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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해 제작한 자료 이미지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해 제작한 자료 이미지 ⓒ 오마이뉴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도 최소한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본다. 이미 지구 반대편 프랑스와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각 나라로부터 말레이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아이들의 SNS 사용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나같이 SNS를 아이들의 정서를 해치고 교육을 망치는 주범으로 지목한다.

나라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16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의 대화 채널은 물론, 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까지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영화를 관람할 때처럼 SNS 사용에도 나이 제한이 필요하다는 거다. 심지어 등교할 때 스마트폰 소지 자체를 금지하는 국가도 있다.

어느덧 SNS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세대를 초월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소통 창구로서, 사회의 투명성과 집단 지성이 발현돼 민주주의를 고양하는 역할을 할 거라는 핑크빛 전망이 무색해졌다. 적어도 요즘 아이들에게 SNS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의 찾아보기 힘든 '악마의 도구'가 됐다.

땀 흘리는 운동 중에도 '확인'... 단 한시간도 못견디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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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SNS 없인 하루는커녕 단 한 시간도 견디질 못한다. 카카오톡이든, 인스타그램의 DM이든 잠시라도 연락이 오가지 않는 걸 불안해한다. 공부할 때는 말할 것 없고, 땀 흘리는 운동 중에도 쉴 때면 어김없이 SNS부터 확인한다. 전화 통화가 SNS로 대체된 건 이미 오래다. 마주 앉은 상태에서도 SNS로 대화하는 건 그들에게 익숙한 풍경이다.

"SNS를 통해 친구들과 대화하는 게 뭐가 문제죠?"
"SNS가 없다면, 학교 공지 사항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동아리 활동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뤄지는데, SNS 사용을 통제하는 건 말이 안 돼요."
"SNS는 죄가 없어요. 악용하는 사람이 문제일 뿐이죠."

10대 청소년들의 SNS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 주장에 아이들은 도중에 말을 끊으며 발끈했다. SNS의 사용을 금지하는 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강화 등을 통해 바루어야 옳지, 법적 강제를 통해 무조건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건 잘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 침해라는 주장도 전가의 보도다. 일과 중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학교의 생활 규정이 학생인권조례의 취지에 반한다는 시민단체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는 법률이 제정됐지만, 수업 시간에만 적용되어 한계가 뚜렷하다.

아이들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스마트폰과 함께 SNS 사용 문제는 아이들끼리 벌이는 토론의 단골 주제이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승패가 갈린다. 압도적인 수적 열세 속에 반론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이는 SNS의 사용을 제한해선 안 된다는 아이들의 주장에 강력한 근거로 작용한다.

문제는 그들 스스로 SNS의 무분별한 사용이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해 간과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등하굣길 버스 안에서는 물론, 걸어 다니는 중에도 스마트폰에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한다.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쥐고 있으면 십중팔구 웹툰이나 쇼츠 영상을 보고 있는 거고,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면 게임을 하거나 SNS로 문자를 보내는 중이다.

아이들에게 SNS는 '소통 수단'이라기보다 '놀이 기구'다. 재미있는 '움짤'을 공유하고 키득거리며 서로의 우정을 돈독하게 한다. 실시간으로 중요한 정보와 소식을 전하기 위해 SNS에 접속하는 게 아니라, 웃고 떠들며 시간을 죽이려는 목적이 더 크다.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한 심심할 겨를이 없다.

학교폭력 신고 접수될 때마다 거론되는 'SNS'

 스마트폰.
스마트폰. ⓒ pexels

SNS 단체 대화방은 '놀이터' 그 이상이다. 대화방에 초대된 아이들끼리 최근에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뉴스를 전하거나 또래들의 '힙한' 문화를 공유하기도 하지만, 특정 개인에 대한 뒷담화 공간으로 오용되는 게 다반사다. 담임교사를 향한 '패드립'도 공공연하고, 친구들을 조롱하고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기 위해 '동의 없이 촬영한' 사진까지 버젓이 게시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될 때마다 어김없이 거론되는 게 SNS 단체 대화방이다. 특정 아이를 지목해 따돌리고 괴롭히는 데 SNS 만큼 '유용한' 도구는 없다. 한 아이를 '강퇴'시킨 다음, 남아있는 아이들이 무차별적으로 그에 대한 뒷담화를 쏟아내는 놀이 문화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게 엄연한 학교폭력이라는 사실조차도 모른다.

