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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3분, 컵라면 익는 시간보다 짧은 길이의 유튜브 영상(쇼츠) 몇 개를 훅훅 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가 있는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대단한 알맹이도 없는 영상에 허비한 시간을 생각하면 '현타'가 올 때도 있지만, 다시 습관적으로 쇼츠를 켜게 됩니다. 자극적이고 재밌는 '가성비 도파민'이니까요. 그런데 마냥 넋 놓고 보는 쇼츠, 정말 괜찮은 걸까요? 우리가 경계해야 할 '쇼츠 중독'에 대해 이야기해 봅니다.

 암병원 주사실
암병원 주사실 ⓒ 이혁진

가짜정보 영상에 취약한 '암환자'

'OO 먹으면 사라지는 질병 5가지'
'암환자라면 이 영양제를...'

최근 유튜브에 건강 정보를 담은 짧은 길이의 영상(쇼츠)이 범람하고 있다. 개중에는 유익한 콘텐츠도 있지만 가짜정보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특히 취약할 수밖에 없는 건 질병 당사자인 암환자들이다. 암환자의 심한 고통과 어수선한 심기를 이용하는 동영상들은 '알고리즘'을 타고 번져나가고 있다. 때문에, 암환자들은 왜곡되거나 거짓된 정보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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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차 매달 서울아산병원을 다니는 필자도 종종 유튜브 영상을 본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도 마찬가지, 주치의와 대화를 하려면 사전 정보와 최근 동향이 필요할 때가 있다. 환자와 의사가 직접 소통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어보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대학병원 의사들은 한 명당 2~3분, 하루 2백~3백 명 환자를 상담하는 실정이다. 상담간호사를 두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치료 일정 안내 정도에 그쳐서 환자와 가족들은 직접 정보를 찾아나서곤 한다.

문제는 암 관련 영상들이 암환자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낚시를 하거나, 개인적 주장에 불과한 것을 마치 공신력 있는 주장인양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거짓 정보 영상들은 대부분 환자나 그 가족들이 '믿고 싶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의학적 신뢰성이 떨어지고 증거도 부족하지만, 결국 이 같은 영상들이 의료진을 불신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조급하면 시야가 좁아지고 판단도 흐려지는 법, 암이 발병해 혼란스러운 암환자는 불안한 나머지 가짜 정보에 휘둘리기 십상이다.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영상들도 있다. '암은 유전'이라며 회복하려는 의지마저 꺾고 낙담시키는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또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없는 케이스를 정답인 것처럼 소개하는 영상도 있다. 치료를 받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암을 고쳤다며 마치 '암치료 무용론' 주장하는 콘텐츠들이 그렇다. 심지어는 '암은 고기를 먹으면 잘 낫지 않고 생선과 야채만으로 암을 치유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는 영상도 봤다.

유튜브 의료 관련 영상이 부정확하고, 근거 또한 부실하다는 것은 최근의 연구 결과로도 밝혀졌다.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회지(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강은교 국립암센터 교수 연구팀이 암과 당뇨병 관련 유튜브 영상 309개를 분석한 결과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영상이 5개 중 1개에 불과했다고 한다.

강 교수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두고 "의료 콘텐츠 영상에서 의사의 권위가 실증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을 정당화하는 데 자주 이용되는 등, 신뢰성과 증거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증거 기반 콘텐츠 제작 지침, 의료 전문가를 위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교육 강화, 참여도 지표, 과학적 엄밀성을 우선시하는 알고리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가 나오는 의료 콘텐츠라 하더라도, 잘못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막연한 맹신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치료는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에게

 최근 서울아산병원은 교수진들이 환자를 위한 의학정보를 직접 제작한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가짜정보를 막기 위한 시도이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은 교수진들이 환자를 위한 의학정보를 직접 제작한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가짜정보를 막기 위한 시도이다. ⓒ 이혁진

치료 현장에서는 이같은 가짜 의료 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을 펴고 있다. 필자가 다니는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최근 의사들이 치료 방법과 예후 등 정확한 의료 정보를 담은 영상을 제작 배포하고 있다. 필자가 내원하는 종양내과, 비뇨의학과, 이비인후과 담당 교수들도 영상을 'QR코드'로 바로 볼 수 있도록 진료실에서 안내하기도 한다.

암환자는 불안, 고립, 두려움에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상태다. 그렇기에 더더욱, 암치료는 의료진의 신뢰와 전문성에 바탕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료진이 공통적으로 제안하는 치료법은 항암치료(수술, 항암주사, 방사선치료)와 식이요법과 운동 등이다.

필자는 2022년 편도암인 두경부암을 시작으로 신장 하나를 제거하고, 이어 전이된 방광암을 치료 중이다. 나도 처음에는 불안과 초조한 상태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귀가 솔깃했다. 암이 발병하고 치료를 시작한 초기 환자일수록 떠도는 가짜 정보 영상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은 환자 투병기를 스토리기부형식으로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이는 정확한 의료정보를 제공하고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은 환자 투병기를 스토리기부형식으로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이는 정확한 의료정보를 제공하고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한 것이다. ⓒ 이혁진

우리, 포기하지 맙시다

지난달 중순, 암병원에서 주사를 맞기 위해 오래 있었다. 병원은 전국에서 오는 암환자와 보호자들이 사투를 벌이며 암에 대한 고통과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기도 하다. 각자 암에 걸린 사연부터 투병하면서 겪는 부작용, 삶의 희망과 기대 등을 풀어놓는다.

거의 비슷한 시간에 항암주사를 맞는 암환자가 보이지 않을 때면,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한다. 항암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다. 수술과 항암까지 잘 버텼는데 예후가 갑자기 좋지 않아 항암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흔하다.

여기서 필자의 경험담을 조심스레 전하고자 한다. 4년의 투병기간을 보내는 동안 가장 믿는 것은 나 자신이며, 다음은 의료진이었다. '5년 생존율'이라는 지표는 말 그대로 5년을 버틴 것뿐이다. 완치된 것이 결코 아니다. 이후 전이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따라서 암 치료는 물론, 5년이 지나고도 기존의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건강을 위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매일 새벽에 일기를 쓰고 있다. 생의 기쁨과 일상의 소중함에 감사하는 시간이다. 전문가들은 치유하는 방법 중에 투병기 등 기록하는 습관이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마음 관리에 유익하다고 조언한다.

암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희망적인 뉴스가 전해지고 있다. 암세포를 직접 겨냥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인체 면역체계를 깨워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면역항암제'가 개발됐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당장 암이라는 난제가 풀린 것은 아니지만, 낙관을 가져볼 수 있는 얘기들이다.

요컨대, 암을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에게 맡기고 정확한 진단과 장기 치료방향, 계획을 통해 암을 다스려야 한다. 같은 환자로서, 스스로의 삶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건네고 싶다. 수술을 하지 못하는 4기 암환자도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로 암을 완치한 사례가 많다. 암환자가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전국의 암환자들의 쾌유를 기원한다.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유튜브#가짜정보영상#암환자#5년생존율#AI건강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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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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