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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30일 오후 8시 56분]

 현안보고를 하고 있는 박홍우 불광법회 법회장.
현안보고를 하고 있는 박홍우 불광법회 법회장. ⓒ 불광법회

[인터뷰①] "신도회장이 아니라 법회장... 불광사 문제는 구조의 충돌"(https://omn.kr/2hjzo)에서 이어집니다

불광사 갈등은 승가와 재가의 단순한 권한 다툼이나 일반적 사찰 분쟁으로 보기 어렵다. 박홍우 법회장은 이 갈등이 2018년 제기된 재정·계율 의혹에서 출발한 사찰 내부 문제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제도 개편과 법적 대응, 현장 충돌을 거치며 갈등은 공동체 구조를 둘러싼 문제로 확장됐고, 불광법회가 상위기관으로 기능해온 구조를 둘러싼 충돌과 종단 전반의 승가 우월주의적 운영 관행이 장기화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창건주라는 권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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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사 갈등을 이해하려면 사찰 내 직책 구조를 먼저 짚을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찰은 운영을 책임지는 주지를 중심으로 구성되고, 경우에 따라 회주와 같은 상징적 직위가 존재한다. 불광사의 경우 광덕 스님이 법주로서 공동체의 정신과 방향을 이끌었고, 광덕스님 사후에는 주지 추천권과 재산 처분 동의권을 가진 '창건주' 지위가 핵심 권한으로 작동해 왔다.

- 2018년 법회장 취임 이후 제기된 의혹과 갈등 형성 과정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광덕 스님 입적 이후 불광사 운영은 상좌들 중심으로 재편됐습니다. 맏상좌 지정 스님에서 지홍 스님으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창건주 지위가 이어졌고,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하는 내부 규정도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지홍 스님은 2014년 10년 임기를 넘겼는데도 창건주직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제가 취임하던 시기에 지홍 스님과 관련된 재정 문제와 계율 문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불광사 재건축 과정에서 약 400억 원 자금 사용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었고, 유치원 운영과 관련해 별도 급여를 수령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건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찰 운영과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확인 대신 문제 제기 자체를 둘러싸고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고, 결국 개별 사안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게 됐습니다."

 불광법회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명등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불광법회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명등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 불광법회

- 의혹 제기 이후 내부 갈등은 어떻게 전개됐고, 결과는 무엇이었습니까.

"의혹이 제기된 이후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다룰 것인지부터 부딪혔습니다. 불광법회에는 회장단과 각 구법회 대표들이 참여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명등회의'가 있는데, 이 회의에서 문제를 정리하자는 쪽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쪽이 명확히 갈렸습니다.

하지만 결국문제를 제기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습1니다. 그 결과 지홍스님이 회주직을 사퇴하고 불광사 창건주직은 문도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지홍 스님 후임으로 회주가 된 지오 스님과 합의해 회칙을 개정하고 운영규정을 만들었습니다. 감사 제도를 도입하고 일정 금액 이상 지출에 대해 확인 절차를 두는 , 재정과 운영을 구조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려고 했습니다."

제도는 만들어졌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 회칙과 운영규정은 실제로 작동했습니까.

"규정은 만들어졌지만 지오 스님이 회주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이를 근거로 한 점검 시도 자체가 다시 충돌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규정이 있어도 지켜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게 됐습니다. 회칙과 운영규정이 마련됐는데도 실제 사찰 운영 권한은 기존 승가 중심 구조 아래 유지되면서, 제도와 권한이 충돌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그 충돌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난 것이 2020년 법회장 선임 문제였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2019년 말에 법회장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었습니다. 회칙에 따르면 후임이 선출될 때까지는 기존 법회장이 직을 유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2020년 1월 초에 사측에서 별도로 법회장을 임명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회칙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2020년 1월 3일에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고, 4월 14일에는 법회장과 회장단 활동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정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방해가 계속됐고, 결국 같은 해 9월 1일에는 방해가 반복될 경우 금전적 제재를 부과하는 간접강제 결정까지 받게 됐습니다."

 보광당이 폐쇄되면서 공양간에서 진행된 효림 스님의 법문 장면.
보광당이 폐쇄되면서 공양간에서 진행된 효림 스님의 법문 장면. ⓒ 불광법회

전 실천승가 의장 효림 스님의 법문을 막다

법회장 선임 갈등과 별개로 법문과 공간을 둘러싼 충돌도 이어졌다.

기존 법문 체계가 흔들리면서 외부 스님을 통한 법문이 대안으로 논의됐고, 이에 따라 효림 스님이 법문에 나서게 됐다. 효림 스님은 1994년 조계종 개혁 당시 범승가종단개혁추진위원회(범종추) 집행위원장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의장을 지낸 인물로, 갈등 이후 외부 스님으로는 처음이자 사실상 유일하게 정기 법문을 맡았다.

