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2025 치매 생태계 세미나가 온라인 공간에서 열렸다. ⓒ 내마음은콩밭 협동조합
18일, 글로벌 제약기업 한국에자이가 주최하고, 사람 중심의 문화 디자인을 지향하는 내마음은콩밭 협동조합이 주관한 '2025 치매 생태계 세미나'가 온라인 줌(Zoom)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8월부터 진행된 치매 생태계 세미나의 5차 세미나에 해당하며, 오는 11월 25일에 마지막 6차 세미나가 진행될 예정이다.
치매 생태계란 치매에 걸려도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 환경을 뜻하며, 치매라는 복합적인 사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돌봄·정책·기업·시민사회 등 다양한 섹터가 서로 연결되어 협력하는 상호 작용 체계를 의미한다.
주최 측은 "이번 세미나가 치매 친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연결과 실천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며 "치매는 더 이상 병원이나 시설 안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치매 당사자가 나다운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전국 각지에서 치매 관련 활동을 하는 관계 기관 종사자, 연구자, 시민 등 약 30여 명이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이지은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치매 돌봄을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고 싶다"며 "우리 사회는 여전히 돌봄을 부담이나 책임으로 이야기하는 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치매와 함께 사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충분한 언어인지 의문이다"라며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이나 치매를 가진 사람에게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언어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치매 국가 책임제를 1호 공약으로 제시한 후 전국 모든 지자체에 치매안심센터가 만들어졌다. 긍정적인 변화였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지만 당시 정부의 언어가 치매를 어떤 것으로 상상하게 하는지에 대해선 문제의식이 있었다. 예방하고 준비하라는 언어에는 치매는 비용과 부담이라는 관점이 담겨 있었다. 가족이 감당할 수 없는 고통과 비극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이야기가 와닿긴 했지만, 돌봄을 일방적 관계를 넘어 응답 가능한 행위로 보고 정책 변화를 만들기 위한 담론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치매 국가 책임제란 치매를 개인과 가족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적 돌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된 정책이다. 지난 2017년 추진 이후부터 치매 예방, 진단, 치료, 돌봄, 가족 지원 등 전주기적 관리 시스템 구축이 이뤄졌으며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통해 의료비와 돌봄 부담을 완화하고 전국 지자체에 치매안심센터를 설립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약 97만 명으로 추정되며, 2026년에는 1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50년 한국의 치매 환자가 303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지은 교수는 "치매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삶의 한 방식으로서 치매와 함께 살기가 이야기되어야 한다"며 "돌봄은 책임, 부담이며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주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 언어로 정리되지 않는, 삶을 삶으로 살아지게 하는 응답의 가능성이나 능력이기도 하다. 돌봄을 받는 사람의 삶을 바꾸는 건 돌봄 제공자의 역량이 확장되는 일이기도 하다. 돌봄을 관계적 역량 확장의 실천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돌보는 사람이 고립되는 걸 막기 위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료나 친구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