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이 2022년 10월 26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에서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채해병 특검: 김선규(전 부장검사)가 윤석열·한동훈과의 친분을 과시했고, (그 과정에서) '한동훈이 김 부장님 (공수처) 처장하실래요, (공수처) 차장하실래요'(물은) 말을 들었다면서 (자신이) 차기 지휘부에 오를 것처럼 말한 적이 있나?
이대환 공수처 부장검사: 네 여러 번 이야기했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방해 재판에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현 부산북구갑 보궐선거 무소속 후보)의 이름이 거론됐다. 채해병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이 이대환 공수처 부장검사(수사3부)를 증인 신문하는 과정에서다. 그는 채해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지휘부로부터 방해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한 전 장관으로부터 공수처 지휘부 자리를 제안받고, 이를 말하고 다녔다'고 지목된 피고인 김선규 전 부장검사는 헛웃음을 치며 낯빛이 붉어졌다. 목이 타는 듯 생수 한 모금을 마시거나 작게 한숨 쉬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공수처 수사방해 사건 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윤석열 정부 시기 공수처에서 채해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 수사를 총괄했던 이대환 부장검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① 2024년 김선규·송창진 전 부장검사가 공수처장·차장 직무대행으로서 채 해병 수사외압 사건 수사를 방해했고(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② 송창진 전 부장검사는 같은 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허위 증언을 했으며(국회증언감정법 위반) ③ 이후 오동운 공수처장·이재승 차장·박석일 전 부장검사는 송창진 위증 사건을 방치했다는 것(직무유기)이다.
수사 지휘했던 부장검사 "1년간 이어진 수사방해, 양복 상의에 사표도 넣고 다녔다"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선규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장검사가 2025년 11월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특검은 이 부장검사에게 "김선규·송창진·박석일이 (공수처 재직 당시) 평소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는 걸 보거나 들은 적 있냐"고 물었다. 이 부장검사는 "김선규 전 부장검사님 스타일"이라며 "(김건희) 여사님을 형수님이라고 했고, 대통령을 VIP라고 했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님 등 (윤석열 정부) 유력한 인사들과 친분을 (말했다)"고 답했다.
이에 특검 측은 "김선규가 윤석열·한동훈과 친분을 과시하면서 한동훈이 '김 부장님 (공수처) 처장하실래요 (아니면) 차장하실래요'라고 하는 말을 들었나"라며 "자신이 (공수처) 차기 지휘부에 오를 것처럼 말한 적 있나"라고 재차 물었다. 이 부장검사는 "여러 번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부장검사는 지휘부로부터 '(2024년 4월 10일 22대) 총선 전 사건 관련자 소환조사 금지' 지시를 받거나 '강제수사 착수를 위한 통신·압수수색 영장 청구 과정에서 지휘부 반발에 직면하는' 등 어려움이 1년간 있었다고 밝혔다.
이 부장검사는 "저희 수사팀은 나름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욕심이 있어 (사건 관련자 소환조사 일정 등을) 조율했으나 (김 전 부장검사가 총선 전에) 소환조사 하지 말라고 처음부터 이야기했다. 이건 명확하다"며 "(일련의 수사방해 과정은) 1년간 거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부장검사는) 2020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에 '총선 전까지 (정치 관련) 사건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했다"며 "총선 전 사건 하지 말라는 논거도 미리 준비하셨나 싶은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앙일보>는 2020년 2월 1일 윤씨가 대검 참모진에게 2020년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사건 등 정치 사건 수사를 중단시켰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부장검사는 "수사팀에서는 (22대) 총선 전이라도 소환 가능한 사람은 수사하는 방향을 제시했으나 (김 전 부장검사가) 허락을 안 해줬다"며 "(이후) 주임검사 격이었던 차정현 부장검사와 제가 양복 상의에 사표를 넣고 다녔다"고 말하며 실소를 보이기도 했다.
이 부장검사는 김 전 부장검사의 태도가 바뀐 건 2024년 5월 2일 국회에서 채해병 특검법이 1차로 통과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특검법은 현직 대통령이었던 윤석열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했고, 국회 재표결에서 가결 정족수(출석 의원 3분의2 이상 찬성)를 넘지 못하면서 폐기됐다.
특검은 이 부장검사에게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된 다음날 김선규가 돌연 태도를 바꿔 '채해병 수사외압 사건 관련자를 막 소환하라'고 지시했냐"고 물었다. 이 부장검사는 "그랬다"고 답했다. 특검은 "김선규가 부장검사회의에서 '특검 거부권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냐"고 묻자, 이 부장검사는 "정확히 그런 표현을 썼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