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 조합원들은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하루 하루 싸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홈플러스를 살리고자하는 지역 시민, 농민, 입점 업주들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입니다.

▲벼수확농민들이 쓰러진 벼수확을 함께하고 있다. ⓒ 안수용
"홈플러스가 무너지면, 우리 농민도 함께 무너집니다."
경남의 한 농민 김재영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그는 평생을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사람이다. "홈플러스는 단순한 마트가 아니였어요. 우리가 지은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닿는 중요한 길이었어요."
홈플러스는 우리 농산물 판로를 열어준 유통망
농민들은 매년 홈플러스 납품을 통해 양파, 배추, 감자 같은 국내산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팔아왔다. "홈플러스는 국내 농축산물만 2조 원 가까이 취급했어요. 그 덕분에 우리 같은 중소 농가들이 숨을 쉴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는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한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며 '청산'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무너지면 판로가 막힙니다. 납품 대금도 못 받고, 창고에 쌓인 농산물은 썩어가겠죠. 농민의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투기자본 MBK는 이익만 챙기고 책임은 외면
그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이윤만 챙기고 부채만 남겼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아팠습니다." 김 씨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MBK 김병주 회장이 "나는 책임자가 아니다"라고 답한 장면을 봤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TV를 끄고 한참 화를 눌렀어요. 십만 명의 노동자, 납품업체, 농민이 걸린 문제를 '모르쇠'로 넘기다니요. 그게 어떻게 기업의 책임자라는 사람이 할 말 입니까?" 그는 홈플러스의 위기가 단지 경영 실패가 아니라 "탐욕스러운 자본의 구조적 약탈"이라고 말했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에 떠넘기는 방식이에요. MBK는 홈플러스를 사냥하듯 사고, 빚만 남기고 떠나려는 거죠."

▲범국민 서명운동홈플러스 사태해결을 위해 정부개입을 촉구하는 범국민서명을 홈플러스 매장 내 고객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다. ⓒ 안수용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농촌은 먼저 무너집니다"
김 씨는 정부에 절실히 호소했다. "정부가 지금 개입하지 않으면, 홈플러스만이 아니라 농민의 삶 자체가 무너집니다." 그는 특히 "노동자와 납품업체, 농민의 생존권을 지키는 정의로운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덧붙였다.
"투기자본을 제어하고 공공적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제 정부가 MBK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사모펀드의 기업 약탈을 막을 강력한 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번 사태를 그냥 넘기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깁니다."
"우리는 그저 정직하게 농사짓고 싶습니다"
김 씨는 다시 땅을 바라보았다. "우린 그냥 정직하게 농사짓고, 소비자에게 깨끗한 먹거리를 전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길을 막는 건 늘 부도덕한 기업들이에요." 그의 손은 햇빛에 그을린 흔적들로 가득했다.
"홈플러스는 농민과 소비자를 잇는 다리였습니다. 그 다리가 무너지면, 우리 농촌의 삶도 함께 무너집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부디 정부가 이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홈플러스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우리 농민들의 생존을 지탱하는 유통망입니다. 그곳이 무너지는 건 곧 농민이, 노동자가, 서민들이 함께 무너지는 일입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절벽 끝에서 새 길을 내듯, 농민들도 오늘도 땅을 일구며 새 희망을 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