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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 ⓒ 대구북구청

말기암 선고와 수술 후유증 등 정치인으로서는 치명적인 조건 속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 3선 구청장으로 금호강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그는 기초자치단체장의 한계로 권한과 재정을 들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재임 기간에 대해서는 불통과 소통의 부재로 대구의 갈등은 더 심화됐다고 짚었다.

올해 시무식에서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밝혔던 배 구청장은 AI(인공지능)로 예측하고 행정이 먼저 움직이는 '제로클릭 행정'을 도입하고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해 주민들의 불편을 없애는 행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는 오랫동안 보수 정치의 본산으로 불리며 상징성과 존재감을 가져왔지만 변화의 타이밍을 놓쳐 산업 경쟁력 약화와 청년이 유출되는 등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다만 로봇진흥원을 중심으로 축적된 연구 역량과 기업 인프라를 결합한다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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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응급환자'에 가까운 상태라고 진단한 배 구청장은 시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수 있는 가칭 '혁신청'과 같은 상설위원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대구공항(K-2) 이전과 같은 대형 국책사업 추진 방식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지금 대구시정에 필요한 변화는 보여주기식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배 구청장은 자신의 임기 동안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가장 아쉬운 일로 이슬람사원 건축 문제를 들었다. 그는 건축 허가 단계에서 법적 절차 준수에만 매몰돼 주택가 밀집 지역이라는 입지적 특성과 이질적 종교시설이 지역 사회에 미칠 사회적 파장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 실책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주민의 일상과 건축주의 권리가 모두 존중될 수 있는 방향을 끝까지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3선 구청장으로 임기 끝자락에 선 그의 정치적 도전은 어디까지일까? 대구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대구를 위해 더 봉사하고 싶다"고 밝힌 배광식 구청장을 지난 13일 북구청에서 만났다.

북구를 '지나는 지역'에서 '머무는 공간'으로

"대구 전체 지형을 보면 신천과 낙동강, 금호강이 흐르는 모습이 수학 기호 파이(π)를 닮았어요. 금호강은 지리적으로 북구의 핵심에 해당되는데 이 공간을 시민의 일상과 연결하지 않고서는 대구와 북구의 도약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배 구청장은 자신의 임기 동안 가장 전략적으로 추진해 온 과제 중 하나로 '금호강 르네상스'를 통한 도시 경쟁력 회복을 꼽았다. 그는 금호강을 단순한 치수 공간이 아닌 여가와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 북구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도심 축으로 삼았다. 이른바 'π(파이) 이론'이다.

하중도 개발, 팔거천과 동화천 정비, 야간경관 개선, 문화·체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금호강과 지천을 생활 속 수변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북구를 '지나는 지역'에서 '머무는 공간'으로 바꾸는데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배 구청장은 또 다른 핵심 과제로 도시재생을 통한 원도심 회복에 힘썼다고 했다. 단순한 재개발이 아닌 지역의 역사와 주민의 삶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도시재생 전략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 결과 외형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 회복과 생활 환경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주민 체감도가 높은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AI를 행정 전반에 도입해 반복적으로 제기됐던 민원 유형, 계절·지역별 발생 패턴, 시설 노후도, 기상 정보 등을 분석하고 위험 신호를 사전에 포착해 행정이 먼저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람사원 해결 못해 가슴 아파, 해결 방안 찾는데 책임 다할 것"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 ⓒ 대구북구청

배 구청장은 자신의 임기 중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이슬람사원을 꼽았다. 북구 대현동에 이슬람사원 공사가 진행되자 주민들은 건축물 앞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고 돼지머리를 걸어놓는 등 거세게 반대했다. 주민들의 이슬람 혐오 행위는 외신에서도 보도할 정도로 논란이 됐다. 이슬람사원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배 구청장은 "최고 책임자로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 미안하다. 갈등이 인종·종교적 이슈와 맞물리며 사회적 논의로까지 확장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서로의 입장이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택하기보다는 주민의 일상과 건축주의 권리가 모두 존중될 수 있는 방향을 끝까지 모색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며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결 방안을 찾는데 행정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람사원 문제는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외교부, 교육부 등이 참여하는 대책회의 등 갈등의 실질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다각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경북대학교 내 공간 확보 방안을 포함한 물리적·제도적 대안을 위한 여러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모델인 5극3특 추진전략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궁극적으로 동감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임 기간 중 절실히 느꼈던 권한과 재정의 문제가 선결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배 구청장은 기초단체장으로서의 한계로 권한과 재정을 꼽았다. 하천 개발, 광역 교통, 산업 유치와 같은 핵심 사안은 대규모의 도시 전략이 필요한데도 기초자치단체의 권한과 재정만으로는 추진에 구조적인 제약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기초-광역-국가 간 역할 분담과 협력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는 지난 홍준표 전 시장의 재임 기간 소통 구조가 작동하지 못하면서 광역자치단체와 지역 정치권, 시민사회 간 소통창구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갈등 사안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조기에 조정하기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입장이 고착화되고 대화로 얻을 수 있었던 사회적 비용 절감과 신뢰 형성의 기회를 놓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산업 패러다임이 제조업 중심에서 디지털·지식 기반 산업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과정에서 대구는 패러다임을 바꾸는 걸 놓쳤어요. 그 결과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면서 청년이 떠나고 도시의 활력은 약화되고 기업마저 이탈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구시 위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 있어, 판단은 시민의 몫"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 ⓒ 대구북구청

배 구청장은 "개별 기업 유치의 실패라기보다 기업이 투자할 만한 환경과 구조를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한 지역 산업 전략의 한계"라며 "단기적인 기업 유치 경쟁을 넘어 대구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는 기계·금속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도시로 피지컬 AI 산업의 모체라 할 수 있는 제조 DNA를 이미 갖추고 있다"며 "로봇과 AI, 제조 기술이 융합된 생태계를 조성하고 연구·실증·사업화·일자리가 하나로 연결되는 클러스터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축은 의료산업이라고 했다. 배 구청장은 "대구는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의과대학 5개를 보유한 도시로 오랜 기간 '메디시티'로서의 기반과 경험을 축적해 왔다"며 "대구가 가진 임상 역량과 인재, 첨복단지를 중심으로 한 연구 인프라를 제대로 연결한다면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의과학 중심 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구청장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나는 평생 행정 현장에서 보내며 대구의 성장과 변화, 한계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습니다. 언제나 대구를 사랑하는 마음과 대구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는 책임감이 가슴 속에 있었죠. 여전히 대구를 위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 방향과 역할에 대해서는 개인의 의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시민들과의 충분한 교감과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되든 시민의 공감과 동의 없이 앞서 나가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배광식#대구북구청장#대구시장출마#이슬람사원#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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