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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2일(현지시각)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한국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재원, 조승민, 박지우, 임리원. 2026.2.2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2일(현지시각)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한국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재원, 조승민, 박지우, 임리원. 2026.2.2 ⓒ 연합뉴스

"이번엔 금메달 몇 개 딸까?"
"쇼트트랙 결승만 보면 되지 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4년마다 돌아오는 지구촌 축제라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예전만큼 뜨겁지 않다. 먹고살기 바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결과'가 나오지 않는 지루한 과정을 지켜볼 인내심이 우리에게서 사라진 탓이 크다. ​

바야흐로 '요약의 시대'다. 2시간짜리 영화도 10분 요약으로 보고, 드라마도 결정적인 장면만 '쇼츠(Shorts)'로 넘겨본다. 올림픽을 소비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예선전부터 마음 졸이며 지켜보는 일은 '비효율적'인 일이 됐다. ​

사람들은 스마트폰 알림이 울리길 기다린다. 'OOO 금메달 획득'이라는 속보가 뜨면 그제야 영상을 찾아본다. 그것도 딱 그 승리의 순간, 1분 남짓한 하이라이트 영상만 조회 수가 폭발한다.

'가성비'로 평가받는 국가대표의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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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 효율)' 추구 현상은 올림픽이라는 무대조차 잔인한 효율성의 잣대로 난도질한다.

​메달 가능성이 높은 효자 종목, 스타 플레이어가 있는 경기에는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하지만 메달권 밖의 비인기 종목 혹은 '참가에 의의'를 둔 선수들의 경기는 TV 중계 편성표에서조차 밀려나기 일쑤다. 새벽 시간 녹화 중계라도 해주면 다행이다. ​

우리는 무의식중에 선수들의 땀방울을 '가성비'로 환산한다. 금메달을 따면 '성공한 4년', 노메달이거나 예선 탈락을 하면 '아쉬운(실패한) 4년'으로 낙인찍는다. 0.01초 차이로 순위가 갈리는 그 치열한 승부의 세계를, 우리는 단지 스마트폰 화면을 쓱 넘기는 손가락질 한 번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1등만 기억하는 사회, 올림픽이 주는 위로

사실 우리가 올림픽에서 진짜 봐야 할 것은 시상대 맨 꼭대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

썰매 종목의 불모지에서 맨땅에 바퀴 달린 썰매를 밀며 훈련한 선수들, 후원사가 없어 아르바이트로 훈련비를 충당한 스키 선수, 부상을 딛고 일어나 꼴찌로 들어오면서도 환하게 웃는 선수의 모습.

​이들의 이야기는 1분짜리 '쇼츠'에는 담기지 않는다. 편집되지 않은 '풀 영상(Full Video)'을 진득하게 지켜봐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다. ​

우리 사회는 이미 충분히 결과 중심적이다. 학교 성적이, 연봉이, 아파트 평수가 인생의 성적표처럼 여겨지는 세상이다. 그래서일까. 과정이 아무리 훌륭해도 결과가 없으면 외면받는 올림픽의 풍경이, 마치 우리네 팍팍한 삶을 거울처럼 비추는 것 같아 씁쓸하다. ​

이번 올림픽, '과정'에 박수 칠 준비 되셨나요

다시 겨울 축제가 시작된다. 이번 올림픽만큼은 '가성비'와 '효율'이라는 안경을 잠시 벗어두면 어떨까.

​금메달을 딴 선수의 환호뿐만 아니라,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기뻐하는 15등 선수의 주먹 쥐는 모습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넘어진 선수가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 그 '비효율적'인 완주가 주는 묵직한 울림이 분명 있을 테니까.

결과만 편집된 하이라이트 영상 대신,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 생중계를 지켜보자. 누군가의 4년, 아니 평생을 바친 그 숭고한 시간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는 '끝까지 지켜봐 주는 것'일지 모른다.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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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환 (leto09) 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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