- 효림 스님 법문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명등회의 원칙에 따라 2019년 11월 효림 스님을 모시고 법회를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측에서 용역 약 20명을 동원해 보광당과 대웅전을 막았습니다. 공양간에서도 제지가 있었습니다. 2020년 6월에는 법원 결정으로 보광당 법회 재개가 가능해졌지만, 사측은 또 다시 보광당을 폐쇄했고 이에 공양간에서 철야를 하며 대응했습니다. 법회 당일에는 사측의 무리한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가 그냥 철수하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법문과 공간을 둘러싼 충돌이 이어지면서, 2020년 10월 하순에는 사측이 주도한 별도의 '토요법회'가 등장하기도 했다.

- 토요법회는 어떤 성격의 법회였고, 기존 법회와는 어떻게 달랐습니까.

"기존 법회에서 자연스럽게 분리된 게 아니라, 사측에서 주도해서 만들어진 법회입니다. 기존 법회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구조였고, 법문과 운영 방식도 사측이 진행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참여 인원입니다. 기존 일요법회가 6백 명에 달하는 데 반해 토요법회는 50~60명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후에도 계속된 갈등은 법회 방해 사건과 법적 대응, 지도부 교체 논란 등으로 이어지며 장기화됐고, 이는 2018년 지홍 퇴진 이후 권력 재편 과정의 연장선에 있다. 2024년에는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사측과 불광법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며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지만, 그 뒤 주지가 교체되는 등 갈등은 다시 이어졌다.

사태의 본질은 승려의 계율 위반과 재정 문제

- 이 사태를 승가·재가 갈등이나 권한 다툼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성격을 어떻게 보십니까.

"그렇게 보는 건 본질을 놓치는 겁니다. 이건 승가와 재가의 대립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 승려의 횡령 의혹, 은처승 의혹 같은 계율 위반과 재정 문제에서 출발한 사찰 내부 문제입니다.

그래서 재정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칙과 운영 규정을 개정했지만, 그것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커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구조적인 충돌로 보일 수는 있지만, 그건 출발점이 아니라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입니다."

​- 불광사 갈등은 일반 사찰 분쟁과 어떻게 다르며, 현재 상황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불광사는 일반 사찰과 구조가 다릅니다. 회칙상 법주 유고 시 후임 법주나 창건주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상좌들이 참여하지 않는 구조로, 승가와 재가가 함께 구성된 공동체입니다. 그동안 불광법회가 상위기관으로 작동해 왔고, 불광사는 그 구조 안에서 운영돼 왔습니다.

지금 갈등은 새로운 권한을 요구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 기존 구조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불광법회를 단순 신도조직으로 바꾸려는 시도와의 충돌이라고 봅니다."

 2020년 7월 5일, 사측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법당과 주차장 입구를 차단하자, 참석자들은 방역 절차를 거친 뒤 현관 바닥에 앉아 법회를 진행했다.
2020년 7월 5일, 사측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법당과 주차장 입구를 차단하자, 참석자들은 방역 절차를 거친 뒤 현관 바닥에 앉아 법회를 진행했다. ⓒ 불광법회

불광사·불광법회 모델은 확산 가능한가

- 불광사․불광법회 모델이 다른 사찰에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당장은 쉽지 않을 겁니다. 지금 이 사태를 가장 강하게 방해하는 것으로 생각되 인물 가운데 하나가 지홍 스님입니다. 종단 내에서 쌓아온 인맥과 권력을 활용해 이 모델의 확산을 막으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고 해서 희망이 없는 건 아닙니다. 불광법회가 재정 투명성과 사부대중 평등을 실천하는 모델로 인정받게 되면, 다른 도심 사찰들도 조금씩 변할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일부 사찰에서는 1994년 조계종 개혁 당시 도입된 사찰운영위원회 제도를 활용해 재가자의 참여를 확대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종단 구조와 언론 환경 등의 제약으로 널리 확산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한국 불교뿐 아니라 한국 종교 전체의 건강성과도 연결된 문제라고 봅니다."

갈등의 장기화, 승가 우월주의

- 이 갈등이 반복되고 장기화되는 이유를 어떻게 보십니까.

"이 갈등의 장기화에는 승가 우월주의적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조계종은 사부대중으로 구성돼 있다고 하지만, 중요한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종회가 스님들로만 구성돼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재가자의 의견이 종단 운영과 주요 의사결정에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총무원장 선거 공약도 대체로 스님 복지 중심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결국 종단 운영 구조 자체를 바꿔 재가자도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 한, 이런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사부대중 공동체를 지키다

- 이 긴 갈등을 지나오면서 느낀 점과 불광법회가 지켜야 할 원칙 그리고 이 사태를 짧게 정리해 주십시오.

"사람의 욕심이 얼마나 큰지 많이 느꼈습니다. 광덕 스님의 '순수 불교 실천'이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이걸 지키려면 스님의 청정성과 재정 투명성이 필요합니다.

결국은 공동체를 지키는 문제입니다. 불광은 특정 개인의 절이 아니라 불자들의 공동체입니다. 그 원칙이 무너지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불광사 갈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싸움의 목적이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데 있지 않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승가의 청정성과 재정의 투명성을 회복해, 승가와 재가가 함께 책임지는 사부대중 공동체를 다시 세울 수 있을 것인가. 잠실 불광사의 분쟁은, 그 질문을 한국 불교 전체에 다시 던지고 있다.

#불광사#불광법회#박홍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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