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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서울 성동구의 돌봄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가 직접 취재하고 작성했습니다.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멈춰선 연휴 돌봄 시스템과 AI 로봇 정책의 딜레마를 진단합니다.

설 연휴, 할머니의 품에는 손주 대신 ‘AI 로봇’이 있었다 설 명절을 앞두고 홀로 지내는 독거 어르신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정부는 ‘스마트 돌봄’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AI 반려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비현실적인 비용 한도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설 연휴, 할머니의 품에는 손주 대신 ‘AI 로봇’이 있었다설 명절을 앞두고 홀로 지내는 독거 어르신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정부는 ‘스마트 돌봄’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AI 반려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비현실적인 비용 한도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 김소연(ai생성)

설 연휴가 다가온다. 모두가 쉬는 빨간 날이지만, 오히려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바로 보호자 없는 독거노인들이다.

최근 대체휴일 확대로 연휴가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휴식권'은 확대됐지만, 그 이면에서는 독거노인의 고립과 돌봄 공백이 더 깊어지고 있다. 요양보호사 배치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장기요양기관들 사이에서는 "연휴가 두렵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법은 따로, 지원은 따로… 돌볼수록 손해 보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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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핵심은 현장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장기요양 수가 구조에 있다. 근로기준법상 공휴일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에게는 통상임금보다 높은 휴일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장기요양기관에 지급하는 공휴일 수가는, 실제로 증가하는 인건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공휴일에 어르신을 돌볼수록 센터는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가 발생한다. 돌봄을 제공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기형적인 시스템 앞에서, 센터들이 휴일 인력 배치를 망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네이버의 한 노인장기요양기관 운영자 커뮤니티(회원 약 14만 명)에는 "법을 지키며 어르신을 돌보고 싶지만, 그러면 센터가 버틸 수 없다"는 자조 섞인 글들이 연휴를 앞두고 반복적으로 올라온다.

그 결과 피해는 고스란히 어르신에게 돌아간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경제적 여력이 없는 독거노인들은 추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긴 연휴 동안 요양보호사의 방문 없이 홀로 지내는 '돌봄 보릿고개'를 넘겨야 한다.

아동은 '긴급 보육', 노인은 '공백'

정책의 온도 차는 더욱 뚜렷하다. 아동 돌봄의 경우, 공휴일에도 교육부의 '휴일 어린이집'이나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서비스'를 통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연휴 기간에도 평일 요금을 적용하는 등 이용을 유도하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반면 노인돌봄은 여전히 '평일 중심'에 머물러 있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역시 공휴일 지원이 제한적이다. 몸이 불편한 독거노인에게 공휴일은, 국가의 돌봄 시스템이 사실상 멈추는 날이나 다름없다.

서울 성동구에서 장기요양센터를 운영하는 허정애 센터장은 "요양보호사 선생님들도 명절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며 "근무 의사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센터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높은 휴일 인건비를 맞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센터장이 직접 도시락을 들고 뛰거나 임시방편으로 대응하지만, 이런 방식은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기술 보완', 말뿐인 도입 넘어 '현실적 예산' 뒷받침돼야

이는 단순히 비용을 더 달라는 요구가 아니다. 인구 구조가 급변하는 시대에, 돌봄 인프라의 운영 방식 역시 현실에 맞게 재설계돼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사람(요양보호사)이 24시간 365일 모든 돌봄 공백을 메우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첨단 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IoT 센서로 독거노인의 움직임과 온도·습도 등을 감지해 위급 상황에 대처하는 '스마트 안부확인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보건복지부 역시 '스마트 사회서비스 시범사업' 등을 통해 AI 돌봄 기술의 효과성을 검증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시도들이 현장의 '연휴 돌봄 공백'을 메우는 제도로 안착하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현실적인 예산 구조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을 거쳐 오는 8월부터 'AI 돌봄로봇'을 복지용구 정식 품목으로 등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연간 복지용구 구매 한도액인 '160만 원'은 그대로 둔 채 고가의 로봇만 목록에 추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필수품인 '전동침대'를 대여할 경우 월 대여료(약 7~8만 원)를 감안하면 연간 약 90만 원 안팎의 한도액이 소진된다. 남은 한도액(약 70만 원)으로는 100만 원을 호가하는 AI 로봇을 구매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다. 결국 현재의 정책은 어르신들에게 "침대를 빼야만 로봇을 들일 수 있다"고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숫자놀음'에 불과하다.

사람이 직접 갈 수 없는 시간에도 최소한의 안전과 생존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는 꼭 필요하다. 정부가 '스마트 돌봄'을 외칠 때, 그것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제도'인지, 아니면 생색내기용 전시 행정인지 치열하게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노인돌봄#독거노인#돌봄공백#구정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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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을 전공한 사회복지사. 고령화 시대, 스마트 AI 도시에서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사회 구조를 그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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