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씨에게 명품 가방을 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부인 이아무개씨가 2025년 12월 5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에 소환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당선된 김 의원. ⓒ 연합뉴스, 공동사진취재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측과 김건희특검이 김 전 대표의 배우자 이 아무개씨가 김건희씨에게 건넸던 267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가방의 '전달 목적'을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현재 김 전 대표 측은 가방 전달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다만 가방이 사적인 친분 속에 '의도 없이' 전달된 선물이라고 하고 있다. 반면 특검은 김 전 대표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시 윤석열씨 부부로부터 받은 지원에 대한 '대가성'으로 가방이 건네졌다고 보고 있다.
가방 전달의 목적이 쟁점으로 부각된 건 청탁금지법 제8조 4항 때문이다.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지된 금품을 받아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한 내용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재판장)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김건희특검은 공소 사실을 낭독했다.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피고인 김기현이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윤석열 배우자 김건희로부터 적극적인 지원과 도움을 받은 것 관련 (금품 제공을) 공모하고 피고인 이씨는 2023년 3월 16일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 현대백화점 본점 로저비비에 매장에서 시가 267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구입, 별도로 감사인사 편지를 작성한 뒤 2023년 3월 17일 오후 피고인 김기현에게 이를 전달했다. 피고인 김기현은 같은 날 대통령 측 관계자를 통해 로저비비에 백을 전달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
실제 김건희씨에게 전달된 가방 안에서는 이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김기현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편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부인했다. "아내 이 씨가 클러치백을 준비해 김 여사에게 전달한 사실은 맞다"라면서도 이 행위가 청탁금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한 제공'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이 사건과 김 전 대표는 관련이 없고, 가방을 전달한 것도 이 씨의 단독행동이었다는 게 변호인 주장이다.
아울러 변호인은 특검의 영장 집행이 정당하게 이뤄졌는지 공방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건희 특검이) 최초 영장에 적힌 목적과 범위를 일탈해 이 사건 클러치백을 발견했고 그걸 기초로 2차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 아닌지 살펴볼 계획"이라는 것이다. 앞서 특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받던 '21그램' 관련 의혹을 수사하던 중 로저비비에 가방 2점을 발견했고 인지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3월 27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구체적인 재판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