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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23 09:57최종 업데이트 25.12.23 09:57

특수건강검진, 제대로 받는 법

[진료실에서 보내는 편지] 건강상태에 대한 관심, 업무환경을 잘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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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건강검진(아래 특수검진)은 특정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일을 수행하는 사람의 건강관리를 위해서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검진입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재작년 한 해 약 10만여 개의 사업장 소속 약 260만여 명이 특수검진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규모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제도권 내 검진이지만 외형상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국가건강검진(아래 국가검진)과 유사한 부분도 적지 않아 그 중요성과 의미가 간과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특수검진은 일반인 대상으로 보편적으로 시행되는 국가검진과 시행 취지부터 다른 부분도 많기 때문에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진료실에서 보내는 편지'는 특수검진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 잊지 않아야 할 몇 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검진을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 유해물질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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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검진에서는 검사 항목과 주기가 나이와 성별, 병력(간염), 생활 습관(흡연) 등에 따라 정해지지만, 특수검진에서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노출되는 유해물질에 따라 정해집니다. 대개 노출되는 유해물질(혹은 유해인자)이 분진이라면 흉부엑스선검사와 폐기능 검사, 소음이라면 청력 검사, 화학물질이나 중금속 종류라면 해당 건강 영향에 맞게 혈액검사와 소변검사가 검사 항목에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내가 평소 취급하거나 노출되는 유해물질이 알맞게 선정되어 있는지 혹여 누락되거나 반대로 해당하지 않는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진 않은지 직접 관심 갖고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설령 유해물질을 간헐적으로 취급하더라도, 혹은 유해물질이 내가 일하는 장소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접 장소로부터 확산·비산되는 경우라도 실제로 노출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특수검진 대상 유해물질에 포함됩니다.

나아가 이전 특수검진에서 포함되었던 유해물질을 확인하여 전 회차 대비 제외되거나 추가된 것 등 변경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검진일 전 직접 보건업무담당자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사업장 현실상 보건전담부서 및 관리감독자 등에 의해서 선정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검진 당일에라도 꼼꼼히 확인하여 실제와 차이가 있는 경우 보건업무담당자나 검진기관 총괄실무자 혹은 검진의사에게 말씀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특수검진 자료는 직업병 산재 신청 시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과거 유해물질 노출 사실을 입증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곤 합니다. 내가 과거 어떤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업무를 수행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해당 물질에 대한 특수검진 대상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노출이 실재했었다는 정황이 인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업주에게는 짧게는 5년, 길게는 30년의 결과 보존 의무가 부여됩니다. 그러므로 설령 해당 유해물질이 당장의 중대한 건강상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여겨지더라도, 내가 취급하거나 혹은 직접 취급하지 않더라도 직장 내 노출되는 물질이 제대로 선정되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수검진 대상 물질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미리 받는 소변은 반드시 해당 시점에 받아야

특수검진을 '특수'하게 만드는 검사 중 하나가 바로 생물학적 노출지표 검사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이 검사는 유해물질 자체나 혹은 그 분해 산물이 체내 얼마나 누적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대개 소변, 혈액 등 생체시료를 이용하여 검사가 이루어지며 그중에서도 소변을 활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생물학적 노출지표 검사 대상인 경우 보통 검진기관에서 소변을 '검사일 전에 미리' 받아 달라며 작은 통을 제공함과 동시에 어느 시점에 소변을 받아달라고 요청이 옵니다. 체내 유해물질 수준을 정확하게 산출하기 위해서 보통 업무 종료 전 2시간 내에 받아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유해물질 노출 수준이 과소평가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점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검진의사와의 면담에 앞서 질문할 내용을 생각해야

 특수검진에서 검진의사 면담이 중요한 이유는 짧은 시간이나마 교육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특수검진에서 검진의사 면담이 중요한 이유는 짧은 시간이나마 교육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 AI 생성 이미지

검진의사와 수검자의 면담을 일컫는 명칭은 꽤 많습니다. 누구는 문진이라고 하고, 다른 이는 상담이나 면담, 또 진찰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물론 특수검진이 검진의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에 결과 해석에 필요한 기본적인 혹은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임상적 의미의 문진(history taking) 또한 중요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검진의사 면담의 실제적 의미나 취지는 개인 단위로 이루어지는 교육에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건강과 의학 지식에 관하여 크고 작은 오해와 인지 오류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그저 건강에 대한 감수성이 낮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반대로 막연한 우려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 또한 적지 않습니다. 이와 함께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굉장히 아쉬운 의사 결정을 하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혈압약은 무조건 평생 복용해야 하기에 지켜볼 수 있을 만큼 지켜봤다가 복용해야 한다거나, 당뇨는 관련된 증상이 없어서 약 복용 필요성을 부정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것입니다.

특수검진에서 검진의사 면담이 중요한 이유는 짧은 시간이나마 교육이 가능하다는 데 있습니다. 서면을 통해 설명과 이해가 어려운 건강 상태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 듣고 본인의 생각을 말하고 질문할 수 있는 교육을 통해 그간 간과되었던 건강 상태나 유해한 업무환경에 관한 관심을 환기하고 감수성을 일깨워주는 효과는 직접 면담을 통해서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특수검진 의사와의 면담이 중요한 이유는 평소 만날 일이 굉장히 드문 과목 전문의와 면담을 한다는 데 있습니다. 특수검진에서 접하는 전문의의 전공 분야는 직업병 등 업무와 건강의 관계에 대한 분야로서 흔히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접할 수 있는 임상의사의 전문 분야와 제법 다릅니다. 이 기회를 활용하여 자신의 업무와 관련한 건강상 우려를 질문하는 것이 좋고, 굳이 그런 것이 없다면 일반적인 건강과 관련한 측면에서도 질문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질문할지 면담 전 미리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막상 면담 시에는 무얼 질문하면 좋을지 떠오르지 않는다는 분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관심이 중요

건강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고 체감하기 어려워 그 소중함을 일상에서는 간과하기 쉽습니다. 게다가 업무상 위험은 어련히 누군가 신경 써 줄 거란 생각으로 무관심한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이해를 기반으로 받은 특수검진을 통해 나의 현재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현재 내가 간과하고 있는 건강상 위협은 무엇인지도 파악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노동안전보건 월간지 <일터> 12월호에도 게재됩니다. 이 글을 쓴 박승권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으로 직업환경의학 전문의입니다.


#특수건강검진#직업병#특수검진대상물질#보건업무담당자#유해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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