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10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금산분리 완화·투자운용 경쟁화·2호 펀드 기획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한 내용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래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방위산업·항공우주 등 첨단전략산업을 육성·지원할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 및 운용방안을 보고 받고 관련 토론을 진행했다.
서정진 회장은 "오늘은 대기업 회장이 아닌 25년 전 직원 6명과 5천만 원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던 선배 벤처기업가 입장에서 말하겠다"면서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할 투자를 유도하려면 현행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서로의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참고로 국민성장펀드 자금은 산업은행에서 운용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 원과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 원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그는 먼저 "(저처럼) 1조 3천억 원을 투자받으면 실패할 놈은 아무도 없다"며 "작년에 4조 원을 집행한 '모태펀드(정부가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벤처캐피털 등 민간 펀드에 출자하는 펀드)'를 더 키워주시면 더 많은 기초연구가 싹을 틔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일 성공 확률을 키우는 것은 대기업이 후배를 키우는 것이다. 대기업은 절대 망하는 곳에 투자하지 않고 (대기업 투자에) 금융기관과 정부펀드가 같이 오면 성공 확률이 더 크다"라며 "그런데 금산분리 제도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대기업은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대기업에 (벤처투자조합의) 'GP(운용사)'가 아닌 'Co-GP(공동운용사)'만 허용해줘도 제가 지금 하는 투자펀드를 (5천억 원에서) 1조 원까지 키울 수 있다"면서 "대기업 50개가 한 회사당 30개 후배만 양성해도 성공 확률이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기 계신 바이오 관련 벤처·스타트업들 모두 저희 회사에 와서 투자를 요청한다. 투자를 받으면 크레딧이 생기고 다른 이에게 자금을 받을 수 있다"며 "대기업이 (금산분리 제도 완화를) 악용하지 못하게 안전장치를 걸면 된다"고 주장했다.
"2년 안에 해외에도 투자하는 국민성장펀드 2호 출발해야"
최태원 회장은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적 투자를 위해 한 분야에 최소 2개 이상의 운용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예시를 보니 투자할 분야가 11개 있던데 각 분야에 최소 2개 정도 (펀드를) 운용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누가 더 좋은 효과를 내는지, 필요하면 경쟁, 협력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도 필요하다. 한국에도 많은 PE(사모펀드)와 금융기관이 서로 경쟁적으로 누가 투자를 더 잘할 수 있을지 공부하고 투자처 발굴을 위한 노력을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금부터 '국민성장펀드 2호'를 기획하자고도 제안했다. 그는 "2년 안에 (국민성장펀드) 2호가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있는 문제와는 다른, 투자를 해야 할 곳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수년 안에 또 한 번 벤처산업생태계를 흔들 기술적 혁신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2호는 국내 말고 해외도 투자하는 펀드여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지평이 더 넓어지게 되고 대한민국을 성장으로 리드할 촉진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경제계에서 국민성장펀드 운용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제안들을 계속 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최 회장 말처럼 누가 투자처를 골라서 제대로 운용할 것이냐는 정말 중요하다. 자칫하면 부패의 재원이 될 수 있어서 매우 걱정스럽기도 하다"며 "(국민성장펀드 운용 관련) 우려되는 점도 잘 조언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