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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마산은 이제 '창원시 마산 합포구'라는 긴 이름으로 불리지만, 내게 이곳은 여전히 깊고 푸른 마산만의 숨결이 살아있는 영원한 항구 도시다. 나는 평소 남편과 함께 집 앞 '3·15 해양 누리공원'으로 향한다. 마산 서항에서 중앙 부두까지 이어진 2.3km의 해안 길은 우리 부부에게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는 소중한 만 보 걷기 코스다. 가을이면 국화 축제로 유명한데 지난 5월 3일에는 2026년 제6회 마산만 전국 트라이 애슬론 대회도 열렸다.

마산 3.15 해양누리공원
마산3.15 해양누리공원 ⓒ 김성례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걷다 보면 공원 곳곳에서 들려오는 버스킹 가수의 흥겨운 노랫 가락에 어깨가 절로 들썩인다. 공원 한복판에 우뚝 선 '민주주의 전당'을 지날 때면 마음이 사뭇 숙연해진다. 3·15 의거와 부마 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분수령마다 몸을 던졌던 마산의 기개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걷다가 잠시 숨이 찰 때면 이곳 카페에서 바다 뷰를 감상하거나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는다. 마산 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쉼표다.

보도교 마산해양누리공원 보행교
보도교마산해양누리공원 보행교 ⓒ 김성례

민주주의 전당 못지않은 자랑거리는 공원과 해양 신도시를 잇는 보도교다. 8자 형태의 독특한 복층 구조로 설계된 이 다리는 밤마다 화려한 경관 조명을 밝히며 창원의 대표적인 야경 명소가 되었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이 길 위에서는 마창 대교와 우리 동네의 전경이 반짝이며 펼쳐진다.

최근 이 보도교 건너 해양 신도시 매립지 공원이 드디어 개방되었다. 늘 멀리서 바라만 보던 그 땅을 직접 밟으니 한층 가까워진 돝 섬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무엇보다 내 마음을 흔든 것은 공원에서부터 끊김 없이 직선으로 뻗은 자전거 도로였다. 한적한 그 길 위를 바람처럼 달리는 라이더들을 보며 오랫동안 품어왔던 열망이 차올랐다.

'나도 저들처럼 바람을 가르며 달릴 수 있을까.'
마산 해양누리공원, 해양신도시공원
마산해양누리공원, 해양신도시공원 ⓒ 김성례

서둘러 창원시 공영 자전거 '누비자' 앱을 설치했다. 늘 부러워만 하던 일을 단숨에 실행에 옮기니 묘한 성취감이 밀려왔다. 사람 많은 공원 길에선 속도를 내기가 망설여졌는데, 해양 신도시의 넓고 한적한 도로는 내게 두 바퀴를 굴릴 용기를 주었다. 타기 시작한 첫날은 자전거가 넘어질 만큼 거센 바람이 불었지만, 인공섬을 한 바퀴 돌고 나니 마음만은 상쾌하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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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지에는 3km가 넘는 자전거 도로 뿐 아니라 맨발 산책로와 족욕장까지 정갈하게 갖춰져 있다. 걷는 내내 은은한 네 잎 클로버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사실 나는 처음에 이곳 매립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집에서 내려다보던 아름다운 바다 뷰가 사라지는 것이 아쉽고 환경적인 우려도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조성된 공원에서 시민들이 스트레스를 씻어내고 사색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인생 만사 새옹지마'라는 생각이 든다. 사라진 뷰 대신 얻은 이 넓은 공원이 우리에게 더 큰 위로를 건네고 있기 때문이다.

마산해양누리공원 해양신도시자전거도로와 마산 민주주의 전당
마산해양누리공원해양신도시자전거도로와 마산 민주주의 전당 ⓒ 김성례

익숙한 보폭을 넘어 더 빠른 속도로 바닷바람을 맞는 일. 이제 막 개방된 이 길은 나에게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었다. 그것은 일상의 단조로움을 깨고 새로운 풍경 속으로 기꺼이 뛰어들라는, 마산의 바다가 보내온 다정한 초대장 같았다.

창원시 누비자는?
'창원시 곳곳을 자유로이 누비다'라는 슬로건을 가진 누비자는 총 463개소의 무인 터미널에서 누구나 손쉽게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누비자 자전거는 여성 및 노약자도 편하게 승하차 할 수 있는 생활형 자전거이나 7단 변속기로 오르막 주행시에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앱 에서 각 터미널 명을 클릭하면 상세 위치, 대여 가능한 자전거 수 등 정보를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채택되고 난 후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마산해양누리공원#해양신도시공원#자전거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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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별의 풍경읽기

여행기를 출간한 여행 작가이자 등단 시인.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프랑스 5년 유학 불문학 석. 박사 학위 수료. 30년 교직 생활 후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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