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덕여자대학교 학교 홈페이지에 26일 오전 10시 올라온 '캠퍼스 건물 래커 제거 행사' 관련 게시글 ⓒ 동덕여자대학교
지난해 학교측의 일방적인 남녀공학 전환 논의로 논란에 휩싸였던 동덕여자대학교가 교내 캠퍼스 래커 제거 행사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학교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건물 래커칠이라도 우선 지워야 한다", "공학전환 논의가 진행되는 와중 너무 이른 결정" 등 의견이 분분하다.
동덕여대는 이날 오전 10시 재학생들만 볼 수 있는 학교 포털 홈페이지에 '캠퍼스 건물 래커 제거 행사'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12월 4일 본관 앞에서 캠퍼스 건물 래커 제거 행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참여 가능 대상은 학생, 교수, 직원으로 필요 장비에는 래커 제거 스크래퍼 및 장갑이 공지됐다. 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 대상으로 커피 쿠폰을 증정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공지 후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학내 SNS 채널을 통해 "(해당 행사 관련해) 지난 20일 학교 본부와 시설복구위원회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앞서 1~4일 '시설복구에 대한 8000 동덕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대다수 학생들이 래커칠 미화작업이 필요하다고 답해 이를 바탕으로 회의를 했다"고 전했다.
비대위 공지에 따르면 해당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 725명 중 95.2%가 '래커칠 미화작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비대위는 "학내 사안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래커칠을 지우는 것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해당 사안에 대해 학교와 논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학우 분들께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3일 공학전환 타당성 분석 발표 겨냥했나" 염려하는 시선

▲2024년 11월 17일 오후 남녀공학 전환 움직임에 반대하며 학생들이 시위중인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의 모습. ⓒ 권우성
학교와 비대위 결정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학내 구성원들도 있다. 졸업생인 신소현(문예창작과, 15학번)씨은 이날 <오마이뉴스>에 "다음 달 3일 '학교 공학전환 타당성 분석 결과 발표회'가 예정돼 있다"면서 "이미 1년간 건물 래커칠을 내버려두던 학교가 해당 행사를 발표한 것은 다가올 발표회를 염두에 둔 결정이 아니냐"라고 의문을 표했다.
신씨는 "지난 9월 진행한 '공학전환공론화 타운홀미팅'에 직접 참여했는데 여러 재학생이 래커 제거를 요구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학교 내 건물 래커를 둘러싼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에 학측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요구였을 뿐 학내 사안이 해결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움직임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졸업생 김강리(큐레이터학과, 17학번)씨는 "학내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면서 "해당 사안이 길어지며 '래커칠이라도 우선 제거하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사안이 종료되지 않았기에 큰 우려가 든다'는 의견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학교가 그간 공학전환 공론화 위원회를 꾸려 논의하고 있지만, 내부 결정상황이나 진척을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타운홀미팅 등 학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도 학측의 편향적인 운영 방식이 지적됐다"면서 "공론화 논의 상황도 학생들에게 적절히 제공되지 않았는데, 해당 행사가 발표돼 향후 학측 행보가 염려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