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충남 서천지역 주민들이 금강하구둑 개방을 촉구하며 금강하구둑을 걷고 있다. ⓒ 이재환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을 잇는 금강하구둑은 지난 1983년 12월에 착공되어 1990년 11월에 완공됐다. 방조제가 완공된 직후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지역 주민들의 삶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금강과 서해가 하구둑으로 가로막혀 단절 된 뒤 그 많던 생선과 참게 등의 바다 생물들도 자취를 감췄다. 지역 주민들은 금강하구둑이 건설된지 35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하구둑이 건설되기 전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지난 23일 충남 서천군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예전에는 금강하구에 황복어가 흔했다. 고깃배(어선)이 한번 나가면 200kg이상의 황복어를 잡을 정도였다"라며 "여기는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생선이 흔했다. 하구둑으로 가로막힌 뒤로는 바다생물이 씨가 말랐다. 지역을 위해서도 금강하구둑은 반드시 터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금강하구둑이 건설되기 전까지 금강하구에서 어업을 했다고 밝힌 주민 A씨도 "하구둑을 막으면서 고기가 사라졌다. 보상을 받고 나왔지만 아쉽다. 부여군의 배들도 와서 조업을 했다. 우여(웅어의 충청도 말), 황새기(황석어), 숭어, 참게 등을 주로 잡았다"라고 말했다.

▲충남 서천군 쪽에서 바라몬 금강 하구의 모습. 전분 군산이 가깝게 보인다. ⓒ 이재환
A씨에 따르면 금강 하구에서 잡은 생선과 참게는 주로 논산 강경이나 부여 사람들이 사서 서울로 보냈다. A씨는 "그때는 먹고 살만했다. 그 시절이 그립다"라고 말했다.
김억수 서천생태문화학교 상임이사는 "공업용수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금강 하구둑을 막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금강하구의 생태가 변하고 있다. 그 많던 뱀장어와 웅어, 제첩 등이 거의 사라졌다.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강하구의 수질도 4급수로 나빠졌다. 농업용수로 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녹조가 발생해서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독성물질도 나오고 있다. 녹조의 마이크로시스틴은 독성이 청산가리보다 높다. 금강하구를 개방해 해수유통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김억수
김억수 이사가 금강하구둑 개방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재환
실제로 최근 서천 지역에서는 금강 하구둑을 개방하고 해수를 유통시켜 생태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금강 하구둑에서는 금강하구생태복원추진단(단장 양금봉, 아래 추진단)이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금강하구둑을 터서 금강이 바다로 흐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전북 군산시 금강휴게소에서 서천군 금강하굿둑까지 도보 행진을 펼친 뒤 서천 금강하구의 한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강하구둑 개방을 촉구했다.
추진단은 "윤석열 정부에서는 그동안 추진해온 강의 자연성 회복이 중단됐다. 물관리 정책은 과거로 후퇴했다"면서 "이재명 정부와 서천군은 금강하구둑 생태복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후위기보령행동도 성명서를 통해 힘을 보탰다. 이들은 "금강하구둑 개방은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닌 지역 회생의 열쇠"라며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기수역 복원은 새로운 어장회복과 생태관광 기반을 마련한다. 갯벌이 회복되면 탄소흡수원도 늘어나 기후위기 대응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양금봉 단장은 "강은 흘러야 한다"면서 "금강하둑이 개방될 때까지 주민들과 함께할 것이다. 해수유통 관련 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지역에서 뒷바라지를 잘 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금강하구둑개방
금강하구둑 개방을 촉구하는 충남 서천 주민들 이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