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혼잡으로 '지옥철'이라 불리던 김포골드라인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김포와 검단 신도시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서울 5호선 김포·검단 연장사업'이 마침내 기획예산처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했다.
10일 경기도와 김포시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린 기획예산처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서울 5호선 연장사업은 정책성 종합 평가(AHP) 결과 합격 기준점인 0.5를 상회하며 사업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해당 사업은 서울 방화역을 기점으로 인천 검단신도시를 거쳐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까지 연결되는 대규모 광역철도망 구축 사업이다. 총 연장 25.8km 구간에 정거장 9개소와 차량기지 1개소가 설치될 예정이며, 총사업비는 지자체 추산에 따라 약 3조 3302억 원에서 3조 5587억 원 규모로 투입될 전망이다.
김포시·경기도 "시민이 만든 기적, 조속 착공에 총력"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5호선 예타 통과에 대해 설명하는 김병수 김포시장 ⓒ 김포시 제공
예타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지자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의 결실은 51만 시민이 만든 기적"이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김 시장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김포시민의 이익을 훼손하는 인천시의 요구안을 수용할 수 없었으나, 건폐장을 협상 지렛대 삼아 인천지역의 역과 노선 연장 길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관철시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소 2년 이상 소요되는 기본계획 수립 기간 동안 풍무2역, 김포경찰서역, 통진역 등 추가 역사 반영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수도권 서북부 주민들의 오랜 숙원으로 김포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만들어낸 성과"라며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해 조속한 착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김 지사는 지난 5일 세종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열린 기획예산처 재정사업평가 SOC 분과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5호선 김포검단 연장은 단순한 교통망 확충이 아닌 주민의 생존권 문제"라며 예타 통과의 시급성을 강력히 역설한 바 있다.
인천시·서구 "환영 속 유치전 예고"... 서울시·강서구 "건폐장 이전 차질 없어야"
인천광역시와 인천 서구도 이번 예타 통과를 반기는 분위기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은 각각 브리핑과 간담회를 통해 서울 5호선 연장 예타 통과를 환영하며 이번 결정이 서구 사통팔달 교통망의 든든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천시는 향후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검단신도시 중심부 경유 등 주민 교통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원당역·불로역 등 정거장 추가를 위한 2차 노선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5호선 연장의 시작점인 서울시와 강서구는 광역교통망 확충을 지지하면서도 전제 조건이었던 '건폐장 및 방화차량기지 이전'의 확실한 이행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강서구 측은 "수도권 서부지역의 교통난 해소를 환영한다"면서도 "방화동 건폐장 및 차량기지 이전이 두 지자체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환영사를 전하는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 ⓒ 인천서구 제공
시민들 "이제야 살 것 같아"... 검단 일부 주민은 아쉬움 토로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나, 노선 합의 과정의 생채기가 남아 지역별 온도 차도 존재한다.
김포 한강신도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아무개(38)씨는 "매일 출근길 김포골드라인을 탈 때마다 숨이 막히고 불안했는데, 이제야 제대로 된 전철을 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더 이상의 정쟁 없이 하루빨리 첫 삽을 떴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인천 검단신도시에 거주하는 이아무개(42)씨는 "5호선 연장 자체는 환영할 일이지만, 당초 인천시가 요구했던 노선안이 대폭 축소된 채 통과된 점은 못내 아쉽다"며 "본 사업 실시설계 단계에서 주민들의 세세한 목소리가 조금 더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침내 본궤도에 오른 서울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사업. 경기도는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에 따라 기본계획 수립, 노선·역 위치 확정, 총사업비 조정, 실시설계, 공사 발주 등 추후 절차를 위한 준비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지자체 간 엇갈린 세부 노선 셈법을 원만히 조율하고 수도권 서북부 시민들의 '출퇴근 지옥'을 안전하게 끝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수도권 서북부 주민들에게 출퇴근길은 매일 치러야 하는 전쟁과도 같았습니다. 특히 전국 최고 수준의 혼잡률을 기록하며 '지옥철'이라는 오명을 쓴 김포골드라인의 현실은 단순한 교통 불편을 넘어 시민의 안전과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문제였습니다.
2017년 첫 발을 뗀 이후 건폐장 처리 문제 등으로 멈춰있던 5호선 연장 사업이 무려 9년 만에 예비타당성조사라는 가장 큰 산을 넘었습니다. 이 성과는 지자체장의 노력뿐만 아니라, 서명운동과 국회 청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51만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만들어낸 합작품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시작은 지금부터입니다. 앞으로 진행될 기본계획 수립과 노선 및 역사 위치 확정, 실시설계 과정에서 지자체 간의 소모적인 주도권 싸움으로 사업이 또다시 지연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입니다. 행정구역의 좁은 경계를 넘어, 오직 시민의 이동권 보장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대승적인 협치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향후 추가 역사 신설 논의와 사업 추진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후속 취재를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