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남본부, 7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 기자회견. ⓒ 윤성효
"2026년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실현 원년을 선언한다."
고용노동부가 원청과 하청, 하청사업장에 대한 '교섭단위 분리'의 '2단계 창구단일화'를 내용으로 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남본부(본부장 김은형)가 7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외쳤다.
지난해 국회는 노동조합및노사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를 개정해 사용자를 '노동조건 결정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로 확대해 원청도 하청(노조)의 교섭에 포함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은 유지하되 교섭 단위 분리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시행령을 개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주노총은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이 노조법 개정 취지를 무력화하는 개악"이라며 "별도의 창구단일화 없이 원청교섭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노총은 2026년을 '원청교섭 원년'으로 선포하고 "책임 있는 사용자와의 실질적 교섭권 쟁취"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026년 새해를 맞아, 멈춰버린 노동 존중의 시계를 다시 돌려 놓고자 나섰다"라며 "올해는 수십 년간 노동자를 억압한 간접고용의 속박을 부수는 '원청교섭 원년'이자, 노동자 어느 누구도 배제 되지 않는 '노동기본권 완전 쟁취'의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진짜 사장'이 책임지는 원청교섭 구조를 반드시 쟁취하겠다. 원청 사용자에게 실질적 사용자 책임을 묻고,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자가 교섭에 응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정의이자 상식이 아닌가"라며 "하청, 파견, 용역, 특수고용이라는 이름 아래, 지배력을 휘두르며 이윤을 독식한 원청 자본은 노동조건 개선의 책임을 회피한 현실에 분노한다. 이제 더 이상 '바지사장' 뒤에 숨어 노동자의 고혈을 짜내는 비겁한 행태를 완전히 끊어내야 한다"라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원청교섭 쟁취는 노동시장 불평등 구조를 바로잡고 노동권의 하향 경쟁을 멈추게 하는 우리 사회 모두의 과제다"라며 "'모든 노동자'에게 차별 없이 적용되는 노동기본권을 실현하자"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대한민국 사회는 여전히 노동자를 쪼개고, 나누고, 서열화한다. 누군가의 권리는 당연시하고 누군가의 권리는 유예해 왔다.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라는 이유로,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노동법 보호 밖으로 밀려난 수백만 노동자의 현실은 우리 사회의 수치가 아닌가"라며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통해 '노동자라면 누구나'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고, '노동자라면 누구나' 노동조합을 통해 권리를 외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호소했다.
또 이들은 "2026년, 우리는 다시 길을 연다. 원청교섭의 길,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실현하는 길, 노동이 존엄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조합원의 조직된 힘으로 단결 투쟁으로 열어낼 것이다. 투쟁으로 쟁취하자. 연대로 돌파하자"라며 "2026년, 노동이 존중받는 정의로운 시대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김은형 본부장은 "지난 우리의 투쟁은 부족하지만 국회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의 성과를 쟁취했다"라며 "사용자성 인정으로 교섭의 길을 열었지만, 노동자성은 개정되지 못했다. 20년 세월의 투쟁을 수포로 돌릴 수 있는 노동부의 꼼수 시행령 앞에 놓였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5인미만 사업장. 플랫폼등의 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 노동법 보호를 받아야 한다. 교사·공무원 역시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노동자로서 정치기본권,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라며 "2025년 윤석열 내란을 막고, 윤석열 파면·구속, 내란세력 청산, 사회대개혁 투쟁을 전개한 우리는, 이제 원청교섭 쟁취를 위한,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정치기본권 쟁취 원년이 되기 위한 투쟁을 선포한다"라고 말했다.
강인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은 "지난 12월 26일, 중앙노동위원회는 결정했다. 하청지회의 원청 교섭권을 인정했고, 의제와 관계없이 원·하청이 자율적으로 교섭하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한화오션에 교섭을 요구했다"라며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3월 10일,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에 보자', '대법원 판결 이후에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묻겠다.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은 지금 아무런 효력도 없다는 말이냐. 만약 우리가 조정도 거치지 않고 파업하면 그때는 가만두겠느냐. 아니다. 그때는 또 불법이라며 처벌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겪었다"라며 "2022년, 모든 법 절차를 밟아 정당하게 진행한 51일 파업에 윤석열정부와 자본은 어떻게 했느냐. 간부들에게 징역 20년 4개월,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 470억 원을 들이댔다. 그 불법을 그렇게 외치던 자본이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을 대놓고 거부하고 있다. 그런데도 노동부는 아무 말도, 아무 조치도 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강 지회장은 "우리는 이미 속아봤다. 비정규직 보호법, 정말 비정규직을 보호했느냐. 아니었다. 그 법을 악용해 비정규직을 더 많이, 더 잔인하게 늘여놓지 않았느냐"라며 "지금도 똑같은 상황을 반복하려 한다. 원·하청 교섭을 보장한다고 말하면서 시행령에 온갖 장치를 집어넣으면 자본은 핑계 대며 또 교섭을 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화오션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거통고조선하청지회에 가입해 있다.
김지성 전교조 경남지부장, 이장규 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 이소정 정의당 경남도당 사무처장, 이영곤 진보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이 참석해 발언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남본부, 7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 기자회견. ⓒ 윤성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남본부, 7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 기자회견. ⓒ 윤성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남본부, 7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 기자회견. ⓒ 윤성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