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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09 16:23최종 업데이트 26.04.09 16:24

라디오 진행자 김창완이 건네는 따뜻한 조언

[서평] 김창완 에세이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책 표지.
책 표지. ⓒ 웅진지식하우스

'작은도서관'에서 김창완 에세이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를 골랐다. 글쓴이가 친근한 이름이어서 읽었는데 소문 그대로 푸근한 내용이 많았다. 김씨는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이다. 가수면서 연기자이고,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에다 다양한 글까지 두루 섭렵하기 때문이다.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는 SBS 파워 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아침창>'에서 김 씨가 들려준 글을 모은 것이다. 에세이 제목은 완벽한 동그라미는 말처럼 쉽지 않다며 찌그러진 동그라미라도 실망하지 않고 계속 그리는 태도는 김 씨 자신의 일과도 비슷하다며 독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건네고 있다.

라디오 '오프닝 멘트'에서 인용한 구어체 문장들이 귀에 들리듯 다가온다. 오프닝 멘트라는 짧은 내용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읽고 한번 더 되뇌는 내용이 많다. 특히 젊은 시청자들과 소통하려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피부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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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는 저자 말대로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는 글을 통해 위로를 전하고 있다. 연예인의 피상적 삶이겠지 하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직업만 다르지 김창완이라는 자연인의 평범한 일상이 자세히 그려진다.

에세이를 읽으면서 저자의 일상과 내 일상이 어쩌면 이렇게 비슷한지 '데칼코마니' 같다는 느낌에 놀랐다. 매일 방송국으로 출근하면서 오프닝 멘트를 구상하는 모습은 내가 아침에 일상을 기록하는 행위와 유사하고, 먼저 간 막냇동생을 떠올리며 과거를 회상하는 버릇도 나와 비슷하다.

심지어 새벽에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라는 점에는 동지의식마저 느꼈다. 이른 아침을 예찬하는 글에 그만 무릎을 탁 치고 말았다.

"새벽에 일어나면 맨손체조를 하고, 그때까지는 희미한 등만 하나 켜놔요. 여명이 밝아오는 걸 보려고요. 체조가 끝나면 슬슬 씻고 나갈 준비를 하는데, (중략) 아침은 희망의 상징이지요, 아침이 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어제의 후회와 못마땅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어제의 일에 매달려 있을 필요 없어요."(59쪽)

김씨와 나는 동시대 70대 나이라 그런지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결코 젊은 나이라 할 수 없지만 '꼰대'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노력하는 저자의 삶에 공감하며 응원을 보내고 싶다.

"저는 아이들은 다 천진하고 사랑스럽기만 하다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른들이 다 지혜롭고 심지가 굳다고 여기지도 않습니다. 흔들리는 어른의 모습도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준비된 어른이 되기보다는 늘 새로운 어른이길 바랍니다."(71쪽)

에세이는 우리보다 젊은 세대를 위한 조언도 많다. <아침창>에서 시청자 사연을 보고 인생 선배로서 건네는 멘트는 세대를 초월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다.

"청춘 때는 청춘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잖아요. 지나고 나면 '그땐 좋았지.'하게 됩니다. 뭐, 멀리 생각할 것도 없어요. 그저 오늘이 남은 내 생애에서 제일 젊은 날인 것만 알면 됩니다."(242~243쪽)

저자는 아침 방송일을 시작으로 루틴을 지키면서 드라마와 음악 활동 등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다. 바탕에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애기애타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김 씨의 활기찬 노년이 부럽기만 하다.

에세이는 손에 잡히는 짧은 글을 모아서 편집한 것이기에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무지 빠르다. 에세이 중간중간에 넣은 저자의 삽화들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보다 추억을 자주 소환하는 것이 에세이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추억이 많은 60~70대 노년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덮으며 이 대목에 눈이 꽂혔다.

"추억을 빼면 인생은 빈껍데기입니다."(294쪽)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 김창완 에세이

김창완 (지은이), 웅진지식하우스(2024)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김창완#찌그러져도동그라미입니다#에세이#데칼코마니#엔터테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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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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