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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15 09:20최종 업데이트 26.01.15 09:20

"교육의 중심에 아이들을 두면 스스로 변한다"

[인터뷰] 서산교육지원청 김지용 교육장

 김지용 교육장은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손을 잡을 때 아이들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용 교육장은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손을 잡을 때 아이들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방관식

서산교육지원청 김지용 교육장은 "아이들이 잘할 수 있는 공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부=입시'라는 공식이 진리인 대한민국 교육풍토를 생각하면 입에 발린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김 교육장은 이 어려운 생각을 교육 현장에서 직접 실천한 인물이다.

김 교육장은 "그동안 걸어온 길이 다른 선생님들과는 조금은 다르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젊은 시절 제자들에게 가르친 과목이 국·영·수가 아닌 제빵 기술이었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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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계고에서 잔뼈가 굵은 김 교육장은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제빵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동네 제과점은 물론 서울 원정도 서슴지 않았다. 제빵 기술을 배워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너무나도 설렜던 터라 지난 1998년 천안 근무 당시에는 5개월 동안 서울의 제과제빵학원에 다니는 수고로움도 기꺼이 감수했다.

"차를 놓쳐서 강남터미널 인근 사우나에서 자기도 했고.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제빵에 점점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멈출 수가 없었죠. 아마 교사로서 제일 보람되고 전성기였던 것 같습니다."

김 교육장과 제자들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입증해 냈다. 세계 기능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등 눈부신 성과를 이뤄 2002년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이후 인문계 고등학교 교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김 교육장의 역량은 빛을 발했다. "취미가 공부가 된다", "공부의 종류가 다른다"며 교육의 중심에 아이들의 자리를 마련해 주자 학생들이 스스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쟁보다 협력을 성과보다 성장을 소중히 여기겠다는 김지용 교육장을 13일 서산교육지원청 교육장실에서 만났다.

“교육의 중심에 아이들을 두면 스스로 변한다” 서산교육지원청 김지용 교육장은 “아이들이 잘할 수 있는 공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관식

- 서산교육장으로 취임한 지 130여 일이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취임 이후 130여 일은 무엇을 새로 시작하기보다 서산교육을 제대로 이해하고, 서산의 미래 교육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일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학교를 찾아 교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학생과 학부모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살폈다. 교육은 계획보다 현장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과를 서두르기보다는 지금 서산교육이 서 있는 자리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점검하는 데 주력했다.

그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분명했다. 서산교육은 이미 사람을 중심에 둔 교육을 해오고 있었고, 지역과 함께 성장해 온 저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그 토대 위에서 차분하지만 흔들림 없이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 최근 교권 추락이 큰 사회적 문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의 교권 추락은 단순한 갈등을 넘어 공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구조적 위기다. 교권 보호 5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현장 교사들이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유는 제도가 현장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을 실질적으로 막아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권은 교사 개인의 권익을 넘어,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한 교육 환경을 지키는 최후의 방어선이다. 따라서 단순히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활동침해 예방 교육 강화는 물론 교육활동침해 학생과 보호자에 대한 실제적인 교육 장치 마련 등을 통해 교육활동 침해 행위의 재발을 방지해 교사가 오롯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결국 교권과 학생 인권은 대립이 아닌, '상호 존중'이라는 공동체 가치 안에서 함께 보호받아야 할 동반자적 가치다. 교사가 전문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소신 있게 가르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공교육의 질적 회복과 정상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교육의 중심에 아이들을 두면 스스로 변한다” 방관식

- 평생을 교직에서 살아왔다. 본인만의 교육철학이 있다면?

"교육철학은 분명하다. 교육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꿈과 끼를 갖고, 각자의 속도와 빛깔로 자라는 삶의 주체다. 배움은 모두에게 필요하지만 성장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교육은 한 방향이어서는 안 된다. 문화와 예술, 체육을 통해 스스로 표현하고 다양한 경험 속에서 자기만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은 앞서가는 아이를 더 앞서가게 하는 일이 아니라, 모든 아이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는 일이라고 믿는다.

기술과 환경은 변해도 아이의 삶을 이해하고 성장을 돕는 일은 변하지 않는다. AI와 디지털은 교육의 중요한 도구가 되었지만, 아이의 마음을 살피고 삶을 품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늘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교육이 아이를 자기답게 자라게 하는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교육은 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서산교육지원청만의 특색있는 사업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한다.

"서산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전체가 교실이 되어 아이 한 명 한 명의 삶과 가능성을 함께 키운다는 점이다. 서산은 2026년도에 충남에서는 유일하게 교육발전특구 선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는 2024년도, 2025년도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운영했던 사업들의 성과 평가에 따른 결과다. 서산은 교육발전특구 선도지역으로서 서산이 가진 지역 자원을 아이들의 배움과 삶으로 연결하고 있다.

특히 돌봄과 관련해 충남 온돌봄센터 서산 부춘 개관, 다함께돌봄 해봄센터 개소 등 학교 안팎의 돌봄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아이들의 일상과 부모의 삶이 함께 안정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5년에는 교육부가 주관한 늘봄학교 운영 평가에서 전국 '대상'을 수상하며 공교육 혁신의 모범 사례로 뽑히기도 했다.

지역 산업과 직접 연결되는 진로·직업교육 역시 서산교육만의 특색이다. 지역 대학과 기업, 서산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가 함께 참여해 아이들이 교실에서 배운 내용을 지역의 중점 산업과 미래 직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에 정주하는 인재를 양성하여 지역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한다.

생태환경교육 역시 서산만의 강점이다. 가로림만과 천수만 철새도래지는 살아 있는 환경 교과서다. 이러한 교육 자원을 가정과 연계한 교육으로 펼쳐나가면서 아이들은 지속 가능한 삶의 가치를 몸으로 직접 배우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삶에 책임감을 갖고 자신과 사회의 성장에 기여하는 세계시민으로 자랄 것이다.

여기에 류방택 천문기상과학관을 활용한 교육, 지역 향교와 연계한 인성·예절교육까지 더해 서산의 역사와 자연, 과학과 삶이 교육으로 이어지고 있다."

- 남은 임기 동안 추진하고자 하는 중요 사업이 있다면?

"앞으로의 서산교육은 '사람 중심 미래교육'을 더욱 분명히 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AI와 디지털은 교육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되, 그 중심에는 언제나 아이의 성장과 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하이테크와 하이터치가 조화를 이루는 교육을 실천하겠다.

또한 교육발전특구 중점사업인'우리가 그린 미래, 그린케미 어울림 서산교육'을 통해 지역 산업 연계 교육과정, 서산형 생태환경교육, 학생 맞춤형 진로·성장 지원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나가겠다.

무엇보다 학교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은 현장의 부담을 덜고, 필요한 지원을 앞서 제공하는 역할에 충실하겠다. 앞에서 이끄는 행정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걷는 행정을 지향하겠다."

-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은 혼자 완성할 수 없다.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손을 잡을 때 아이들은 안전하게 성장한다. 먼저 교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노력과 헌신이 서산교육을 지탱하고 있다. 학부모님과 지역사회에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지금처럼 큰 믿음을 주시고, 항상 함께해 주길 당부한다. 서산교육은 빠른 길보다, 바른길을 선택하겠다.

경쟁보다 협력을 성과보다 성장을 소중히 여기겠다. 아이들의 오늘이 모여 내일이 된다. 그 내일을 교육공동체 모두와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


#김지용교육장#서산교육지원청#인터뷰#교권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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