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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안갯벌. 습지보호지역, 도립공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무안갯벌. 습지보호지역, 도립공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 이돈삼

별미가 유난히 많은 겨울이다. 붕어빵과 호떡, 군고구마 등 주전부리도 겨울과 잘 어우러진다. 김, 매생이, 감태, 굴, 삼치, 숭어 등 바다가 내어주는 별미도 줄을 잇는다. 그 가운데 하나가 숭어다. 숭어는 사철 나오지만, 겨울에 가장 달고 맛있다. 영양가도 풍부하다. 겨울 숭어 주산지로 손꼽히는 곳이 전라남도 무안이다. 무안은 황토와 갯벌 좋다고 이름나 있다. 지난 17일, 무안을 찾았다.

무안을 생각하면 낙지가 먼저 떠오른다. 무안 낙지는 그냥 '낙지'라 부르지 않는다. '뻘낙지' 아니면 '세발낙지'다. 갯벌에서 자란 낙지이고, 발이 가늘어 더 맛있는 낙지라는 의미다. 그러나 겨울 무안바다가 내어주는 별미는 낙지가 아니다. 숭어다. 숭어는 무안 바다와 갯벌이 내어준 겨울 선물이다. 숭어는 1월부터 3월이 제철이다. 1년 중 숭어가 가장 맛있을 때다.

제철 숭어의 맛

바다 물빛이 맑아지는 겨울이 되면, 숭어는 입을 닫는다. 겨울이 되기 전에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겨울에 살이 많아 통통해진다. 힘도 더 세다. 숭어가 겨울을 나는 방식이다. 살이 꽉 찬 숭어의 육질이 차지다. 달고, 고소하다. 맛이 좋다. 숭어가 겨울에 귀한 대접을 받는 이유다. 하여, '겨울숭어 앉았다 나간 자리, 뻘 맛도 달다'는 말이 회자된다. 보통 물고기는 겨울에 수온 변화가 적은 깊은 바다로 옮겨가는데, 숭어는 갯벌에 의지해 산다.

 숭어 말리기. 무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숭어 말리기. 무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 이돈삼

겨울 숭어 가운데서도 '무안숭어'를 으뜸으로 치는 건 갯벌 때문이다. 무안갯벌 좋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습지 보호지역, 갯벌도립공원, 세계자연유산 등으로 지정돼 있다. 숭어가 뻘을 좋아한다. 숭어는 갯벌 주변에서 살고, 갯벌에서 유기물을 섭취한다. 간혹 '숭어가 맛없다', '흙냄새가 난다'고 얘기하는 건 이런 연유다. 뻘 속 유기물을 먹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숭어는 그렇지 않다. 먹이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숭어는 겨울 지나고 날이 풀려야 다시 먹이 활동에 나선다.

겨울 숭어에선 흙냄새는 물론 비릿한 냄새도 나지 않는다. 무안이 아니더라도, 갯벌 좋은 데서 사는 숭어는 다 같다. 청정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숭어는 어른 팔뚝 만큼 크다. 큰 숭어는 주로 회로 먹는다. 숭어회는 하얀 속살이 붉은색과 섞여 있다. 두툼하게, 길쭉하게 회를 떠 푸짐하게 상에 올려진다. 숭어회를 한두 점 입에 넣으면, 혀에 착 감긴다. 금세 겨울바다가 품은 달고 고소한 맛이 입안에 확 퍼진다.

 겨울숭어회. 숭어회는 1년 중 겨울에 가장 맛있다.
겨울숭어회. 숭어회는 1년 중 겨울에 가장 맛있다. ⓒ 이돈삼

숭어회는 씹을수록 단맛이 더 난다. 쫀득쫀득 쫄깃쫄깃 찰진 게, 인절미라도 씹는 것 같다. 식감이 아주 좋다. 오죽하면 '겨울숭어회는 회 가운데 으뜸인 도미를 울린다'고 했다. 손암 정약전도 <자산어보>에서 숭어를 '고기 맛이 달고 깊어, 물고기 가운데 최고'라며 수어(秀魚, 首魚)라 불렀다. 작은 숭어는 구워 먹는다. 비늘을 벗기고, 내장을 꺼낸 다음 칼집을 내어 천일염을 고루 뿌린다. 숯불에 구워 먹는 숭어가 별미다.

해넘이와 해돋이를 다 감상할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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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겨울숭어의 진미를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24일과 25일 열리는 무안겨울숭어축제다. 축제장에 가면, 겨울숭어를 즉석에서 회 떠 먹을 수 있다. 천일염을 뿌려 직접 구워 먹는 구이존도 마련된다. 구이존에선 고구마, 김, 굴, 새우도 구워 먹을 수 있다. 선물도 푸짐한 숭어 잡기 체험, 숭어회초밥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될 예정이다.

겨울숭어를 만나고, 해넘이를 봐도 좋다. 무안 도리포는 한자리에서 해넘이와 해돋이를 다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같은 자리에서 아침에 동쪽을 보면 해돋이가, 해질무렵 서쪽을 보면 황홀한 해넘이가 펼쳐진다. 동해안 아닌 서해안인 데도 일출을 볼 수 있는 건, 도리포의 독특한 지형 덕분이다. 도리포가 북쪽으로 길게 뻗은 해제반도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넓은 함평만을 끼고 있다.

 지주식 김양식장. 무안 도리포 앞바다에서 볼 수 있다.
지주식 김양식장. 무안 도리포 앞바다에서 볼 수 있다. ⓒ 이돈삼

 지주식 김양식장. 무안 도리포 앞바다를 가득 메우고 있다.
지주식 김양식장. 무안 도리포 앞바다를 가득 메우고 있다. ⓒ 이돈삼

도리포 앞바다에 펼쳐진 지주식 김양식장도 볼만하다. 대나무가 줄지어 꽂아져 있어 금세 알 수 있다. 친환경 김양식장이다. 바닷가에 낙지 형상의 낙지 등대도 있다. 송계마을에 낙지전망대도 만들어져 있다. 무안황토갯벌랜드도 가깝다. 갯벌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전시관이다. 갯벌 위를 걸으며 둘러볼 수 있는 탐방로도 놓여 있다. 어린 자녀나 학생들 같이 가면 더 좋다. 도리포와 영광 향화도를 잇는 칠산대교를 건너면 함평과 영광 방면으로도 여행할 수 있다.

 낙지 전망대. 도리포 앞바다로 떨어지는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낙지 전망대. 도리포 앞바다로 떨어지는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 이돈삼

 도리포 해넘이. 낙지전망대가 있는 송계마을에서 본 풍경이다.
도리포 해넘이. 낙지전망대가 있는 송계마을에서 본 풍경이다. ⓒ 이돈삼

#겨울숭어#무안숭어#도리포숭어#낙지전망대#숭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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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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