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4월 17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사고 상황에 대해 보고 받고 있다. ⓒ 청와대
베일에 싸여있던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문건이 공개되는 길이 열렸다.
서울고등법원 제10-3행정부(재판장 원종찬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대법원이 돌려보낸 세월호 참사 청와대 문건 목록 비공개 처분 취소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대통령기록관장의 항소를 기각했다. 비공개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맞다는 것이다.
해당 문건을 통해 세월호 참사 발생 후 7시간 만에 나타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행적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번 소송의 다툼이 되는 대상은 당시 청와대 문건 목록으로, 향후 비공개 처분 취소 판결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문건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9년 가까이 진행된 소송... 끝이 보인다
2017년 5월 송기호 변호사(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비서실, 대통령경호실, 국가안보실이 세월호 승객 구조 과정에서 공무수행을 위해 생산하거나 접수한 문서의 목록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에 나섰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세월호 참사 당일 생성된 '박근혜 7시간' 관련 기록을 포함한 청와대 보고 문건을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했다. 이 경우 최대 30년까지도 열람이 불가능하다.
대통령기록관장은 송 변호사 청구에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이관됐다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송 변호사는 대통령기록관장을 상대로 비공개 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서울행정법원 1심 재판부는 송 변호사 승소 판결을 내렸다. 송 변호사가 정보공개를 청구한 것은 목록에 불과해 대통령지정기록물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비공개 결정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2019년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법원이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 또는 보호기간 설정행위의 적법 여부를 심사할 수 없다'면서 1심을 파기하고 대통령기록관장 손을 들었다. 대법원은 5년 10개월의 심리 끝에 지난해 1월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 등에 대한 법원 심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