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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파주시의회 본회의를 진행하는 박대성 의장 (더불어민주당) 12월 18일 파주시의회 본회의를 진행하는 박대성 의장 (더불어민주당)
12월 18일 파주시의회 본회의를 진행하는 박대성 의장 (더불어민주당)12월 18일 파주시의회 본회의를 진행하는 박대성 의장 (더불어민주당) ⓒ 파주시의회

지난 12월 18일, 파주시의회는 파주시가 제출한 '기본생활안정지원금' 예산 531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주도하고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동조한 삭감의 명분, 어딘가 익숙하다. '재정이 어려운데 현금 살포성 포퓰리즘은 안 된다', '10만 원으로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라는 주장이다.

이 사태를 두고 지역 일각에서는 양비론이 고개를 든다. "김경일 파주시장의 선심성 현금 살포"와, "의회의 무조건 삭감" 모두 문제라는 것이다. 혹은 더 정교한 복지 설계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내뱉는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의미 없는 외침에 가깝다.

기본생활안정지원금은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복지와 경제. "선심성"이라는 수식어는 복지에 해당할 순 있지만, 경제에는 들어맞지 않는다. 즉 이들은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공공 투자의 성격을 해당 정책이 지니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예산 전액 삭감 사태는 포퓰리즘에 대한 야당의 방어가 아니라, 민생을 보살필 수 있는 경기 부양책을 걷어찬 자해에 가깝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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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인당 10만 원은 소비의 문을 여는 마중물이다. 불경기일수록 사람들은 지갑을 닫는다. 이때 지급되는 지원금은 시민들을 가게로 이끄는 강력한 유인책의 역할을 한다. 통계적으로 지원금을 받은 시민들은 지급액만 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돈을 보태어 추가 소비를 한다. 확실한 효과를 지녔음을 입증하듯, 파주시 내 민생 지원금 사용처는 약 1만 7천여 곳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즉, 기본 사회 구상은 소상공인들에게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온 "실질적인" 정책이었다.

둘째,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사실 중 하나는 이 예산이 전액 "파주페이"로 지급될 예정이었다는 점이다. 파주페이는 파주시의 지역 화폐 브랜드로, 지역사회 내에서는 대다수의 가게에서 "파주페이 됩니다" 스티커를 붙일 만큼 상용화되었다. 파주페이는 사용 기한과 사용처가 지정된다. 예컨대 파주 관내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현금 500억을 단기간에 풀면 "저축 심리"의 문제가 생기지만, 지역 화폐와 연계하면 531억의 자금을 파주 골목상권에 빠르게 회전시키는 정책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1인당 10만 원이 아니라, 골목 상권 매출 531억 원으로 바라보자. 시민 한 명에게는 작은 돈일지 몰라도, 파주시 소상공인 전체의 입장에서 보자. 자영업 시장에 들어올 예정이었던 531억의 매출은 파주시의회 내 시의원의 야합으로 한순간에 취소되었다.

일각에서는 현금 살포보다는 그 예산을 통해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기업 하나 유치해 500억 원의 투자 효과를 내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이익 집단의 기생과 불확실성의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불확실성과 확실성 사이에서, 파주 시민이 바라는 방향은 어느 쪽이었는가?

작금의 사태는 정치의 논리 속에서 시민의 지지를 받은 정책이 소리 소문 없이 흔들린 초유의 사태이다. 파주시와 시의회 간의 힘겨루기가, 힘없는 파주시민의 명줄을 쥐고 흔들고 있다. 삭감 찬성론자와 반대론자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을 지키며 점잖게 "중간"을 말하는 이들에게 묻는다. 완벽한 설계를 준비하겠다는 명분으로, 당장 배고픈 시민과 소상공인의 밥그릇을 깨버리는 결과에 동조할 것인가? 발전의 과정이라는 명분으로 복지를 놓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 될 일이다.

#파주시#기본생활안정지원금#파주시의회#김경일#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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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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