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학혁명기록화(동학집강소)동학농민군은 전주성을 점령하고, 외세개입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민관상화 즉 동학과 관의 평화협정인 전주화약을 체결하였다. 전라감영 선화당에 집강소 총본부를 설치하고 전라도 지역에 민주자치를 시행하였다. 이후 전라도 외 경상도, 충청도, 경기도, 함경도 등에도 도소(집강소)가 설치되어 폐정개혁을 실천하였다. 본 동학혁명기록화 집강소 사진은 동학혁명기념관에 전시하였다. ⓒ 동학혁명기념관
동학혁명군은 전투과정에서 점령지역에 집강소를 설치하여 부패 관리들을 쫒아내고 지역 사회에서 존경받는 동학교도와 양심적인 관리가 함께 일하는 합작기관이었다.
호남지역 53개 군현에서 한국역사상 처음으로 농민이 권력을 장악하고 농민을 위한, 농민에 의한, 농민의 정치를 실현했다는 면에서 집강소 설치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집강소는 프랑스혁명 후 시민혁명 과정에서 설치된 파리콤뮌과 유사한 모습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학지도부는 각 군현의 집강들을 통해 폐정개혁을 위한 12개조의 행정요강을 공포하고 이를 집강소 운영의 준칙으로 삼도록하였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밑으로부터의 개혁'이고, 노비해방, 과부개가 허용·관리채용에서 지역타파 등 혁명적인 조처였다. 이중에서 상당 부문이 갑오개혁에서 수용되었지만, 시행은 더 긴 세월이 지나야했다.
집강소 12개조 행정요강
1. 도인(동학교도)과 정부와의 사이에 오래 끌어 온 혐오의 감정을 씻어버리고 모든 행정에 협력할 것.
2. 탐관오리는 그 죄목을 조사해 내어 일일이 엄징할 것.
3. 횡포한 부호들은 엄징할 것.
4. 부랑한 유림과 양반은 엄징할 것.
5. 노비 문서는 불태워버릴 것.
6. 칠반천인(七般賤人)의 대우는 개선하고 백정 머리에 쓰는 평양립(平壤笠)은 벗겨버릴 것.
7. 청춘과부의 재가를 허락할 것.
8. 무명잡세는 모두 거둬들이지 말 것.
9. 관리의 채용은 지벌(地閥)을 타파하고 인재를 등용할 것.
10. 외적과 내통하는 자는 엄징할 것.
11. 공사채를 물론하고 기왕의 것은 무효로 돌릴 것.
12. 토지는 평균하게 나누어 경작케 할 것.
전라도 53개 군현에는 한 고을도 빠짐없이 모두 집강소가 설치되어 민간의 서정을 집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열두 가지 폐정개혁안을 모두 실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관리의 문부(文簿)를 검열하며, 한편으로는 인민의 소장(訴狀)을 처리하며, 한편으로는 전도를 힘쓰며, 한편으로는 관민 간에 남은 군기와 마필을 거두어들이고 집강소의 호위군을 세우고 만일에 경계하였다. 이때에 전라도에는 청소년까지도 거의 모두 도(道)에 들어 접을 조직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세에 따라 부랑자들이 한데 섞여 들어온 것도 물론 많았으며 그로 인하여 온갖 무도불법한 일이 많이 생긴 것도 면치 못할 일이었다. 이로부터 세상사람의 동학군 비평은 자못 분분하였다.
동학군은 귀천빈부의 차별이 없다느니, 적서노주(嫡庶奴主)의 구별이 없다느니, 내외존비(內外尊卑)의 차별이 없다느니, 동학군은 국가의 역적이요, 유도의 난적이요, 부자의 강적이요, 양반의 구적이요, 동학군의 눈 아래에는 정부도 없다고 하는 등 전라도 동학군의 기세는 날로 성하여 동으로 경상도가 흔들리고, 북으로 충청도·강원도·경기도·황해도·평안도까지 뻗쳐 들어가는 모양을 보고 조선에는 장차 큰 변란이 일어나고 말리라고 수군거렸다.(오지영, 앞의 책)
동학도를 중심으로 1년여 동안 전국 13도 중 12개 도에서 봉기했던 동학농민혁명은 현대식 병기로 무장한 일본군의 화력 앞에 엄청난 희생을 치루면서 좌절되었다. 전봉준 등 주도세력이 붙잡히고, 손병희 등 북접군 지도부는 후일을 기약하면서 전선을 떠나야 했다.
동학혁명은 비록 외세의 개입으로 좌절되고 말았으나 그 역사적·사회사적 의의는 적지 않았고, 동북아 정세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요약하면,
1. 착취와 노역의 대상이었던 민중들의 권리의식 제고.
2. 반봉건·반외세의 자주사상 계기.
3. 양반중심의 구체제·구질서의 붕괴.
4. 집강소 설치로 지방정치실현.
5. 정부 갑오개혁의 준거.
6. 한국사회의 전근대에서 근대로의 전환점.
7. 동학참여자들의 항일의병 참가와 3·1혁명 주도.
8. 청·일전쟁의 한 요인.
덧붙이는 글 |
[횃불·촛불·응원봉, 동학농민혁명]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