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영등포경찰서장 등 고발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석방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영등포경찰서장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뒤 지검을 나서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신을 수사한 영등포경찰서장 등을 고발하며 "이재명이 대한민국을 동물농장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5일 오후 1시 10분께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위원장 곁엔 고발장을 손에 든 변호인 임무영 변호사도 함께였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위원장은 취재진을 향해 "법 대로만 해달라는 게 상식인데 이재명 대통령 주권 국가에서는 그조차 과중한 요구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 대한민국을 동물농장으로 만들었다"며 "이재명에 대해 찬사를 보내면 더 평등한 동물에 속하고, 이재명의 정책을 비판하면 덜 평등한 동물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저를 여러 차례 불러서 소환했는데 무려 6차례 소환 중에 상당수는 엉터리였다"며 "같은 혐의라면 조원철 법제처장도 공무원이면서 유튜브에 나갔는데 얼른 경찰이 소환해서 불출석하면 체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오후 1시 15분께 고발장을 제출하고 나오면서도 "3차에 걸친 조사가 전혀 필요 없는 조사였다"며 "작년 9월경 유튜브에 출연해서 발언했던 건 탄핵의 부당성에 대한 자기 방어성 발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게 법으로 걸린다면 조원철 법제처장도 선거법 위반으로 걸어야 한다"며 "똑같은 법이 이재명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는 이진숙에게만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조원철은 더 평등한 동물이고, 이진숙은 덜 평등한 동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극우성향 단체는 이 전 위원장이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부터 서울남부지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그를 응원하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 곳곳에 '윤어게인' 슬로건을 든 시민들이 다수 자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진숙 힘내라!', '정치경찰 처벌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연신 이 전 위원장의 이름을 외쳐댔다.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영등포경찰서장 등 고발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석방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영등포경찰서장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에 앞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이정민
"직권남용·불법체포" 주장에... 서울경찰청 "그건 그분의 생각, 법과 원칙따라 진행"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영등포경찰서장과 전 영등포경찰서 수사2과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 측은 "경찰은 이 전 위원장을 체포한 후 석방될 때까지 2회에 걸쳐 충분히 조사했고 추가 조사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았음에도 지난(달) 27일 출석하게 했다"며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으므로 피고발인들을 직권남용죄로 처벌해달라"고 주장했다.
고발장 제출에 동석한 임 변호사는 취재진에 "(고발장에 불법 체포 혐의는 담기지 않았지만) 불법 체포라고 생각한다"며 "불법 체포 감금이 되려면 검사와 판사가 경찰과 공모했거나 경찰이 검사, 판사를 속이거나 둘 중 하나인데 이 구조를 알 수 없어서 수사 기록을 보고 나서 나중에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등포경찰서는 이 전 위원장이 6차례 걸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자 지난달 2일 이 전 위원장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이 전 위원장이 국회에서 탄핵소추돼 직무 정지 상태였던 작년 9월 유튜브에 출연해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등 발언을 한 것을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 전 위원장은 체포된 지 이틀 만에 법원의 석방 명령에 따라 풀려났으며 같은 달 27일 경찰의 3차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위원장 측은 석방된 후로 지속적으로 경찰 체포·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해왔다. 지난 2일에는 피의자신문조서 내용을 공개하며 "조서 내용이 매우 빈약하고 같은 질문이 반복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3일 이 전 위원장의 직권남용 주장에 대해 "그건 그분의 생각"이라며 저희 쪽에서 특별히 말씀드릴 건 없다.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되며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