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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05 15:01최종 업데이트 25.09.05 17:55

복지위 법안2소위, 경계선지능인 지원법 계속 심사

정의·대상·주무부처 등 이견으로 계속 심사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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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는 지난달 20일 72건의 법률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는 지난달 20일 72건의 법률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 김미애의원

'경계선지능인 지원법'이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달 20일 열린 제428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는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발의된 경계선지능인 지원 관련 법률안 7건이 상정됐지만, 개념·대상 정의, 주무부처, 추진 방식 등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계속 심사하기로 결정됐다. 소위는 추후 공청회를 열고 법안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전문위원 보고에 따르면, 경계선지능은 71에서 84 사이의 지능지수로 정의되며, 정규분포에 따르면 인구의 약 14%가 이에 속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학습 및 직장생활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으나, 현행 법체계에서는 장애 범주에 포함되지 않아 공적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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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쟁점은 '경계선지능인'이라는 개념의 불확실성이었다.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았고, 대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부재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고, 실태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기존 추정치인 13%와는 차이가 크게 난다"고 말했다. 또한 "경계선지능인을 등록하는 절차, 수급 자격을 명확히 하면 새로운 낙인 등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이주영 위원은 "DSM-4에서는 지능지수 71~84를 경계선지능으로 규정했으나 DSM-5에서 삭제됐다"며 "명확한 기준이 합의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법제화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위원은 "여러 건의 법안이 발의된 만큼 사회적 논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에 한지아 위원은 "지적장애의 진단 기준 역시 지능지수"라며 "DSM에 따른 기준은 충분히 합의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흔히 언급되는 지능지수 71~84라는 범위는 미국정신의학회가 발간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DSM)' 제4판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2013년 개정된 DSM-5에서는 더 이상 지능지수 수치만으로 지적장애나 경계선지능을 규정하지 않는다. 대신, 적응행동 기술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도록 권고하며, 경계선 지적기능을 가진 사람들 역시 지속적인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 집단으로 명시하고 있다.

경계선지능인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는 여전히 논쟁적이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진단과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130여 곳의 지자체에서는 관련 조례를 제정했고, 지원대상을 정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엄격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 이뤄지는 병역판정검사에서도 오래전부터 경계선지능인을 선별하고 있다. 병무청에 따르면 매년 병역판정검사 수검자의 약 0.4~0.5%가 경계선지능으로 분류돼 4급 또는 5급 판정을 받는다.

경계선지능인 지원, 전체 인구 차원의 복지 사안

 서미화 의원은 지난 7월 「경계선지능인 자립지원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서미화 의원은 지난 7월 「경계선지능인 자립지원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 서미화의원
이처럼 정의가 모호하다고 해서 경계선지능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정책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서미화 위원은 "우리 사회는 사실상 IQ 90 이상을 기준으로 구조가 설계돼 있다"며 "지능지수 71~85 구간에 속한 수백만 경계선지능인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고립되거나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시점에서 복지부 내 담당 부서가 장애인정책국으로 돼 있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제기됐다. 서미화 위원은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 수는 263만 명이고, 경계선지능인은 66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처럼 방대한 규모를 장애 영역으로 포섭하는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애계의 반발도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이어 "법안의 목적은 경계선지능인을 장애 범주에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 자립을 돕고 다수의 비장애 시민으로 포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며 "경계선지능인 지원은 특정 집단이 아닌 전체 인구 차원의 복지 사안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스란 차관은 "어떤 서비스가 주된 지원이 될지 합의되지 않아 소관 부서를 정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19세 이하에는 학습지원이, 성인에게는 취업지원이 필요하다"는 실태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교육부·고용노동부 등 타 부처와의 연계 필요성을 시사했다.

법안 제정을 가로막는 또 다른 벽은 해외 사례의 부재다. 아직 경계선지능인을 대상으로 국가 차원에서 조기 진단부터 교육, 고용까지 지원을 법률로 규정한 나라는 없다. 이에 대해 이주영 위원은 "각 부처에서 이미 일부 지원사업을 진행 중인 만큼, 복지부가 이를 정리·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 대응이 가능하다"며 "우선 사업들의 진행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제도에서 누락되는 부분을 복지서비스로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법제화보다는 현행 제도 개선과 부처 간 연계를 통한 지원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경계선지능인 지원은 필요하지만 추가적인 검토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결론만 남긴 채 소위원회 심사는 뒤로 미뤄졌다. 그러나 지난 21대 국회 때와 비교하면 한 걸음 전진한 셈이다. 당시에도 경계선지능인 지원 법안이 발의돼 소위심사에 올랐으나 "대상자의 서비스 욕구를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짧은 언급에 그쳤고, 결국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번에는 사뭇 달랐다. 경계선지능인의 현황과 규모, 지원 방식, 주무부처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됐고 여러 위원의 발언도 이어졌다. 비록 결론을 내지 못했더라도, 국회 차원에서 경계선지능인 지원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는 점은 분명한 변화다. 앞으로 논의가 '검토와 합의'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느린IN뉴스에도 실립니다.(https://www.slowlearner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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