나머지 아이들은 '강퇴' 당한 친구를 쉬이 두둔하지 못한다. 그랬다간 함께 왕따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차마 그들과 맞장구를 치지 못하겠다면 침묵하고 외면하는 게 상수다. 안타깝게도 요즘 아이들에게 SNS 단체 대화방은 건강한 토론의 장이라기보다 가랑비에 옷 젖듯 배타적이고 폭력적인 집단주의 문화를 체화하는 공간으로 변질됐다.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고 신고하는 것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기실 집단 괴롭힘은 학교폭력의 수많은 종류 중 가장 심각한 사안에 속한다. 집단 따돌림이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괴롭힘의 경우,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하거나 종결할 수 없다. 무조건 교육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해야 하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피해를 당한 아이가 선뜻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는 '후과'가 두려워서다. 연루된 아이들이 모두 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나머지 친구들로부터 '불편해하는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테면, 학교폭력으로 신고되지 않을 정도의 '투명 인간' 취급을 받는 거다. 이 또한 SNS 단체 대화방에 길들어진 아이들의 그다지 특이하달 것 없는 문화다.

SNS에서 오가는 그들의 언어도 '위험 수위'를 훌쩍 넘어섰다. 아이들의 일상생활 속 어휘는 태반이 SNS를 통해 체득된 것이다. 교과서 속 어휘들은 시험 답안을 작성할 때나 사용하는 '문어체'일 뿐, 그들의 대화에서는 거의 들을 수 없다. 쓰지 않는 어휘다 보니 맞춤법도 엉망이고, 이른바 'SNS체'를 그대로 답안지에 적는 경우도 허다하다.

언어가 아무리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의미와 형태가 변한다 해도, SNS에서 아이들끼리 오가는 언어는 차마 '한국어'라고 부르기도 뭣하다. 기성세대에겐 당최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이 너무 많다. 그들의 문장 속에 알아들을 수 있는 몇몇 단어를 통해 대강의 말뜻을 유추할 따름이다. 흡사 영어 영역 시험의 지문을 해석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언어는 사고의 집'이라고들 한다. 욕설에 가까운 SNS상의 비루한 말들은 요즘 아이들의 거친 성정과 부박한 인식을 방증한다. 책 읽기를 멀리하고 은어와 비속어에 오랫동안 익숙해지다 보니 되레 교과서의 평범한 단어의 뜻조차 몰라 헤매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에게 '행간 읽기'를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다. '행간 읽기'의 의미는 알까 싶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어른들도 있다. 채소 먹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아이들도 나이가 들면 저절로 입맛이 바뀌듯 아이들끼리 소통하는 거친 말들도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쓰지 않게 된다는 거다. 그러나 입 밖으로 나오는 언어는 순화될지 몰라도 10대 시절의 거친 말들에 담긴 되바라진 심성이 회복되기는 어렵다.

도박에 마약까지... 나날이 넓어지는 '오용 범위'

어느덧 학교폭력의 온상이 된 SNS는 나날이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최근엔 친구들끼리 도박 사이트를 공유하는가 하면, 마약이 거래되고 확산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현재 청소년 도박과 마약 관련 문제는 교육 당국에서 하루가 멀다 않고 일선 학교에 공문을 내려 각별한 주의와 교육을 당부하는 역점 사안이다.

한 아이는 전국의 중·고등학생 중에 인터넷 도박을 경험하지 않은 경우는 단 한 명도 없을 거라고 단언했다. 액수와 횟수의 차이만 있을 뿐이고, 스마트폰에 도박 관련 앱 한두 개는 설치돼 있을 거라고 했다. 잘 드러나지 않을 뿐, 이미 도박에 중독된 아이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약물 오남용의 창구가 될 가능성도 있다. 흔히 '집중력을 높이고 점수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주는 영양제'로 소개되며 성적 때문에 불안해하는 아이들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다. 특정한 상품을 구매하면 사은품처럼 '영양제'를 끼워준다는 등의 정보를 얻는 곳 역시 SNS다.

'SNS체'의 범람과 학교폭력, 도박, 마약 등 부작용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현실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강화 운운하는 건 한가하기 짝이 없다. 누구 말마따나, '집이 불타는데 커튼 색깔 걱정하는' 격이다.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SNS와 같은 소통 수단이 아니라, 소통의 이유와 목적을 성찰하며 소통을 과감히 차단할 줄 아는 배짱이다.

#SNS사용제한#미디어리터러시#집단주의문화#학교폭력#청소년도박과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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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나의 스승

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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