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울산기후위기비상행동, 신규원전반대울주군대책위원회에 참가하는 수십 개 단체들이 22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신규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박석철
"여론조사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는 사회적 합의가 아니다. 기후위기 대응은 위험한 선택을 다수결로 밀어붙이는 과정이 아니라, 가장 안전하고 정의로운 전환 경로를 책임 있게 선택하는 정치적 결정이다."
지난 21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민의 60~70%가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신규 원전 계획에 대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신규 원전 추진 기세를 보이자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한 말이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울산기후위기비상행동, 신규원전반대울주군대책위원회에 참가하는 수십 개 단체들은 22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결정 방식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무책임한 것이고,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여론에 돌리려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체르노빌, 후쿠시마처럼 대형사고 위험이 존재하는가 안하는가?", "사고 시 장기적 방사는 오염이 치명적인가 아닌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십만년 관리에 필요한 영구저장기술이 세계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있는가 없는가?"를 정부에 물었다.
시민단체들은 "이 여론조사의 문항 구성과 정보 제공 방식을 살펴보면, 이는 다양한 사회적 선택지를 놓고 숙의한 결과라기보다, 이미 정해진 정책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설계된 형식적 절차에 가깝다"며 "질문이 이미 답을 향해 구성된 조사 결과를 '국민의 뜻'으로 포장하는 것은 공론화가 아니라 왜곡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중대한 재생에너지 대전환의 기로에서 에너지 정책을 사회적 합의의 이름으로 다룬다면서도, 충분한 숙의와 검토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과 조건조차 갖추지 못한 채 여론조사 결과에 의지하는 행정을 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은 이런 것인가"고 물었다.
시민단체들은 "무엇보다 이번 조사에서는 신규 핵발전소 건설의 핵심 쟁점들이 완전히 배제되었다"며 "신규 핵발전소 예정 지역 주민의 의견과 수용성,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이미 심각해지고 있는 송전망 포화 문제, 대형 핵발전소와 재생에너지 간 송전망 충돌, 위험과 부담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구조적 불평등에 대한 질문은 단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삶과 안전을 좌우하는 결정임에도, 신규 원전은 마치 지역과 무관한 추상적 정책 선택처럼 다뤄졌다"며 "찬성이 가장 많은 지역에 짓기를 바란다"고 역으로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