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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여름 햇살이 비추는 5월 연휴의 강릉 경포호수. 산책길 주변으로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개한 가운데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호수를 따라 걸으며 여유로운 휴일을 보내고 있다.
초여름 햇살이 비추는 5월 연휴의 강릉 경포호수. 산책길 주변으로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개한 가운데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호수를 따라 걸으며 여유로운 휴일을 보내고 있다. ⓒ 진재중

연휴를 맞은 24일 오후 강릉 경포호수 일대는 산책을 나온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초여름 햇살 아래 호수 주변 산책길마다 사람들이 길게 이어졌고, 곳곳에서는 사진을 찍거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과 연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경포호수와 바다를 잇는 수로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산책하던 시민들이 하나둘 걸음을 멈추더니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모두의 시선이 향한 곳은 수로 한가운데였다.

 경포호와 연결된 수로 위 다리에서 방문객들이 산란기를 맞아 몰려든 잉어 떼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물길을 가득 메운 잉어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초여름 경포호의 살아 있는 생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경포호와 연결된 수로 위 다리에서 방문객들이 산란기를 맞아 몰려든 잉어 떼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물길을 가득 메운 잉어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초여름 경포호의 살아 있는 생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 진재중

은빛 물결 위로 거대한 잉어 떼가 몰려들고 있었다. 산란기를 맞은 잉어들은 무리를 지어 수로를 거슬러 오르며 잔잔하던 물길을 거세게 흔들어 놓았다. 서로 몸을 부딪치며 헤엄치는 수십 마리의 잉어들은 마치 살아 있는 강물처럼 역동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물결 사이로 햇빛을 받은 비늘이 번쩍일 때마다 시민들은 발길을 멈춘 채 감탄을 쏟아냈다. 곳곳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이상형씨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예전에는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보기 쉽지 않다"며 "오랜만에 다시 보니 신기하면서도 반가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함께 산책을 나온 강릉 시민 박성옥씨도 물길을 뒤덮은 잉어 떼를 바라보며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 박씨는 "경포호가 더 이상 오염되지 않고 지금 같은 자연의 모습이 오래 유지됐으면 좋겠다"며 "시민들이 앞으로도 이런 신비로운 풍경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산란기를 맞은 잉어 떼가 경포호와 연결된 수로에 모여 힘차게 헤엄치고 있다. 수초가 풍부한 물길을 따라 무리를 이룬 잉어들의 모습이 초여름 생태의 역동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산란기를 맞은 잉어 떼가 경포호와 연결된 수로에 모여 힘차게 헤엄치고 있다. 수초가 풍부한 물길을 따라 무리를 이룬 잉어들의 모습이 초여름 생태의 역동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 진재중

할아버지 손을 잡고 산책에 나선 한 어린이는 수로를 가득 메운 잉어 떼를 바라보며 눈을 떼지 못했다. 아이는 "고기가 정말 많다"며 연신 신기해했고, 할아버지는 잉어들이 산란기를 맞아 모여든 이유와 자연의 생태 흐름에 대해 차분히 설명해 주었다.

산란철 맞은 잉어 떼… 초여름 경포호 생태의 장관 연출

경포천 수초가 무성하게 자란 경포천 일대가 산란기를 맞은 잉어들의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다. 물풀과 수생식물이 잘 형성된 얕은 물가는 잉어들이 알을 낳고 몸을 숨기기에 적합한 환경을 이루고 있다.
경포천수초가 무성하게 자란 경포천 일대가 산란기를 맞은 잉어들의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다. 물풀과 수생식물이 잘 형성된 얕은 물가는 잉어들이 알을 낳고 몸을 숨기기에 적합한 환경을 이루고 있다. ⓒ 진재중

잉어의 산란기는 보통 5월 중순부터 6월 사이 절정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 잉어들은 알을 낳기 위해 수초가 풍부한 얕은 물가를 찾아 이동하는데, 경포호를 둘러싸고 있는 경포천은 수생식물이 잘 자라 산란지로 알맞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물풀 사이에 알을 붙이고 몸을 숨길 수 있어 해마다 산란철이면 잉어 떼가 몰려드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경포호와 경포천 일대는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독특한 환경 덕분에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생태 공간으로도 알려져 있다.

경포호를 찾은 가족들에게 잉어 떼의 이동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살아 있는 자연생태를 직접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물길을 따라 힘차게 움직이는 잉어들의 모습은 아이들에게는 신비로운 자연의 풍경으로, 어른들에게는 오래전 경포호의 생태를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장면으로 다가왔다. 초여름 경포천을 가득 메운 잉어 떼의 움직임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깨끗한 물과 건강한 생태환경이 유지될 때만 가능한 생명의 풍경이었다.

 경포천에 몰려든 잉어 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바라보며 관광객들이 휴대전화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경포천에 몰려든 잉어 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바라보며 관광객들이 휴대전화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 진재중

시민들의 감탄 속에 펼쳐진 이 장관은 경포호와 경포천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생태 공간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풍경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포천이 더 이상 오염되지 않는 자연 하천으로 보존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훼손 속에서도 자연성을 지켜내는 일은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미래 세대에게 살아 있는 생태를 물려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살을 가르며 이동하던 잉어 떼는 시민들에게 조용하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었다. '이 자연을 그대로 지켜달라'고.

 산란기를 맞은 잉어 떼가 경포호와 연결된 수로를 따라 무리를 지어 헤엄치고 있다. 햇
산란기를 맞은 잉어 떼가 경포호와 연결된 수로를 따라 무리를 지어 헤엄치고 있다. 햇 ⓒ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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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경포천#산란#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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