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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서울대학교 학사정보 서비스 '스누지니'에 따르면 서울대 경제학부의 마르크스 경제학 교과목인 <정치경제학입문>, <마르크스경제학>, <현대마르크스경제학> 세 과목이 폐지된 것으로 확인된다.
18일 서울대학교 학사정보 서비스 '스누지니'에 따르면 서울대 경제학부의 마르크스 경제학 교과목인 <정치경제학입문>, <마르크스경제학>, <현대마르크스경제학> 세 과목이 폐지된 것으로 확인된다. ⓒ 서마학 제공

서울대가 경제학부 교과목 중 가장 높은 수요를 보인 마르크스 경제학 수업을 끝내 '폐지' 처리했다. 그간 마르크스 경제학은 실질적 폐강 상태였지만, 행정적으로 '폐지'되어 12월 말부터 매 학기 실시되는 교과목 수요조사 목록에서도 제외된다. 서울대 학생들은 "수요를 표출할 통로조차 막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목소리에 자물쇠를 채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18일 서울대학교 학사정보 서비스 '스누지니'에 따르면 서울대 경제학부의 마르크스 경제학 교과목인 <정치경제학입문>, <마르크스경제학>, <현대마르크스경제학> 세 과목이 폐지된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교과목을 스누지니에 검색하면 "이 교과목은 폐지된 교과목입니다"라는 문구가 뜨며, 서울대 교무과 역시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폐지 사실을 인정했다.

'대체 교과목'으로는 <정치경제의 이해>, <경제학사>, <경제학고전강독>, <정치경제와 게임이론>까지 네 과목이 지정돼 있다. 서울대학교 학칙인 '교과과정 편성 및 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대체교과목은 교과목이 폐지된 경우에 지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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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수요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2024년 1학기를 끝으로 마르크스 경제학 교과목들을 사실상 폐강했지만, 행정적으로 '폐지' 처리하지는 않아왔다. 그동안 서울대 학생들은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을 만들고, 마르크스 경제학 강의 개설 중단 이후 높은 수요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서울대의 "수요 부족" 논리를 반박해온 바 있다. 서마학이 지난 6월 '0학점 공개강좌' 형태로 부활시킨 마르크스 경제학 수업에는 서울대 재학생 300명을 포함한 수강생 3000여 명이 몰리기도 했다.

서마학 소속 최아무개(20, 자유전공학부)씨는 "<정치경제학입문>을 폐강할 때 서울대 경제학부는 언론에 '교원과 강의 시수가 부족해 불가피한 결정이며 학생들의 수요에 따라 다시 개설할 수 있다'고 변명해놓고서는 정작 학생들이 수요를 보여주니 수요를 표출할 수 있는 통로를 가로막았다"며 "'수요 부족' 논리가 더이상 통하지 않으니 결국 명분 없이 해당 교과목을 폐지하는 '답정너'식 처사"라고 비판했다.

 18일 서울대학교 학사정보 서비스 '스누지니'에 따르면 서울대 경제학부의 마르크스 경제학 교과목인 <정치경제학입문>, <마르크스경제학>, <현대마르크스경제학> 세 과목이 폐지된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세 교과목들의 '대체교과목'으로 <정치경제의 이해>, <경제학사>, <경제학고전강독>, <정치경제와 게임이론> 네 개의 교과목이 지정돼있다.
18일 서울대학교 학사정보 서비스 '스누지니'에 따르면 서울대 경제학부의 마르크스 경제학 교과목인 <정치경제학입문>, <마르크스경제학>, <현대마르크스경제학> 세 과목이 폐지된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세 교과목들의 '대체교과목'으로 <정치경제의 이해>, <경제학사>, <경제학고전강독>, <정치경제와 게임이론> 네 개의 교과목이 지정돼있다. ⓒ 서마학 제공

실제 <오마이뉴스>가 서울대 학사과를 통해 입수한 '2026-1학기 개설교과목수요조사현황'에 따르면 <정치경제학입문>, <마르크스경제학>, <현대마르크스경제학> 세 과목에 대해 2026년도 1학기 수강을 희망하는 인원은 각각 49명, 47명, 48명이었다. 이는 해당 학기 서울대 경제학부 수요조사 교과목들 중 가장 많은 인원으로 그 다음으로 높은 수요를 보인 <주식, 채권, 파생금융상품 1: 이론>(7명)을 크게 상회했다. 해당 마르크스 경제학 교과목 세 과목은 2025년 겨울학기(23~24명)와 2025년 여름학기(16~21명) 수요조사에서도 경제학부에서 가장 많은 수요를 보였다.

