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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21 09:49최종 업데이트 26.01.21 09:49

트럼프, 그린란드 통제 의지 공개... 미·유럽 긴장 고조

글로벌 금융시장 즉각 반응, 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그린란드에서 성조기를 들고 서 있는 AI 합성 이미지를 게시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그린란드에서 성조기를 들고 서 있는 AI 합성 이미지를 게시했다. ⓒ 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미국과 유럽 동맹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은 채 그린란드 편입 구상을 밀어붙였고, 유럽 지도자들은 공개 비판과 신중한 대응 사이에서 고심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나토(NATO) 사무총장 마르크 뤼터와 통화한 뒤 "그린란드는 미국과 세계 안보에 필수적이며, 이 문제는 되돌릴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점에 대해 모두가 동의한다"고 주장하며 유럽 동맹국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자신이 그린란드에서 성조기를 들고 서 있는 AI 합성 이미지를 게시했고, 또 다른 이미지에는 캐나다와 그린란드가 미국 영토로 표시된 지도도 등장했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주권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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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서방 동맹 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계획에 반대하는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유럽과의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보스 연설에서 "유럽은 '강자가 지배하는 법칙'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괴롭힘이 아니라 존중을 원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지각변동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유럽의 전략적 독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EU는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비해 보복 조치도 검토 중이다. 930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패키지와 함께,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반강압 수단(ACI)도 선택지로 거론된다. 이 제도가 발동될 경우, 미국 IT 기업의 디지털 서비스 등 서비스 부문까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러시아도 이 틈을 타 발언 수위를 높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그린란드는 본래 덴마크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아니었다"며 덴마크 주권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자국의 그린란드 야심은 부인했다.

트럼프 발언에 금값 사상 최고... 시장 '정치 리스크 시대' 진입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세계 주요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미 국채 역시 매도 압력이 커지며 시장 불안이 확산됐다.

20일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737.18달러로 전날보다 1.5% 상승했다. 장중 한때 4,750.49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은 가격도 장중 온스당 95.8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상승했다.

시티인덱스와 FOREX.com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시장 분석가는 "정치적 위험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본격적인 헤지에 나서고 있다"며 "달러 약세까지 겹치면서 금 가격은 사실상 새로운 영역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미국과 유럽 모두의 국가 안보를 보장하는 해법이 나올 것"이라며 시장 불안을 진화하려 했다.

이번 금·은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이나 공급 문제가 아닌, 정치 불확실성 자체를 자산으로 삼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세 위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risk-off) 분위기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카드'는 영토 문제와 안보, 무역을 한데 묶어 압박하는 전형적인 협상 방식이다. 문제는 그 대상이 경쟁국이 아닌 동맹국이라는 점이다. 미국 중심 질서의 균열이 현실화될 경우, 그 파장은 유럽을 넘어 글로벌 경제와 한국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그린란드#N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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