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유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 소장과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희순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장,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박용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 부소장 오병두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공소청·중수청 입법예고 법안,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정부가 공개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에 대해 "검찰 권한 축소와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원칙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검찰 피해자 이재명 대통령이라 다를 줄 알았는데, 배신감이 든다."
정부가 수사·기소 분리를 목표로 내놓은 공소청·중수청 설립 법안이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중수청 인력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안이 공개되자, "중수청이 검찰의 새로운 식민지가 될 것"이라는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공소청 역시 기존 고등검찰청 기능을 그대로 옮겨온 '고등공소청' 설치안이 포함되면서, 개혁은커녕 오히려 기존 검찰 권력을 확대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는 이번 정부안이 수정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전면 폐기'와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민주주의법학연구회 등은 14일 오전 참여연대에서 '공소청·중수청 입법예고 법안,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긴급기자설명회를 열었다. 발제를 맡았던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과 박용대 민변 사법센터 부소장은 중수청과 공소청 법안의 문제점을 각각 조목조목 짚어냈다.
[중수청 법안 문제점]
①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 → 일원화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가장 논란이 되는 이원 직제와 관련해 "표면적으로는 전문수사관도 사법관으로 전직이 가능한 '열린 체계'를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비법조인 수사관이 사법관이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법조인-비법조인, 변호인-비변호사를 차별적으로 구분하고 법조인과 검사, 변호사들의 형사사법에서의 우위를 고수하려하는 제도"이자 "검찰의 새로운 식민지 건설을 위한 설계"라는 것이다.
'사법관'이라는 명칭도 "기존 검찰이 주장해 온 '준사법기관론'을 수사기관에 이식하려는 시도"라며 "법률 전문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숨은 뜻은 과거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중수청 내부에서 부활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계급 구조는 전문성을 가진 수사 당사자들이 중수청으로 유입되는 것을 가로막고, 조직 내 지휘 복종 관계만 고착화해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수사 문화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원화된 체제로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② 9대 수사대상 → 대폭 축소
정부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내란·외환 등 국가보호, 사이버범죄 등 9대 중대범죄로 정해둔 중수청 수사 대상도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1차 수사권 조정 때 검찰 수사 범위가 6대 범죄로 줄어들었는데 그때도 왜 6대 범죄인지 정확한 해명이 없었다"며 "범죄 대상을 더 줄여야 함에도 오히려 9대로 늘린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거·마약 범죄는 전국적 대응 조직이 없는 중수청이 맡기에 부적절하며, 사이버 범죄 역시 명확한 법적 정의 없이 시행령에 의해 수사권이 남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③ 행정안전부 장관의 직접 지휘권 → 재검토
정부안에 담긴 행안부 장관의 제한적 지휘권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행안부 장관은 경찰 수사에 개입할 권한이 없는데, 중수청에 대해서만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형사사법 체계의 일관성과 수사 독립성을 해친다는 취지다.
④ 중수청장, 15년 이상 법조인 경력 → 폐지
15년 이상의 법조 경력자로 청장 자격을 제한한 점도 지적됐다. 전문 수사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법조인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수사 전문가에게도 문호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⑤ 우선수사권·이첩권 부여, '사건 핑퐁' 우려
중수청에 부여한 우선수사권과 이첩요구권이 "선택적 수사를 제도화하고 수사 기관 간의 불필요한 우위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정부안대로 중수청이 특정 사건을 취사선택해 가져오거나,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는 사건을 다른 기관으로 넘길 수 있게 되면 "수사기관끼리 사건을 떠넘기며 시간을 끄는 '사건 핑퐁'이 일반화되면서, 결국 국민들만 수사 지연으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했다.
⑥ 공소청의 상시 모니터링 구조와 입건요청권 → 삭제
중수청이 수사를 시작할 때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통해 공소청에 통보하도록 한 것도 "공소청이 중수청의 모든 수사 사항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감독·감시하는 유착 체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범죄의 수사 필요성이 인정될 때 중수청이 수사기관들에게 입건을 요구할 수 있는 조항도 정부안에 포함됐는데, "수사를 무제한적으로 확대하고 별건수사 부분을 유도, 조장하는 조항"이라는 지적이다.
[공소청 법안 문제점]
▲참여연대·민변 "중수청·공소청 설치안, 검찰개혁 원칙 외면"
유성호
① 보완수사권 폐지
박용대 민변 사법센터 부소장은 공소청 법안에 보완수사권 폐지가 담기지 않은 점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가 결정돼야 그에 맞는 조직 규모를 짤 수 있다"며 "이를 모호하게 둔 것은 보완수사권을 존치시키려는 의도"라는 것. "이대로라면 보완수사권은 존치 가능성이 높다. 국민들을 속여 흐지부지 만들어 보완수사권을 결국 존치시키려는 의도"라고도 비판했다.
② 대검-고검-지검 3단계 구조 유지, 검찰 조직의 확대 → 고등공소청·연구관제 폐지
현행 대검-고검-지검 등 3단 구조를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 등으로 그대로 유지한 안은 "실질적인 구조 변화 없이 이름만 바꾼 법률안"이라고도 지적했다. 특히 "검찰 조직이 쪼개진다면 공소청 조직은 축소돼야 할 텐데 이 법안에서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며 고등공소청의 유지와 '공소청연구관' 제도 신설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박 소장은 "검찰이 행정부 소속 공무원이 아니라 (연구관 제도를 가진) 대법원, 헌법재판소와 동등한 지위를 가지겠다는 특권의식에서 나온 제안"이라고 꼬집었다.
③ 검사 '신분보장 규정' 유지 → 삭제, 기소 오남용 견제 장치 미흡
일반 공무원과 구별되는 검사의 특별 신분보장 규정도 삭제 대상으로 지목됐다. "검사는 행정부 내 다른 일반직 국가공무원과 구별해 신분을 특별히 보장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검찰의 권한 대비 견제 장치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안에 항고, 재항고, 사건심의위원회 제도를 두고 있지만 기소권 남용, 부당 사용에 대한 견제 장치를 보다 촘촘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④ 법무부, 검사 파견 유지 → 삭제
법무부에 검사 파견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한 조항 역시 "법무부 탈검찰화라는 개혁 원칙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며 삭제를 주장했다. 또 사법경찰관리 등과의 관계를 규정한 조항은 "형사소송법에 규정돼야 할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 "수정 불가, 폐지해야" 한 목소리
한편, 전문가들은 공소청·중수청 법안에 문제점이 많다며 "고치기보단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병두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은 "이 법안을 만드는 데 3개월이 걸렸을리 없다는 생각을 했다. 법률에 형식적인 오류들도 많았기 때문"이라며 "수정이 어려울 것 같다. 전면 폐기하고 새로 논의하는 게 낫다"며 "이 안을 고치자고 갑론을박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박 부소장 역시 "정부 입법예고안은 퇴행적이다. 폐기돼야 한다"면서도 "정부에 법안을 맡겨선 안 될 것 같다.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법안을 소통하며 만들지 않았지만 국회는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 알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면서 "시민들과 논의 끝에 제도를 완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장유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 소장과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희순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장,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박용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 부소장 오병두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공소청·중수청 입법예고 법안,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정부가 공개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에 대해 "검찰 권한 축소와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원칙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