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고등법원 국정감사. 김기표 민주당 의원이 이원범 대전고등법원장에게 질의하는 모습 ⓒ 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대전고등법원이 성폭력 피해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범죄 현장 녹음파일 등사를 허용해 2차 피해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1년 9월 피해자가 성폭행 현장을 직접 녹음해서 수사기관에 접수를 했고, 1심 재판에서는 정명석(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스스로가 본인의 목소리가 맞다고 인정을 했던 사건"이라며 "(당시 녹음 파일이) 실제 1심 재판의 핵심 증거로 채택됐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1심 재판부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 녹음 파일의 등사를 불허했고, 법정 내 열람도 최소한으로 하는 등 2차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런데 대전고등법원에서(항소심) 정명석의 변호인이 동일한 등사 허가를 재요청하니 재판장이 피해자나 증인 등의 사건 관계인이 생명 등 신체에 (대한 피해)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등사를 허용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당시 검찰도 2차 피해 발생 가능성이 있다 (지적했고), 재판에 제출된 의견서에서도 만약에 등사가 되면 큰일 난다, 2차 가해 발생 가능성을 얘기하면서 절대 반대 의견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성폭력 피해자 "차라리 고소를 취하하겠다"

▲JMS 성폭행 피해자는 홍콩에서 재판부에 전화를 걸어 "등사를 허용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 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김 의원은 "재판부가 상대방 방어권을 위해 열람 등사를 허용했고, 재판부에서 협의해 결정한 사항이니 따르라 해서 등사를 강행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검찰과 피해자 측은 편집이나 조작이 없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도 제출한 바 있습니다.
김 의원은 "재판부의 등사 허용 결정에 성폭력 피해자가 등사를 허용하지 말아 달라고 홍콩에서 형사 3부(항소심)로 직접 전화를 했다"라며 목소리를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피해자는 "절대 허락하지 마세요. 제가 직접 전화 안 하면 제 말을 안 들을 것 같아서요"라며 전화를 건 이유를 정확히 밝힙니다. 이어 "제가 얼마나 더 기다려야 되고, 얼마나 더 참아야 되는 거예요"라며 울부짖습니다. 마지막으로 "만약에 정말 그렇게 허락하면 제가 고소 취소할게요. 저 더 이상 안 할래요. 너무 힘들어요. 저도 제 삶을 살아야 되거든요"라고 말합니다.
김 의원은 "피해자 측 변호인도 의견서 등을 세 차례나 제출해서 이거 철회해 달라고 했고 검사가 이거에 대해서 항고 제기하는 등 노력도 했지만 결국 재판부가 정명석 변호인한테 해당 녹음 파일을 해줬다"라면서 "이후 정명석 변호인이 신도들을 사무실로 다 불러서 녹음 파일 들려주면서 3차 유출이 시작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해자는 허위 고소자란 낙인이 찍혀 지금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다"라며 "파일 열람 만으로는 부족했느냐"라며 대전고등법원장에게 질의합니다.
이원범 대전고등법원장은 "적절성에 대해 제가 구체적으로 답변드리는 것은 사법행정 담당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라며 "녹음파일 복사로 인한 2차 피해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이드라인이나 실무 연구회 등을 통해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라고 답했습니다.
대전고법원장의 답변을 들은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근데 왜 연구가 필요하냐"라면서 "피고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만으로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하면 법원이 직권으로 감정 의뢰하면 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추 위원장은 "성폭력 피해자가 그렇게 호소하는데 녹음파일을 그대로 범행을 저지른 쪽에 등사를 허용하느냐. 피해자가 노출이 되게"라며 "2차 가해"라고 질타했습니다. 이어 "법원이 직권으로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았다. 이상한 재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정명석씨 변호사는 녹음파일을 신도들에게 듣도록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달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