8학기 지나기 전 선제적 폐지... "의도적으로 배제된 것" 학생들 비판

서마학 소속 김선아(22, 사회학과)씨는 "마르크스 경제학이 완전히 '폐지'돼 커리큘럼에서 삭제되고 경제학의 분과 학문에조차 들지 못하게 됐다"며 "학문의 다양성을 위해 필요한 교과목이고 수요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마르크스 경제학이 '폐지된 건 단순히 경쟁에서 밀린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배제된 것"이라 비판했다.

또한 김씨는 "서울대 학칙에 따르면 계절학기를 제외한 정규 학기 8개 학기 동안 미개설된 학문은 자동적으로 폐지되는데 마르크스 경제학 교과목은 8개 학기가 지나기도 전에 폐지됐다"며 "다른 경제학부 교과목들 중 2~3년간 미개설된 교과목들은 여전히 폐지되지 않고 살아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마르크스 경제학만 의도적으로 축출하기 위한 고의적이고 차별적인 행정이다"라고 꼬집었다. 서울대학교의 <교과과정 편성 및 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8개 학기(정규 학기)동안 미개설된 교과목은 자동적으로 폐지 처리된다.

서울대학교 교무과 관계자는 1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규 학기 8개 학기가 지나지 않았는데 교과목이 폐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도 "8개 학기가 지나기 전에 해당 학과나 학부에서 폐지를 요청하면 폐지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현대마르크스경제학>, <마르크스경제학>, <정치경제학입문> 세 강의는 각각 2022-2학기, 2023-2학기, 2024-1학기를 끝으로 폐강됐는데 모두 미개설된 지 8개 정규 학기가 지나지 않았다. 교무과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교과목들은 서울대 경제학부 측에서 먼저 폐지를 요청하지 않으면 폐지가 불가능한 것이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 등 서울대 학생 10여 명이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 재개설 및 강사 임용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 등 서울대 학생 10여 명이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 재개설 및 강사 임용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서마학

학생들은 "대체 교과목으로는 마르크스 경제학 수업을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씨는 "마르크스 경제학 수업은 기존의 주류경제학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면서 대안적인 경제학 체계를 탐색하는 게 핵심인데 대체 교과목 네 개의 커리큘럼은 동떨어진 주류경제학 과목"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대에서 마르크스 경제학 교과목을 가르쳐온 강성윤 교수도 "대체교과목 중 '정치경제'라고 이름이 붙은 것은 주류경제학에서의 공공선택이론을 일컫고 '게임이론'도 철저히 주류경제학 이론"이라며 "마르크스주의 이론과 전혀 상관 없는 과목들을 대체교과목이랍시고 내세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불가피한 폐지 사유가 있지도 않은데 수요조사 결과에서도 삭제한 건 학생들의 목소리에 자물쇠를 채우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대 경제학부 측은 '마르크스 경제학 세 개 교과목이 폐지된 경위와 이유가 무엇인지', '대체교과목이 기존의 마르크스 경제학 교과목을 대체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등의 질문에 17일 서면 답변을 통해 "경제학부에서는 별도로 회신 답변드릴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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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16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마르크스경제학 강의·강사 채용 배제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지난 6월 16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마르크스경제학 강의·강사 채용 배제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 정초하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모임(서마학)'이 서울대의 마르크스경제학 강의·강사 채용 배제를 비판하며 개설한 '정치경제학입문' 공개 강의의 홍보물.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모임(서마학)'이 서울대의 마르크스경제학 강의·강사 채용 배제를 비판하며 개설한 '정치경제학입문' 공개 강의의 홍보물. ⓒ 서마학









#마르크스#서울대#마르크스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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