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라는 책이 있습니다. 책에서 키다리 아저씨는 고아원에서 부모 없이 지내던 어린이에게 익명을 전제로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후원을 합니다.
누군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어린이가 무사히 성인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내용을 언급할 때며, '키다리 아저씨'가 자주 언급됩니다.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는 것은 운의 문제이지 않나 싶습니다.
결식 어린이를 후원해 달라는 광고를 보거나, 아동의료비 지원을 위해 키다리 아저씨 되어 달라는 광고를 보면, 사회 시스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거나 부재함을 이야기하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행정이 키다리 아저씨의 역할을 대체해야 합니다.
고액 아동 의료비가 증가하고 있다
정의당의 '아동·청소년 의료비 부담 완화 방안(2022년 12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진료비 규모별 의료 이용 양상은 뚜렷한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5년 이후 연간 100만 원 이하의 진료비를 사용하는 인원은 꾸준히 감소하고 했습니다.
반면 100만 원을 초과하는 고액 진료비 구간에서는 대부분 이용 인원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5천만 원 이상 진료비를 사용하는 인원은 3~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00만~2000만 원 구간은 40만 명에서 59만 명으로, 3000만~4000만 원 구간은 7만 명에서 17만 명으로 늘었으며, 2억 원 이상 진료비 구간도 539명에서 2007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상대적으로 적은 의료비를 사용하는 일반 가구는 줄어드는 반면, 고액 진료가 필요한 가구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의료비 부담이 일부 가구에 집중되면서 고액 진료비가 가계 지출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이는 의료비로 인해 생활 기반이 흔들리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바입니다.
파주에 사는 어린이는 파주시를 믿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경기도 성남시와 강원도 인제군에서는 '아동 의료비 백만 원 상한제'라는 제도가 시행 중입니다. 아동의 병원비 연간 본인부담금이 100만 원을 초과할 경우에, 지자체가 초과금액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성남시, 아동의료비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 ⓒ 성남시
파주시에도 '아동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가 필요합니다. 적어도 아이가 아플 때, 돈 걱정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아동의 건강은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되며, 지자체가 보편적인 안전망으로 이를 책임져야 합니다.
파주시 아동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를 위해 연간 약 3억 6천만 원이 필요하다고 추정됩니다. 이 금액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산출한 전국 아동·청소년(18세 이하)에게 법정 본인부담금 100만 원 상한제를 적용했을 때의 총 소요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 전국 총 소요액을 파주시 18세 이하 인구(8만 5807명)를 전국 아동·청소년 인구(787만 561명)로 나눈 비율만큼 안분하는 방식으로 파주시 추정치를 계산했습니다. 그 결과, 파주시가 같은 수준의 상한제를 도입할 경우 연간 소요 예산은 약 3억 6천만 원 규모로 예상됩니다.
3억 6300만 원은 파주시의 2026년 연간 예산 2조 3599억 원의 0.2%로, 지자체가 충분히 나서서 시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정의당 파주시위원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