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 애기봉 생태공원 전망대를 향해 가는 길목에 위치한 흔들다리. ⓒ 김지영
지난 9일 찾은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민간인통제선 이북에 위치한 구역이라 입장 시 신분증 확인이 필수다. 매표소 앞에는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가족들, 온라인 예매를 못 해 현장 표를 구하려는 관광객들이었다. 직원은 단호했다. "주말 현장 표는 없습니다." 아쉬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하루 입장 인원이 1400명으로 제한된 탓이다.
전망대로 향하는 길목엔 흔들다리가 놓여 있다. 발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스틸그레이팅 바닥 위를 걷는 순간, 아이들이 먼저 소리를 질렀다.
흔들다리를 건너 전망대에 오르면 시야가 확 트인다. 조강(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드는 접경 수역) 하구 너머로 북한 황해도 일대가 눈에 들어온다. 돋보기 없이도 북한 마을의 윤곽이 선명하게 보인다.
만질 수 없다는 것이, 가볼 수 없다는 것이, 이리도 사람의 마음을 붙잡을 줄이야.
신기한 건 또 있다. 많은 이들이 손에 커피를 들고 있었다. 전망대 바로 옆, 통유리 너머로 스타벅스가 있다.
분단의 비극이 눈앞에 보이는 현장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별명은 'DMZ 속 글로벌 핫플'이다.
김포시에 따르면 2026년 2월 기준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의 누적 입장객은 80만 명을 넘어섰다. 개관 초기 월평균 방문객이 8750명이었던 것이 2025년에는 3만 3500명으로 약 4배 증가했다. 2025년 한 해에만 약 40만 명이 다녀갔다. 개관 5년 만에 100만 명 돌파가 눈앞이다. 시 관계자는 스타벅스 입점이 젊은 층 유입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김포에 20년째 거주 중인 A씨(50대)는 "예전엔 여기가 이렇게 사람이 올 줄 몰랐다"라고 했다. 반면 서울에서 찾아온 B씨(20대)는 "인스타에서 봤는데, 실제로 오니까 느낌이 완전 다르다. 북한이 진짜 보인다는 게 신기하고, 또 좀 이상하기도 하다" 라고 말했다.
올여름, 이곳엔 공연도 더해진다. 김포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6 애기봉 플레이리스트 Vol.3 — 그 여름 날, 애기봉'이 6월 6일부터 8월 29일까지 매주 토요일 평화교육관 일원에서 열린다. 6월 6일~20일은 오후 1시 30분·3시 30분, 6월 27일~8월 29일은 오후 2시 30분·4시에 공연이 진행된다. 분단의 땅에서 음악을 듣는 여름이라니, 그것만으로도 한 번쯤 와볼 이유가 된다.
방문 전 반드시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예약은 애기봉평화생태공원 공식 홈페이지 온라인 예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신분증은 필수 지참이며, 미지참 시 입장이 불가하다. 예약한 입장 시간으로부터 30분이 초과되면 노쇼로 처리되니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군부대 훈련이나 기상 악화 시 불시에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알아두면 좋다.

▲북한을 바라보면 커피 마시는 사람들 ⓒ 김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