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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퇴직한 영어교사다. 20년 전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단어를 소개하며 말했다. "너희가 사회에 나갈 즈음이면 이 말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때 교실에 앉아 있던 십대들은 이제 삼십대가 되었고, 실제로 그들이 발 딛고 선 일터에는 이미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

2005년,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온다>에서 2029년 기계가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고, 2045년에는 인간과 기계가 융합하는 특이점이 도래할 것이라 예측했다. 당시 그의 주장은 과장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생성형 AI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코드를 짜며, 인간의 인지 영역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우리는 특이점의 '사건의 지평선' 위에 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2025년 6월 출간된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에서 레이 커즈와일은 자신의 예측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인류 문명을 여섯 단계의 진화 과정으로 설명하며, 우리가 다섯 번째 단계—인간과 기계의 결합—문턱에 서 있다고 말한다.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레이 커즈와일 특이점의 종결판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레이 커즈와일 특이점의 종결판 ⓒ 비즈니스북스

2030년대에는 인간의 신피질을 클라우드와 연결해 사고 능력을 확장할 수 있고, AI는 경쟁자가 아니라 인간 지능의 확장 장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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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낙관은 급진적이다. 기술은 질병을 정복하고, 수명을 연장하며, 빈곤과 환경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분명히 경고한다. 윤리적·사회적·정치적 준비에 실패한다면 이 전환은 축복이 아니라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실제로 우리는 이미 네 번째 시대, 즉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결과를 기술이 만들어내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AI는 일부 영역에서 인간 능력을 능가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의 구조를 재편하기 시작했다. 특이점이 2045년에 오든, 그보다 앞서 오든, 중요한 것은 날짜가 아니라 방향이다.

문제는 이것이다. 우리는 이 거대한 전환을 '구경'하고 있는가, 아니면 '준비'하고 있는가.

특이점은 단순한 기술 이벤트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정체성, 노동의 의미, 교육의 방식, 노후의 개념,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까지 다시 묻는 문명적 질문이다. 뇌를 클라우드에 연결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나'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기억이 복제될 수 있다면 정체성은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기술은 모두를 확장시킬 것인가, 아니면 소수의 권력이 될 것인가.

나는 교단에서 아이들에게 미래 직업을 준비하라고 말했지만, 이제는 직업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어떤 인간으로 남고 싶은가. 2026년, 특이점은 이미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축복이 될지, 균열이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 답은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가치와 준비로 이 전환을 맞이 하느냐에 달려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채택되고 난 후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 인류가 AI와 결합하는 순간

레이 커즈와일 (지은이), 이충호 (옮긴이), 장대익 (감수), 비즈니스북스(2025)


#특이점#레즈커즈와일#미래사회#AI기술문명#김별시대풍경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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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별의 풍경읽기

여행기를 출간한 여행 작가이자 등단 시인.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프랑스 5년 유학 불문학 석. 박사 학위 수료. 30년 교직 생활 후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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