노무비에서 OT수당을 쪼개서 지급하였고, 결과적으로 다른 노동자들에 비해 추가 노동을 하지 않고, '고정값'으로 임금을 받아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있던 고 김충현 노동자의 임금이 줄어들게 되었던 것이라는 것이다.
고 김충현씨는 기계 1팀 소속이었지만 당시에도 공작실에서 혼자 업무를 담당했다.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그 역시 다른 기계1팀 소속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기동 정지대기에 대한 업무 압박이 있었다. 사실상 다른 업무를 혼자 도맡아야 하는 업무 조건 상 그렇게 하기 어려웠다는 게 고 김충현씨의 고충이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해당 문자의 내용은 고 김충현 노동자가 선반 용접을 별도로 조직 구성해 줄 것을 한전KPS의 관리자에게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한전KPS가 일은 시키면서 이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였다"며" 동료 노동자들은 인원 부족으로 인한 업무 부담과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추가 노동에 대한 수당 문제로 계속 속을 끓였고, 고 김충현 노동자는 형식상으로는 같은 팀 소속이지만 별도의 업무를 혼자 해야 하는 부담감과 임금은 계속 깎여나가야 하는 것을 감내할 것을 요구받았다"는 고 동료 노동자들은 증언했다.
공공운수노조와 고김충현대책위는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허위 사실을 날조하여 고인과 동료 노동자들을 모독하는 김소희 의원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라며 지난 17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이어 김소희 의원실에 면담을 요청했다.

▲김충현 대책위가 국민의 힘 김소희 국회의원실 관계자와 면담을 하고 있다. ⓒ 신문웅(김충현대책위 제공)
기자회견 이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면담에 김소희 의원은 나타나지 않았고, 보좌진이 대신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고김충현대책위는 '김충현 노동자가 비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단 제보의 근거를 밝히라'고 요구했으나 정확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또 "'특별근로감독으로 의혹을 해소하면 되지 않느냐'는 엉뚱한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책위가 "김 의원의 청문회 발언이 거짓말"이라고 지적하자 의원실 관계자가 "그게 무슨 거짓말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정훈 고김충현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정치인은 말은 누군가를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국회의원이 한 발언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라며 "이 면담 자리에서 노동자들이 받은 모욕은 기록으로 남았고,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충현 대책위는 ▲김소희 의원은 허위 제보에 기반한 발언을 공식 철회하라 ▲고 김충현의 동료와 유가족에게 공개 사과 하라 ▲국민의힘은 당 소속 의원의 공적 발언으로 발생한 피해와 2차 가해에 대해 사과하라 등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