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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8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장범 KBS 사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년 8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장범 KBS 사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법적 대응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KBS 사측 답변)

박장범 KBS 사장이 계엄 당일 KBS 보도국장 및 대통령실 측과 연락했다는 폭로·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KBS 사측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 '확인된 바 없다'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라는 짧은 입장만 밝혔는데, 그동안 박 사장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부정하면서 강경 대응해온 것과 비교하면 분명한 온도차가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아래 KBS 노조)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장범 당시 KBS 사장 내정자가 2024년 12월 3일 계엄 선포 전 최재현 KBS 보도국장과 통화했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당시 KBS 보도국장은 퇴근을 했다가 다시 회사로 돌아와 방송 송출까지 직접 챙겼던 것으로 전해졌다.(관련기사 : 박장범 KBS 사장, 계엄 직전 보도국장에 전화" KBS 노조 폭로 https://omn.kr/2gts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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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날 MBC는 박장범 당시 내정자가 최재혁 당시 윤석열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도 통화했다고 보도하면서 "경찰이 KBS 보도와 편성 책임자들을 상대로 당시 상황을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최 전 비서관이 박 사장에게 사전에 연락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이어 "최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담화 현장에 배석하는 등 계엄방송 실무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라면서 "최 전 비서관은 의혹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폭로와 보도가 연이어 나오면서 당시 내정자 신분이던 박 사장이 대통령실, KBS 간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계엄 방송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KBS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KBS 노조 기자회견이 있던 지난 26일 오후 KBS 측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면서 "내란 특검과 경찰에서 이미 해당 의혹에 대해 조사했지만, 사실로 밝혀진 바는 전혀 없다. 기자회견 내용 가운데 허위 사실이나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3줄짜리 짧은 입장문이 KBS가 밝힌 전부였다. 사측은 박 사장과 대통령실 비서관 통화 의혹도 MBC 측에 "저희는 확인된 바 없다"고만 밝혔다.

"'전화 안 했다' 하면 되는데, '사실과 다르다' 애매하게 표현"

앞서 KBS 측은 지난해 8월 KBS 노조가 김건희와 박장범 사장과의 매관매직 의혹을 수사하라는 성명을 발표하자 경영진 일동 명의의 입장문을 내며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박 사장을 포함한 KBS 경영진이 낸 입장문을 보면, KBS 노조의 성명을 '회사 흔들기'로 규정하고 "정치의 유혹이 또다시 KBS를 흔들고 있다", "본부노조는 '사장퇴진' 악습을 중단하라"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써가며 노조를 비판했다.

박장범 사장 본인도 지난해 8월 국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김건희 모친 최은순과 박장범 일가와의 연관 관계가 있다는 소문이 있다"는 김우영 민주당 의원의 말을 듣자 "그 말이 사실이면, 제가 사장직 포기할 테니까, 김 의원님도 의원직 포기하실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박 사장의 계엄 당일 행적에 대한 잇따른 폭로에는 짤막한 입장만을 밝혔을 뿐이다. 과거의 비교하면 KBS 측이 해당 의혹을 부인하며 '법적 검토'를 하겠다고 밝힌 게 소극적 대응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사측의 입장대로 KBS 노조의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면, 이는 박 사장을 계엄 동조자로 몰아넣으려는 중대 허위사실로 규정되는 것이 마땅하다. 노조가 기자회견이라는 공식적인 공표 행위를 거쳤기 때문에,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 법적 책임을 물을 조건도 명확하다.

KBS 관계자는 27일 <오마이뉴스>에 "관련 부서에서 파악해 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KBS 사정에 밝은 고위급 관계자는 "사실 관계는 굉장히 단순하다. 박 사장이 전화를 했냐 안했냐는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입장문에 '전화를 한 적 없다'고 하면 간단한데, 사실과 다르다고 애매하게 표현을 해놨다. 논란으로 갈 것도 없이 떳떳하다면 사장 통신 기록만 제시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KBS 노조는 27일 성명을 통해 "사측에서 낸 입장문을 보면 '사실과 다름', '사실로 밝혀진 바 없음'이라고 주장할 뿐, KBS 본부의 주장이 어디가 어떻게 사실과 다른지, 무슨 사실이 밝혀진 게 없는지 구체성이 떨어진다"면서 "모호한 말로 본인(박장범)이 받고 있는 여러 의혹을 눙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무엇이 사실이 아니고, 무엇이 밝혀지지 않은 것이지 분명하게 말하라"고 촉구했다.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과 이호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임재성 변호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실에서 박장범 KBS 사장의 '12·3 내란방송 개입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사장 내정자였던 박 사장이 대통령실 인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계엄방송 준비 지시 경위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과 이호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임재성 변호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실에서 박장범 KBS 사장의 '12·3 내란방송 개입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사장 내정자였던 박 사장이 대통령실 인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계엄방송 준비 지시 경위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 유성호



#박장범#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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