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 잡은 송언석-천하람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통일교 게이트' 특검법 추진을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통일교 게이트 특검을 향한 야당 공조에 힘찬 첫걸음이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정치권에 불거진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를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법' 발의에 공조하기로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17일 회동에서 신속한 특검법안 발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일단' 웃음꽃을 피웠다.
그러나 양당은 40분간 회동을 이어갔지만, 특검법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특별검사 추천권과 관련해 천 원내대표는 "개혁신당이 특검을 추천해야 한다"라고, 송 원내대표는 "국회 정당이 아닌 대법원이나 대한변협에 추천권을 맡기자"라고 각기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또 특검의 수사 대상에 대해서도 천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와 여야를 가리지 않는 엄정한 수사"에, 송 원내대표는 "통일교와 여권 간의 금품 수수 관계 및 은폐 정황 중심 수사"에 방점을 찍으며 입장 차를 보였다.
덕담과 이견 함께 주고 받은 송언석·천하람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만났다. 국민의힘 소속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박수민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송 원내대표는 천 원내대표를 기다리며 "기자들이 굉장히 많이 왔다. 이렇게 많이 모인 건 (최근 들어) 처음인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약속한 시각이 되자 천 원내대표는 개혁신당 소속 이주영 정책위의장, 이동훈 수석대변인과 나타났다. 양당 원내대표는 웃는 얼굴로 악수하며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특검에 신속 호응해 준 송 원내대표님, 탁월하다"란 덕담으로 발언을 시작한 천 원내대표는 "통일교 사건은 특정 종교와 정치권이 금전·향응 제공 등으로 위법하게 유착된 사건"이라며 "정치와 종교의 유착은 국정 운영의 공정성과 민주주의의 근간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따라서 여야를 가리지 않는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본인들의 불법성이 드러나면서 태세를 바꿔 통일교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나 특검의 필요성을 부정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당당하다면 통일교 특검을 거부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일교 특검법을 만드는 과정부터 국민적 요구와 신뢰를 극대화하여 민주당이 특검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를 위해 ▲ 특검 추천권을 통일교로부터 자유로운 개혁신당이 가질 것 ▲ 특검 수사 범위를 민주당이 반대할 수 없는 내용으로 간단명료하게 구성할 것 ▲ 과도한 인력 배치, 세금 낭비 등을 피하기 위한 소규모 특검을 구성할 것 등을 제안했다.
마찬가지로 덕담으로 발언을 시작한 송 원내대표도 "이재명 정권 핵심 인사들이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통일교 게이트 연루 정황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라며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의 이름을 거론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 핵심부가 얽혀있는 통일교 게이트를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히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강제 수사권을 가진 특검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통일교 윤영호 전 본부장의 증언과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통일교에서는 정권의 핵심 인사들을 선별적으로 접촉하면서 영향력의 사슬을 구축하고, 최종적으로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어지는 접근 루트(경로)를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특히 "특검의 조속한 출범을 위해서 우리 국민의힘에서는 특검법의 세부 내용에 대해서 열린 자세로, 전향적으로 개혁신당과의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어진 발언에서 송 원내대표는 천 원내대표의 주장과 달리 ▲ 특검 추천권을 대한변호사협회나 대법원장에게 맡길 것 ▲ 특검 수사 대상은 통일교와 여권 간의 금품 수수 관계 및 은폐 정황 중심으로 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통일교 게이트 특검을 조속히 출범시키는 일"이라며 "그 부분에 있어서 개혁신당과 국민의힘 간에는 이견이 없기 때문에 세부적인 실무 사항에 대해서는 조속히 협상을 마무리 짓고, 특검법을 발의해서 더불어민주당이 이 법을 꼭 통과시킬 수 있도록 힘을 합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통일교 게이트 특검을 향한 야당 공조의 힘찬 첫걸음이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라며 말을 마쳤다.
비공개 회동서도 평행선... 그래도 기쁜 양당?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통일교 게이트' 특검법 추진을 위해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만나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두 원내대표는 이어 비공개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 나란히 섰다. 송 원내대표는 "천 원내대표와 쌍특검법을 발의하는 부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얘기들을 나눴다"라며 "서로 간에 충분히 견해를 교환했다. 일부 일치하지 않는 점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어느 정도 비슷한 방향으로 견해가 함께 했다"라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송 원내대표가 여러 가지 옵션을 열어두고 말씀을 주셔서 논의가 굉장히 원만하게 잘 이루어졌다"며 "가능하면 이번 주 중으로 논의를 마무리하고 법안을 발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그는 "다만 몇몇 쟁점에 대해서 이제 저희가 각자 당내에서 추가로 의견 수렴을 해야 되는 부분들이 있다"라고 부연했다.
송 원내대표가 "이 정도로 (마무리)할까요?"라고 말하자 취재진은 "질문 있는데 안 받으십니까?"라고 되물었다. 송 원내대표는 취재진을 향해 손바닥으로 거부 의사를 표하고 자리를 떴다. 결국 천 원내대표만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 응했다.
천 원내대표는 "비교섭 단체 중 조국혁신당과 진보당도 있는데 (특검 추천권을) 개혁신당만 가지자고 한 이유는, 두 당이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과 단일화했던 정당들이기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이 정당들은 형식은 야당이지만 범여권 정당인 셈이다. 그런 정당에 특검 추천권을 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송 원내대표가 언급한 '쌍특검'에 대해서는 "그 표현은 민중기 특검의 여러 불법적 행태를 포함해 '특검을 특검하자'는 것"이라며 "이를 별도 (법안으)로 할 건지, 아니면 통일교 특검법안에 포함할 것인지 등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천 원내대표는 "오늘 협상으로 (논의가) 80% 정도 진행됐다"라고 평가하며 "아직 (추가 회동과 관련해) 정하진 않았지만 이번 주 중으로 또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후 취재진과 만난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받을 수밖에 없는 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특검 추천권을) 개혁신당만 하면 민주당이 받겠나? 오히려 그게 빌미가 될 수 있다. 수용성이 없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박수민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22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야권 진영이 공조해 기쁘다"며 "필요하면 (개혁신당과) 수시로 전화하며 이번 주 합의, 다음 주 발의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원내대표실 안에 있던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 보충 성격의 '2차 종합 특검' 도입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통일교 특검부터 해야 한다! 무슨 소리인가!"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