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내 성희롱 피해를 폭로하며 수년간 법정 싸움을 벌였던 피해자 김현진씨가 사망했다. 향년 28세.
김씨를 변호했던 이은의 변호사는 17일 오후 8시 40분경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짧았지만 빛나고 뜨거웠던 98년생 김현진님의 작별을 전한다"라며 김씨의 사망 사실을 알렸다.
부고글에서 이 변호사는 "갑작스런 작별에 당장은 무슨 말을 써야할지 모르겠다. 김현진님은 박진성 시인으로부터 청소년 시절 피해를 입었고, 이후 악질적인 2차 피해에 장기간 시달렸다"라며 "그래도 김현진님은 용기있고 총명한 청춘이었고, 그가 낸 용기에 아주 많은 여성들이 함께 손잡고 직진해 사필귀정을 일구었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문단 내 성폭력 고발이 이어지던 지난 2016년 10월경 자신의 SNS 계정에 "용기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작년 미성년자인 저는 저보다 나이가 20살 많은 시인에게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라고 자신의 성희롱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자 박진성씨는 이른바 '허위 미투'를 주장하면서, 김씨의 신상 정보를 온라인 상에 공개하고 해당 사실을 보도한 언론과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했다. 김씨는 이후 '무고' 낙인에 시달렸고, 극심한 2차 피해가 이어졌다.
김씨는 박씨를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처음 성희롱 사실을 폭로하고 7년이 지난 2023년 11월, 법원은 박씨를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2021년에는 김씨의 성희롱 피해 폭로가 민사 1심 선고를 통해 "허위로 보기 어렵다"라는 점도 인정됐다(관련 기사 :
'박진성 무고 98년생 김현진' 오명 지운 법원 "공익 목적의 폭로" https://omn.kr/1tdpd).
김씨는 기나긴 법정 싸움 동안 재판정을 지켰고, 성폭력 피해자들도 '방청 연대' 등을 통해 김씨의 곁을 지켰다. 김씨는 SNS 상에서 최근까지도 다른 성폭력 피해자들의 탄원서를 써주고, 다른 성폭력 피해와 관련된 글을 쓰거나 공유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다.
김씨의 이 같은 활동을 지켜봐 온 시민들은 SNS 상에 김씨를 향한 애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8일 오후 3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